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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유대, 지금처럼 강한 적 없었다” 천년도시서 금빛동맹 재확인 “멋지고 아름다운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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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지향적 동맹으로 한층 더 격상된 한미동맹의 새 장이 열렸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월 29일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북 경주에서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동맹 현대화와 안보·경제·기술 협력 심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8월 말 미국 워싱턴 D.C.에서 첫 회담을 가진 지 약 두 달 만이다. 이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147일 만에 한미 정상의 상호 방문이 성사된 것으로 역대 최단 기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최대 관심사로 꼽혀온 관세협상이 전격 타결됐다. 그간 정부는 미국과 23차례에 걸친 장관급 회담과 셀 수 없이 많은 실무회의를 거치며 치열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내세우며 ‘외교 슈퍼위크’에 돌입한 이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석 달여간 계속된 관세협상에 마침표를 찍고 우리 경제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을 걷어냈다.
이 대통령은 ‘연간 투자상한 200억 달러’를 전제로 한 대미 금융투자 3500억 달러 패키지 합의에 이어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까지 이끌어내면서 국내외 안팎에서 경제와 안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웃게 한 대훈장·천마총 금관 모형
이날 오후 2시 12분 레드카펫이 깔린 국립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 앞. 전통 취타대의 선도와 근접 호위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 대통령은 직접 앞으로 걸어나와 맞이했다. 이 대통령이 악수를 건네자 트럼프 대통령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두 정상의 복장도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황금색 넥타이를, 트럼프 대통령은 파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대통령실은 “황금색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재명정부의 상징 색을 반영해 예우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양 정상은 짧은 환담을 마친 후 의장대를 따라 박물관 안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명록에 ‘아! 위대한 정상회담의 아름다운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남겨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벤트가 차례로 이어졌다. 특히 한쪽에 마련된 ‘트럼프 굿즈’ 전시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길을 잡았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와 사진첩,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저서 한글 번역본 등 트럼프 일가와 관련된 굿즈 앞에서 양 정상은 대화를 나누며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이어지는 공식환영식에서는 무궁화대훈장 수여식이 진행됐다. 무궁화대훈장은 상훈법상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 국민이 대통령님께 각별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드리는 것”이라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히 감사하다. 너무나 아름다운 선물이다. 굳건한 동맹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훈장의 방향을 정면으로 바꾸며 “당장 걸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한 기념 선물로는 ‘천마총 금관 모형’이 전달됐다. 천마총 금관은 신라 황금 문화를 대표하는 유물이다. 신라가 장기간 평화를 유지했던 역사적 상징을 차용해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함께 열겠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행원에게 금관 모형을 두고 “특별히 잘 챙겨라. 내 박물관 맨 앞줄에 소장하도록 하라”고 지시하는 등 흡족함을 드러냈다.



