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황제 거처 지킨 거대한 벽화 100여 년 만의 외출 > 정책소식 | 정보모아
 
정책소식

마지막 황제 거처 지킨 거대한 벽화 100여 년 만의 외출

작성자 정보

  • 공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btn_textview.gif



‘창덕궁의 근사謹寫한 벽화’ 특별전
황위에서 물러난 순종이 지낸 창덕궁에는 보물 같은 벽화들이 있었다. 희정당, 대조전, 경훈각 등의 벽을 장식한 벽화 6점이다. 조선시대 마지막 궁중회화 작품인 이 벽화들과 벽화 완성 전에 그리는 밑그림인 초본 1점이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을 통해 그 신비로운 자태를 대중에게 드러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10월 12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창덕궁의 근사謹寫한 벽화’ 특별전을 개최 중이다. 벽화들은 1917년 당시 순종(1874~1926, 재위 1907~1910)과 순정효황후(1894~1966)가 생활한 창덕궁 내전이 화재로 소실된 후 1920년 재건되면서 이곳을 장식하기 위해 부벽화(付壁畵) 형식으로 제작됐다. 부벽화는 비단에 그림을 그려 종이에 붙인 뒤 벽에 부착한 그림을 뜻한다.
우리나라 근대 화단을 대표하는 해강 김규진, 정재 오일영, 심산 노수현 등 여섯 명의 화가가 그린 이 작품들은 전통적인 청록산수화풍을 따르면서도 ‘근사(謹寫)’ 즉 ‘삼가 그려 올린다’는 표현과 함께 화가들이 그림에 자신의 이름을 남겨 개인을 드러내는 근대적인 면모 또한 보이고 있다. 이들 벽화는 100여 년의 세월을 견뎠지만 보존 처리와 안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국가유산청의 판단에 따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관 중이었다. 현재 창덕궁 내전 전각에서 볼 수 있는 벽화는 복제품이다.



한눈에 담기 힘든 거대한 크기
공개 중인 벽화들은 높이가 180~214㎝, 너비가 525~882㎝에 달하는 대작이다. 크기 면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그 가치가 높다. 특히 해강 김규진이 국왕의 집무실인 희정당 동서 양쪽에 그린 벽화 ‘총석정절경도(叢石亭絶景圖)’와 ‘금강산만물초승경도(金剛山萬物肖勝景圖)’는 작품당 너비가 9m가량으로 성인 걸음으로도 열 걸음 남짓 걸어야 그 끝에 다다를 정도다. 높이 또한 2m로 관람객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이 작품들을 그리기 위해 김규진은 금강산을 찾아 전경을 스케치했다.
왕과  왕비가  거처하는  공간인 대조전의 벽을 장식한 ‘봉황도(鳳凰圖)’와 ‘백학도(白鶴圖)’는 왕실의 번영과 자손 번창을 기원하는 봉황 외에도 부귀와 장수를 각각 상징하는 모란, 바위와 대나무 등을 화폭에 담고 있다. 백학도를 그린 이당 김은호는 뛰어난 재주를 인정받아 순종의 어진을 그렸으며 세조와 원종의 어진 또한 모사해 ‘어진을 그린 최후의 화원’으로 불렸다. 그는 그림을 그릴 때 수많은 초본을 그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백학도 초본과 완성작을 비교해보는 것도 이번 특별전의 관람 포인트다.
황제 부부의 서재 겸 휴식처인 경훈각을 지킨 벽화 ‘조일선관도(朝日仙觀圖)’와 ‘삼선관파도(三仙觀波圖)’는 모두 무병장수를 바라는 뜻을 담은 ‘축수화(祝壽畵)’다. 조일선관도에는 전통적인 축수화에 등장하는 복숭아, 연잎 위의 거북, 두 명의 동자, 신선의 전각 등이 그려져 있다. 삼선관파도에는 한 신선이 손으로 바다를 가리키며 바다가 뽕나무밭으로 여러 번 변하는 것을 볼 정도로 오래 살았다고 자랑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모두 황제 부부의 평안과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소재들이다.



실감영상으로 생생한 그림 감상
고전의 미에 흠뻑 취했다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실감영상으로 그림을 보다 생생하게 감상할 차례다. 벽화를 주제로 제작한 미디어아트는 오랜 세월 사랑받은 민족의 영산 금강산의 절경과 봉황·백학의 상서로운 날갯짓, 영생을 누리는 신선의 세계를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해 환상적으로 재현한다.
특별전은 매일 2회(오전 11시, 오후 3시) 전문 안내원이 전시해설을 한다. 창덕궁 벽화를 주제로 한 전문가 강연과 초등학생, 성인 등을 대상으로 한 체험과 현장답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강연은 별도 신청 없이 9월 17일 오후 1시 30분부터 본관 강당에서 시작되는 현장 접수를 통해 신청하면 들을 수 있다. 강연 주제는 ‘전통과 혁신, 창덕궁 벽화의 근대적 서사’다. 체험과 현장답사 프로그램 일정 확인 및 신청은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gogung.go.kr) 내 ‘전체 교육’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유선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 글이 없습니다.

새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