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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경주 황금기는 이제부터 트럼프도 반한 신라 금관 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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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끝났지만 개최지 경북 경주를 향한 관심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리는 ‘신라 금관, 권력과 위신’ 특별전(이하 특별전)을 보기 위해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맛있다”며 호평한 황남빵 매장에도 하루 수천 명의 손님이 몰리고 있다. 특히 특별전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천마총 금관’ 모형의 실제 유물을 볼 수 있어 박물관 측이 관람 인원을 제한할 정도로 인기다. 오전 9시 20분께 현장에서 번호표를 나눠준 뒤 순서대로 입장하는데 평일에는 17차례, 주말에는 23차례 관람을 진행한다.
APEC 정상회의와 박물관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12월 14일까지 열리는 이 특별전은 신라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금관과 금허리띠 등 총 20점을 모아놓았다. 금관 여섯 점이 한자리를 한 것은 1921년 금관총 금관이 발견된 이후 약 104년 만에 처음이다. ‘황금의 나라’라고 불린 신라의 장엄한 미의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다. 이 기회를 놓칠 세라 경주로 향했다. 특별전과 함께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역사적 장소도 직접 돌아봤다. 국립경주박물관은 APEC 정상회의 기간 세계 정상들과의 회담이 열린 장소를 12월 28일까지 관람객에게 특별 공개한다.



