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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의 제주를 만나고 싶다면 이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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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머체왓숲길
들이쉬는 숨이 깊어질수록 숲은 깊어진다. 숲길 한복판, 푸른 이끼가 낀 돌담 앞에 서면 오래전 누군가의 삶과 마주한 듯 마음이 아득해진다. 제주 서귀포시의 머체왓숲길을 걷다 보면 현실의 소음은 멀어지고 오로지 축축한 숲 향기, 나뭇잎 스치는 소리, 스며들어오는 햇살만이 감각을 채운다.



정제되지 않은 깊은 숲의 매력
한 해 13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제주의 진가는 숲에 있다. 옥빛 바다와 푸른 해안 도로를 제주의 상징으로 꼽지만 사실 화산섬 제주는 식은 용암 사이로 돋아난 풀과 나무들에서 시작됐다. 그중에서도 머체왓숲길은 제주 남쪽 깊숙한 곳에 자리해 아직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머체’는 오름 속 굳은 용암을, ‘왓’은 제주 말로 밭을 뜻한다. 돌과 숲에 사람의 흔적이 어우러진 머체왓숲길은 다채로운 제주의 본모습을 보여준다.
머체왓숲길은 크게 세 코스로 나뉜다. 1코스 머체왓숲길(6.7㎞)과 2코스 소롱콧길(6.3㎞), 그리고 3코스 서중천탐방로(3㎞)다. 1코스가 머체왓숲길의 상징 ‘느영나영나무’를 시작점으로 시계 방향으로 원을 그린다면 2코스는 느영나영나무를 아래에 두고 세로로 긴원을 그린다. 각각 2시간에서 3시간 남짓 시간이 걸린다. 3코스는 서중천을 따라 아래로 뻗은 길인데 1시간 20~30분이면 걸을 수 있다. 쉬엄쉬엄 걷다 보면 반나절을 꼬박 들이게 되니 머체왓숲길을 갈 때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가는 것이 좋다. 느긋한 시간은 숲을 만끽하는 방법이다.
먼저 한라산을 배경으로 야트막한 언덕 위 오롯이 서 있는 느영나영나무 앞에 서보자. 느영나영은 제주말로 ‘너랑 나랑’이라는 뜻이다. 멀리서 보면 한 그루의 나무 같지만 가까이 가보면 두 그루가 하나인 양 서로를 맞대고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모습을 빗대어 느영나영나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느영나영나무를 오른쪽에 두고 머체왓숲길로 들어섰다. ‘느쟁이왓다리’라고 부르는 작은 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으로 숲에 들어서게 된다.
제주의 숲은 다듬어지지 않은 매력이 있다. 용암이 엉켜 만들어진 돌들과 뿌리가 드러난 나무들, 이리저리 뻗어 있는 줄기들과 아래에서 뻗어 나온 온갖 식물들까지 정제되지 않은 숲길은 오히려 신비롭다. 일상을 잊게 만드는 풍경에 연신 감탄하며 앞으로 나가다 보면 바위에 뿌리를 내린 큰 나무가 보인다. 제주에서는 제밤낭이라고 부르는 구실잣밤나무다. 나무 아래 돌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여기가 ‘제밤낭기원쉼터’라고 부르는 곳이다. 나무의 줄기가 한라산을 향해 뻗어 있어 여기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전해진다.
머체왓숲길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는 햇볕이 들고 나기를 반복한다는 점이다. 짙은 초록빛을 떠올릴 정도로 농도 진한 숲길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햇볕이 내리쬐는 ‘야생화길’이 나타난다. 봄철에는 갖가지 꽃들로 이 부근이 절경을 이룬다고 한다. 야생화길을 걷는 시간은 어느 계절이든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야생화길을 지나 쭉 뻗은 나무줄기들이 몽환적인 오름목장길을 지나면 분기점이 될 ‘머체왓 전망대’가 보인다.





