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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를 우주에? 구글의 실험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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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를 지구 밖, 즉 우주에서 구동하는 실험에 나선다. AI 시대에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연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더 이상 지상에만 두지 않고 우주라는 새로운 공간을 거점으로 삼으려는 시도가 본격화되는 것이다.
구글은 현재 우주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인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와 함께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스타클라우드는 2024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설립된 신생 기업이다. 창업자는 스페이스X 수석 엔지니어 출신 아디 올테안과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 필립 존스턴. 이들은 야심차게 우주를 차세대 데이터센터 공간으로 삼겠다는 비전을 내걸고 Y콤비네이터와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등으로부터 약 2100만 달러(약 280억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의 구상은 가로와 세로가 각각 4㎞나 되는 초대형 구조물을 지구 궤도에 띄우는 것이다. 규모로 치면 서울 도심 상당 부분을 덮을 정도의 ‘공중 부양 데이터센터 단지’를 우주에 세우겠다는 이야기와 같다. 이 구조물은 단순히 크기만 큰 것이 아니다. 내부에는 수많은 서버와 슈퍼컴퓨터가 들어서고 외부에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태양광 패널이 붙는다. 이 패널들은 우주 공간에서 끊임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태양빛을 받아 전력을 생산한다. 지구는 날씨와 계절 때문에 태양광 발전에 변수가 많지만 우주는 구름도 없고 밤도 없기 때문에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 전력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등을 구동하기 위해 활용된다.

별도 냉각 장치 없이도 돌아가는 우주 데이터센터
문제는 서버가 돌아갈 때 발생하는 열. 현재 지상 데이터센터는 컴퓨터가 내뿜는 열을 식히기 위해 엄청난 양의 전기와 물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이나 미국의 대형 데이터센터는 작은 도시 한 곳이 쓰는 만큼의 전력을 ‘냉각’에만 소비한다. 하지만 우주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주변이 진공 상태라서 공기를 불어넣어 식히는 방식은 불가능하지만 대신 ‘복사냉각’이라는 방법을 쓸 수 있다. 복사냉각이란 열이 ‘적외선’ 형태로 방출되는 현상이다. 즉 우주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은 별도로 냉각 장치를 추가하지 않아도 우주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방출된다는 설명이다. 즉 우주에서라면 물이나 전력을 쓰지 않고도 서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모든 계획은 아직 개념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다. ‘청사진’이나 ‘설계도’는 있지만 실제로 만들고 띄우려면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거대한 태양광 패널을 우주에서 어떻게 조립할지, 미세 운석이나 방사선으로부터 서버를 어떻게 보호할지, 수십 년 동안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등 수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스타클라우드는 2025년 말이나 2026년 초, 첫 단계로 소규모(수십 킬로와트급) 데이터센터를 탑재한 위성을 스페이스X 발사체에 실어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여기에 엔비디아 H100 GPU를 탑재해 실제 머신러닝 작업을 시험한다. H100은 현재 지상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고성능 AI용 반도체다. 이를 우주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면 방사선, 극한의 온도 변화, 진동 등 다양한 위험 요소를 극복해야 한다.
스타클라우드와 구글이 우주 데이터센터를 주목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바로 비용 절감이다. 회사에 따르면 지상에서 40메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10년간 운영하면 전력비만 약 1억 4000만 달러가 든다. 반면 우주에서는 태양광을 활용하기 때문에 200만 달러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약 70배 절감되는 셈이다.
물론 이 수치는 전력 비용만 고려한 추정치다. 실제로는 발사 비용, 유지·보수, 위성 교체 비용 등이 추가된다. 현재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 비용은 회당 약 6700만 달러 수준. 따라서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 상용화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상 전력 수요 급증과 탄소 배출 문제를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우주 데이터센터는 계절·날씨·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24시간 태양광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서버 냉각에 막대한 물과 전력을 사용하는 지상 데이터센터와 달리 우주 진공 환경에서는 복사냉각 방식으로 효율적인 열 관리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력 효율성뿐 아니라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전체 전력 사용량의 2~3%를 차지하고 그중 상당 부분이 냉각에 쓰인다. AI 붐으로 연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2030년에는 10% 이상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우주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실험을 넘어 지속가능한 AI 인프라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원호섭
과학이 좋아 마블 영화를 챙겨보는 공대 졸업한 기자.
‘과학 그거 어디에 써먹나요’, ‘10대가 알아야 할 미래기술10’ 등을 썼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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