104년 만에 집결한 신라 금관
경주읍성 남문 밖 옛 무덤으로 둘러싸인 언덕에 작은 주막이 하나 있었다. 1921년 9월 어느 날, 주막 주인은 날로 번성하는 주막을 넓히기 위해 뒤뜰의 둔덕을 깎아냈다. 며칠 후 동네 아이들이 서너 그릇 분량의 오래된 구슬을 갖고 노는 것을 일본인 경찰이 봤다. 경찰은 아이들을 추궁한 끝에 주막 공사장에서 황금빛 유물을 발견했다. 금목걸이, 금반지, 금허리띠 등 찬란한 유물이 쏟아져나왔다. 그중 백미는 단연 금관이었다. 신라의 금관이 일반에 처음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1921년 금관총 금관 발굴을 시작으로 금령총(1924), 서봉총(1926), 천마총(1973), 황남대총 북분(1973)에서 잇달아 금관이 발굴됐다. 교동 금관은 1969년 도굴됐다가 1972년 압수됐다.
현존하는 고대 금관은 전 세계적으로 10여 점에 불과하다. 그 가운데 6점이 신라의 것이다. 1㎜도 되지 않는 얇은 금판을 두드리고 미세한 금 알갱이를 정교하게 붙인 세공술은 오늘날에도 감탄을 자아낸다. 그러나 신라 금관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없었다. 신라 금관 6점이 한자리에 집결한 것은 1921년 금관총에서 금관이 가장 먼저 발견된 지 104년 만에 처음이다. 금령총과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금관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리하며 금관총·교동·천마총 금관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서봉총 금관은 2023년 5월부터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전시해왔다. 서울, 경주, 청주에 흩어져 있던 신라 금관이 이번에 한곳에 모인 것이다.
금관과 더불어 금허리띠 6점까지 세트로 공개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 유물 가운데 국보가 7점, 보물이 7점으로 신라의 황금빛 광채를 총집결한 자리다.
이번 전시는 도입부 영상에서 신라 금관의 조형과 상징을 해석하며 시작된다. 금관의 나뭇가지 모양의 세움 장식은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나무를, 사슴뿔과 새 모양 장식은 풍요와 초월적 권능을 의미한다. 또한 곱은옥과 달개는 생명력과 재생, 황금빛은 절대 권력과 부의 상징임을 보여준다. 전시를 기획한 국립경주박물관 김대환 학예연구사는 “신라 금관은 하늘과 땅을 하나로 잇는 다양한 상징들로 구성돼 있다. 나라의 정체성과 세계관뿐 아니라 마립간의 권력과 위신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6점의 금관 중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교동 금관이다. 1969년 도굴꾼이 몰래 무덤을 파헤치다 발견한 것으로 ‘장물’로 팔려다 정부 당국에 압수됐다. 흔히 잘 알려진 신라 금관과 달리 곱은옥이나 사슴뿔 모양 세움 장식, 드리개 장식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6점 가운데 유일하게 국가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은 금관이지만 제작시기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물이다.
다음으로 금령총, 금관총, 서봉총에서 출토된 금관과 금허리띠가 벽면에 나란히 전시돼 관람객을 맞는다. 자세히 보면 금관과 허리띠의 장식이나 크기가 조금씩 차이가 난다. 금관의 주인과 묻힌 시기에 따라 나타나는 이러한 특징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예컨대 어린 왕족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금령총 금관에는 가느다란 금띠와 파란 유리가 돋보이는 방울이 달려 있다. 왕비 혹은 최고위층 여성이 썼을 것으로 추정되는 서봉총 금관에는 세 마리의 새 장식이 있다. 관 안에 둥근 모자를 만든 점 역시 독특하다. 금관마다 숨은 특징을 찾아내고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관 쓴 듯 황남대총 북분 ‘인증샷’
전시장 가운데에는 황남대총 북분에서 출토된 금관이 위용을 뽐낸다. 6점의 금관 중 가장 크기가 크고 장식이 풍성하다. 황남대총 북분의 경우 금관과 함께 ‘부인의 허리띠(夫人帶·부인대)’라는 글이 새겨진 허리띠가 함께 발견돼 학계에서는 왕비의 무덤으로 추정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황남대총 남분, 즉 왕의 무덤에서는 금관 대신 금동관이 나왔다. 이는 금관이 왕뿐 아니라 왕비와 왕실 일원에게도 사용됐음을 시사한다. 황남대총 북분 금관 앞에는 인증샷을 찍으려는 관람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금관의 전시 높이를 성인 키에 맞춰 금관 뒤에 서면 마치 금관을 쓴 것처럼 연출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모형을 만들어 선물한 천마총 금관은 전시 마지막 부분에 만날 수 있다. 천마총은 1973년 문화재관리국(현 국가유산청)이 발굴한 무덤으로 해방 이후 우리 손으로 발굴 조사를 벌여 신라 금을 비롯한 1만 1000여 점의 유물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9일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받고는 “아주 특별하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으며 직접 전용기에 실어 미국으로 가져가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라 금관 가운데 가장 화려한 것으로 꼽히는 천마총 금관과 모관(帽冠·머리 위에 올려 쓰는 모자 형태의 관), 관식(冠飾·관을 꾸미는 장식) 등도 눈길을 끈다. 무덤의 주인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황금으로 장식된 모습은 생전의 부와 권력이 사후세계에도 계속되길 바랐던 신라인의 믿음을 보여준다.
금관을 자세히 보고 싶다면 전시장에 설치된 화면을 이용하면 좋다. 각 금관의 세부 모습을 촬영한 디지털 돋보기 영상과 더불어 금관의 순도, 사용 목적, 신라의 금 산지 등 주요 연구 이슈와 쟁점을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한미·한중 정상회담장 관람까지
특별전이 열리는 신라역사관은 ‘황금의 나라’가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했는지 보여주는 전시관이다. 찬란한 신라의 미술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신라미술관도 있다. 10월 17일 18개월간의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재개관한 월지관도 놓치기 아쉽다. 신라 왕권의 절정기인 7세기 후반의 핵심 유적 동궁과 인공 연못 월지 일대에서 출토한 왕실 유물을 모아 60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월지의 ‘수중화분’ 역할을 한 귀틀과 서역과의 교역을 보여주는 서아시아인 모습의 인물상, 상아 주사위 등은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APEC 정상회의 기간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의 역사적인 현장도 빼놓을 수 없다. 국립경주박물관은 특별전시관 건물에 마련된 회담장을 12월 28일까지 관람객에게 특별 공개하기로 했다. 뉴스에서만 보던 외교 무대의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회담장에는 정상들이 사용한 테이블과 의전 물품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당시의 분위기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사진 촬영이 가능한 포토존도 있다.
박물관 안 도서관인 ‘신라천년서고’도 찾아보길 권한다. 1970년대에 지어진 옛 수장고 건물을 2022년 새롭게 단장한 곳으로 신라와 경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문 도서관이다. 소파에 누워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눕독(누워서 독서한다는 신조어)’ 공간을 조성해 누리소통망에서 화제를 모았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발간한 도서뿐 아니라 국내외 전시 도록과 신라 및 경주학 관련 도서 등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강정미 기자

국립경주박물관
주소 } 경북 경주시 일정로 186
운영 | 시간 일~금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관람료 | 무료
문의 (054)740-7500

신라 금관 특별전 관람 안내
입장 시간 | 일~금요일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
토요일 오전 9시 30분~오후 8시 30분
관람 시간 | 30분 단위 입장
(평일 17회차·주말 23회차 운영)
티켓 발급 | 오전 9시 20분 박물관 정문에서 현장 배부(당일 한정)
관람 인원 1일 2550명 제한(회차별 150명)
※ 입장권은 1인 1매 지급, 대리 수령 불가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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