“어려울 때 언제든 연락” 굳건해진 신뢰
환영식 직후 오찬을 겸해 열린 회담은 총 87분간 진행됐다. 회담에는 양국 핵심 각료들이 배석해 경제 사안은 물론 한반도 평화, 지역정세, 한미 간의 제조업 협력 등 포괄적인 의제를 논의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서로에 대한 변함없는 개인적 우의와 신뢰의 토대를 굳건히 했다”며 “회담 이후 대화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아무 때나 연락하라고 언급할 정도로 친근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칭찬의 언어’로 회담의 문을 연 이 대통령의 전략이 반영된 결과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처음’, ‘유일한’이라는 표현을 앞세워 이번 만남의 상징성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 또는 ‘유일한’이라는 단어를 많이 갖고 다니신다. 국빈으로 대한민국을 두 번째 방문하는 유일한 분이고 대훈장도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수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평화를 만들어가는 ‘피스메이커’로 언급하며 국제 정세 속 역할에 주목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9개월 동안 전 세계 8곳 분쟁 지역에 평화를 가져왔다.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많은 사람이 죽거나 대량 파괴가 이뤄질 수 있는 큰 문제들을 잘 해결하고 계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은 환대 메시지를 넘어 동맹의 방향과 의제의 구조를 제시하는 성격도 띠었다. 이 대통령은 “한미관계는 동맹의 현대화를 통해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돼야 한다”며 “방위비 증액과 방위산업 발전을 통해 자체적 방위역량을 대폭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방위비 지출 수준은 북한의 1년 국내총생산의 1.4배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다. 전 세계에서 군사력 평가는 5위로 인정되고 있다”며 “미국의 방위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한민국의 방위산업 지원이나 방위비 증액을 확실하게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핵추진잠수함의 연료 공급 문제를 거론하며 “전에 자세한 설명을 하지 못해 약간의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핵무기를 적재한 잠수함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디젤 잠수함의 잠항 능력 한계를 지적한 뒤 “연료 공급이 허용되면 우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 한반도 해역을 방어하고 미군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핵추진잠수함은 재래식 디젤 잠수함보다 속도가 빠르고 소음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위해서는 한미 원자력 협정에 따른 핵연료 확보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2015년 6월 개정된 한미 원자력 협정은 연구 목적에 한해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와 20% 미만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부문에서도 실질적 협의가 진척되도록 지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은 조선업의 대가”
트럼프 대통령 역시 모두발언에서 특유의 유머를 곁들여 부드러운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에게 “오래전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을 봤는데 지금이 더 나아 보인다. 뭔가 잘하고 계신 게 분명하다”고 말했고 환영 행사에 대해 “매우 완벽했고 흠잡을 데 없이 이뤄졌다. 전에 그런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의 의미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특별한 유대를 갖고 있다. 오랫동안 유지돼왔지만 지금처럼 강한 적은 없었다”고 언급했다.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공식적으로 전쟁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경제·산업 협력과 관련해서는 조선업을 매개로 한 실질적 경제 동반 구상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박과 잠수함 건조 능력을 포함한 한국의 제조업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미국의 방위 역량 강화에 있어 한국과의 방산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조선업의 대가가 됐다. 매우 짧은 시간에 이룬 성취가 놀랍다. 선박 건조는 필수적인 일이다. 우리는 선박 건조를 시작할 것이고 짧은 시간 안에 세계 유수의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발언을 마친 뒤 양국 정상은 비공개 업무 오찬에 들어갔다. 오찬장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꽃 ‘피스 릴리’가 배치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제 분쟁 중재 경험이 한반도에서도 ‘평화의 꽃’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의미가 담긴 연출이었다.
위 실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중단·축소·폐기로 이어지는 비핵화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이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데 우려를 표하며 북핵 대응을 위해 한미동맹의 억지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적극적인 동맹 역할을 높이 평가했고 여건 변화에 따라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능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공감하며 후속 협의를 해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논의는 8월 워싱턴에서 두 정상이 확인한 ‘피스메이커, 페이스메이커’ 역할 분담 구상과 맞닿아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를 하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연 200억 달러 상한… 외환시장 충격 최소화
이번 정상회담은 외교·안보 의제 외에도 관세협상 타결이라는 굵직한 성과도 남겼다. 양국은 핵심 쟁점인 3500억 달러(약 498조 원) 규모 대미 투자를 현금 2000억 달러(약 284조 6000억 원)와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약 213조 4500억 원)로 구성하고 연간 투자액 상한을 최대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 미국의 전액 현금·선불 투자 요구로 교착됐던 관세협상이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자동차의 품목별 관세율은 15%로 낮추고 반도체는 주요 경쟁국인 대만과 비교해 불리하지 않도록 조정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중요한 점은 연간 투자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다는 점”이라며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달러를 투자하기 때문에 우리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있고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투자약정은 2029년 1월까지나 실제 조달은 장기에 걸쳐 이뤄지게 되고 시장에서 매입하는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기로 했기 때문에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은 조선업 협력 1500억 달러, 마스가(MASGA·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는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하며 우리 기업의 투자는 물론 보증도 포함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신규 선박의 건조·도입 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금융을 포함해 우리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고 우리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한편 오찬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향인 뉴욕에서의 성공스토리를 상징하는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을 곁들인 전채요리로 시작해 경주햅쌀로 지은 밥에 공주 밤, 평창 무·당근, 천안 버섯에 미국산 갈비를 사용한 한식 퓨전 코스가 제공됐다. 한미동맹의 전성기와 평화를 기원하는 황금빛 감귤 디저트와 금으로 장식한 브라우니도 식탁에 올랐다. 디저트 접시는 ‘PEACE!’ 문구로 장식됐다.
이날 저녁 양국 정상의 만남은 계속됐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주간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7개국(베트남·호주·뉴질랜드·캐나다·태국·싱가포르) 정상을 초청해 ‘대통령 주최 정상 특별 만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 문제를 포함해 주요 국제정세, 온라인 스캠과 마약 밀수 등 초국가범죄 대응 협력이 논의됐다.
이번 회담을 통해 한국은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자 역내 협력 논의를 주도하는 ‘어젠다 세터’로서의 역할을 한층 강화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발전, 그리고 한미 간의 진정한 동맹을 넘어 더 확대,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근하 기자

한미동맹, 차세대 과학기술 협력으로 확장

한미 기술번영 MOU 체결
인공지능 생태계 공동 구축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래 핵심기술 동맹을 강화하는 조치도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월 29일 인공지능(AI), 양자(퀀텀), 합성생물학 등 핵심 신흥기술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 ‘한미 기술번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1992년 과학기술협정 이후 원자력·우주협정을 통해 협력 범위를 넓혀왔으나 최근 핵심 신흥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협력체계를 한 단계 격상한 것이다. 이번 MOU에는 미래세대의 번영과 국민 삶의 질 향상 등의 목표가 담겼다.
협력 분야는 크게 두 축이다. 먼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기술·산업 분야의 발전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양국은 혁신 친화적 인공지능 정책 틀을 공동 개발하고 아시아 및 기타 국가와 공동 인공지능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아울러 ‘신뢰할 수 있는 기술 지도력’ 분야에서는 차세대 통신, 제약·생명과학 기술 공급망, 양자 혁신, 우주 탐사 등 핵심기술 분야 실행 방안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나간다. 기초연구와 인력교류 지원도 포함됐다. 하정우 인공지능 미래기획수석은 “사람 중심의 포용적 인공지능과 민간 주도의 혁신을 바탕으로 양국이 함께 기술 주권을 키우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3대 강국으로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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