선거·수사 때 개인정보 수집 ‘최소’로 회복 어려운 개인정보 침해 미리 차단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공공기관 편)’
선거와 수사, 행정조사 등에서 개인정보 수집을 최소화하고 업무 이후에는 수집한 정보를 즉시 파기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뼈대로 한 개인정보보호 원칙이 제시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감사원, 국무조정실,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공공기관 편)’을 마련하고 2023년 12월 27일 보고했다. 공공기관이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관련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 원칙과 기준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개인정보위는 “그간 공공기관의 업무와 관련해 개인정보 수집 출처 고지가 미흡하거나 적정 범위를 넘어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문제 등에 관해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에 관련 분야별 주요 법령 검토와 전문가 자문, 법령 소관기관 간의 협의 등을 거쳐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지침에는 공공기관 등 모든 개인정보처리자가 공통적으로 준수해야 할 개인정보보호 원칙과 기준이 담겼다.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경우 최소한으로 적법하게 수집하고 원칙적으로 수집 목적 범위를 초과해 이용하거나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아울러 개인정보처리자는 정보 유출 등에 필요한 기술적·물리적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수집 목적 달성 등으로 불필요하게 된 경우 지체 없이 파기해야 한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처리 기준 확립
다음으로 감사, 선거, 수사, 행정조사 등 업무별로 개인정보 처리 및 보호와 관련한 법령과 원칙 등을 안내했다. 예를 들어 감사기구가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감사 목적과 대상, 감사기간 등을 명확히 하고 해당 감사 범위와 관련된 자료에 한해서만 요구해야 한다.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선거인 명부 작성 등 선거 과정에서는 선거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으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처리해야 한다. 수사를 위해 수집한 개인정보는 수집 목적 외로 이용해서는 안 되며 수사 전 과정에서 피의자와 사건 관계인의 사생활을 보호해야 한다. 또한 행정조사는 최소한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번 지침에는 개인정보보호 및 처리와 관련된 구체적 사례도 함께 소개됐다. 그간 관련 기관 등으로부터 질의가 많았던 사항과 개인정보위의 결정례 및 관련 판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해 수록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수사기관 내사(입건 전 조사)를 위해 공공기관이 개인정보를 제공해도 되는지 ▲행정조사 시 조사 대상자가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경우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지 ▲선거문자 발송을 위해 택배사 등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보유한 업체로부터 연락처를 제공받아도 되는지 등이다.
개인정보위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공공기관이 적법한 절차를 따를 수 있게 함으로써 업무 수행의 적법성을 크게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개인정보와 관련된 불필요한 분쟁을 사전에 예방해 업무 능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회복하기 어려운 개인정보 침해 피해를 막아 정보 주체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개인정보위와 관계기관은 이번 지침이 적극적으로 활용되도록 각 기관 누리집과 개인정보포털(privacy.go.kr) 등에 공개하고 지속적으로 관련 내용을 교육·홍보하기로 했다. 고학수 위원장은 “법령에 따라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은 개인정보보호 원칙을 보다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면서 “이번 지침을 계기로 감사·선거·수사·조사 관련 업무 시 정보 주체의 권리를 보다 강력하게 보장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윤 기자

박스기사
공공기관의 업무유형별 개인정보 처리 관련 Q&A

Q 수사기관의 내사(입건 전 조사)를 위해 공공기관이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나?
A 범죄 수사를 위해 피내사자의 개인정보 제공이 불가피하다는 점이 소명되고 정보 주체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할 우려가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의 ‘범죄의 수사를 위하여 (개인정보 제공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 경우 개인정보 제공은 범죄의 수사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

Q 행정조사 시 조사 대상자가 자발적인 협조를 할 때는 개인정보를 수집해도 되나?
A 이러한 경우에도 개인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적법한 개인정보 수집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소관업무 수행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하거나 정보 주체에게 알려야 할 사항*을 알리고 동의를 받은 경우 등에는 필요한 최소한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 수집 항목, 보유·이용 기간,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 동의 거부에 따른 불이익이 있는 경우 그 내용

Q 선거문자 발송을 위해 택배사 등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보유한 업체 등으로부터 연락처를 제공받아도 되나?
A 선거문자를 발송할 목적으로 연락처를 제3자로부터 제공받는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에 따라 유권자의 동의 등 적법한 근거에 따라야 한다. 택배사 등이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 택배와 무관한 목적으로 제공하는 경우 전체 매출액의 3% 이하 과징금과 형사처벌(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Q 감사원이 조사과정을 영상녹화하고자 할 때 조치해야 하는 사항은?
A 감사원 감사사무 처리규칙 제19조 제1항에 따라 감사원 조사에 출석 답변하는 관계자 등에게 영상녹화 또는 녹음 여부를 미리 알리고 동의를 받아 조사과정 시 이를 진행 할 수 있다.

자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