편백나무 숲에서 고된 일상을 덜어내자
전망대에선 또 다시 하늘이 열린다. 숲을 벗어나 탁 트인 시야가 펼쳐진다. 저 멀리 푸른 제주 바다도 보인다. 나지막한 풀들이 춤을 추는 초원은 도시에서 꿈꾸던 평화 같다. 잠시 전망대 의자에 앉아 숨을 돌리면 불어오는 바람이 콧노래를 흥얼거리게 한다.
이번에 들어서는 숲길에는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빼곡하고 ‘산림욕 치유 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앞만 보고 걷던 시선을 주변으로 돌리며 숲을 만끽하기에 좋은 곳이다. 어깨를 펴고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내쉬다 보면 고된 일상이 멀어지는 것 같다.
좀 더 걷다 보면 낮은 돌담으로 이뤄진 ‘머체왓 옛 집터’가 보인다. 설명에 따르면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가던 화전민이 남긴 흔적이라고 한다. 머체왓숲길 곳곳에는 사람이 살던 흔적이 남아 있는데 이를 통해 제주 중산간 지역 옛 삶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머체왓숲길은 서중천을 따라 이어진다. 한라산 북동쪽에서 시작해 바다로 흘러가는 서중천은 머체왓숲길을 물에 녹여낸 듯한 하천이다. 돌들은 깨지고 파인 채로 제멋대로 놓여 있고 물길은 세차게 부딪혔다가 조용히 흐르기도 한다. 두꺼운 이끼와 하천을 따라 줄기들이 늘어져 있다. 규칙적인 도시의 삶을 벗어나 불규칙한 날것을 만나는 경험은 온몸의 세포를 신선하게 한다.
이제 머체왓숲길은 종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나무 사이로 펼쳐지는 ‘올리튼물’은 또 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올리튼물은 ‘오리가 뜬 물’이라는 뜻이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기 때문에 부근에 사는 오리와 원앙들이 자주 찾는다고 한다. 올리튼물을 뒤로하고 걷다 보면 다시 느영나영나무 앞이다.



깊은 숲에 들어서기 전에는 철저히 준비해야
1코스 머체왓숲길을 걷고 나면 2코스 소롱콧길과 3코스 서중천탐방로의 모습도 궁금해진다. 하천을 따라 걷는 서중천탐방로는 깊은 숲속을 오가는 머체왓숲길이나 소롱콧길과는 사뭇 다르다. 머체왓숲길의 매력을 한껏 느끼려면 1코스나 2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각각의 매력이 있는 길이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든 제주의 시작점, 숲의 매력을 고즈넉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은 같다.
‘소롱콧길’이라는 이름도 제주 말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소롱은 ‘작은 용’이라는 뜻이고 콧은 지형을 일컫는 말이다. 소롱콧길의 모습이 작은 용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거진 숲과 빽빽한 편백나무 숲, 서중천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선택해 머체왓숲길과는 다른 신비함을 느껴보자.
다만 길이 고르지 않고 소요시간이 길기 때문에 체력을 잘 점검한 후에 길을 나서야 한다. 머체왓숲길을 걷기 전에 누리집(meochewat.com)을 확인하는 일은 필수다. 어떤 길을 어떻게 걸을 것인지 계획을 세워 출발해야 한다. 누리집을 통해 코스별 소요 시간과 주요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누리집에서 예약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도움이 된다. 여럿이서 걷는다면 숲길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고 숲길을 걷고 난 뒤 무거운 발의 피로를 씻어줄 족욕 체험을 예약할 수도 있다. 느영나영나무 아래 평상에서 피크닉을 즐길 수도 있다. 누리집에서 피크닉 세트를 예약하면 건강한 먹거리로 만든 샌드위치와 음료를 포함해 피크닉 매트, 방석 등을 빌려준다.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어렵다. 버스 정류장이 인근에 없고 인도 없는 도로를 한참 걸어야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자동차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더 자세한 정보는 누리집, 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여는 방문객지원센터(064-805-3113)에 문의하면 된다.

김효정 기자



제주를 더 깊숙히 느낄 수 있는 인근 관광지
머체왓숲길 인근에는 1년에 6개월, 하루에 300명에게만 개방되는 비밀의 숲이 있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한남사려니오름숲’이다. 숲나들e 누리집(foresttrip.go.kr)을 통해 예약해야 한다. 넙거리오름, 삼나무 전시림, 사려니오름 등을 거치는 세 개 코스로 짜여 있으며 전체 숲길 길이는 8㎞ 정도다. 2025년에는 10월 31일까지만 개방한다.
하례리생태관광마을에서도 제주의 본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효돈천을 끼고 있는 하례리는 2014년부터 당시 환경부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됐는데 이때부터 주민들이 직접 나서 ‘하례리생태관광마을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창트레킹’은 효돈천 깊숙이 들어가 세월이 만들어낸 지형을 탐방하고 마을 주민의 삶을 짚어보는 프로그램이다. ‘고살리숲길 탐방’이나 ‘힐링하기 체험’ 등을 통해서도 자연과 삶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마을 공식 누리집(ecori.kr)을 참고하면 된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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