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없는 여름, 근육을 사수하라! 초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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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입맛이 떨어지고 몸이 쉽게 처진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피로감이나 무기력함을 넘어서 나도 모르게 근육량이 줄고 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최근에는 고령층뿐만 아니라 중장년, 심지어 30~40대에서도 ‘근감소증(사코페니아)’이 점점 흔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근감소증은 단순히 체중이 줄거나 힘이 빠지는 것을 넘어 낙상 위험 증가, 면역력 저하, 만성질환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요. 특히 더운 여름철에는 활동량이 줄고 식사량도 감소하면서 단백질 섭취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근육 소실이 빠르게 진행되기 쉽답니다.
근육은 나이보다 빨리 줄어들 수 있어요. 근육은 30대부터 해마다 서서히 감소하지만 잘 관리하지 않으면 갑자기 빠르게 줄어드는 구간이 생깁니다. 특히 식욕 저하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거나 유산소운동만 하고 근력운동은 안하는 경우, 무더위로 인해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는 경우, 만성질환(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 등)이 있는 경우 등과 같은 상황들이 겹치면 근육 손실은 더 빨라져요.
근육량이 줄면 단순히 힘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혈당 조절, 체온 조절, 면역 반응에도 영향을 줍니다. 즉 우리 몸의 ‘건강 저장소’인 근육이 줄어들면 전신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는 셈이죠.
흔히 놓치는 경우가 단백질 식품을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충분히 먹지 않고 있다는 거예요. 단백질은 생각보다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근감소증 예방의 핵심은 바로 ‘단백질 섭취’입니다. 많은 사람이 단백질을 하루 한두 끼 정도 챙기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필요량은 그 이상이에요. 진료실에서 단백질 섭취에 대해 확인해보면 처음에는 막연히 잘 먹고 있다고 하던 사람도 필요량을 듣고는 “그 정도로 많이 먹어야 하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입니다.
단백질 권장량은 일반 성인의 경우 체중 1㎏당 약 0.91g이고 운동량이 많거나 고령자,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는 더 많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즉 60㎏ 성인 기준으로 하루 약 55g의 단백질이 권장되는데 이는 단백질 위주로 식사를 잘 구성하지 않으면 맞추기 어려운 양이에요. 달걀을 예로 든다면 하루에 7개를 먹어야 이 정도의 단백질 요구량을 채울 수 있습니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은 특별히 신경 써서 먹지 않아도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식사마다 단백질 식품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단백질은 저장되는 영양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번에 많이 먹는다고 채워지지 않고 하루 세 끼에 걸쳐 균형 있게 분배해서 섭취해야 근합성(근육 생성)이 효율적으로 일어납니다. 한 끼 저녁 식사로 육류를 과식하는 것이 아니라 매끼 두부, 생선, 계란, 육류 등 다양한 단백질 식품을 섞어서 먹는 게 효과적이라는 거예요.
단백질이 중요하다고 해도 여름에는 입맛이 없고 더위에 지쳐 기름진 음식은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마련이죠. 위장 질환이 있거나 소화가 안되는 사람의 경우 단백질 소화가 제일 어렵거든요. 그래서 단백질 식품의 종류와 조리법 선택이 중요합니다. 고단백 식품을 중심으로 하되 데치기, 삶기와 같이 기름을 적게 쓰고 소화가 잘되는 조리법을 택하는 것입니다. 이런 기준에 딱 들어맞는 대표적인 식재료 중 하나가 닭고기입니다.
닭고기는 100g당 23~24g의 단백질을 함유한 고단백 식품이면서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달리 지방이 적어 맛이 담백하고 소화 흡수가 잘돼요. 단백질 외에도 여름철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B6·B12, 셀레늄, 아연 등이 고르게 포함돼 있답니다.
삼계탕처럼 뜨거운 국물 요리도 좋지만 무더운 날씨엔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단백질 식사도 필요하죠. 이런 맥락에서 대표적인 음식이 ‘초계탕’입니다. 초계탕은 고려시대 궁중에서도 즐겨 먹던 여름 별미예요. 삶아서 기름기 없이 담백한 데다 겨자, 식초 등의 재료가 입맛을 살리고 소화를 돕는 효과까지 있어요. 여름철 보양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감소증은 단기간에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조용히 건강을 해치는 ‘침묵의 위험 요인’입니다. 어느 때보다 여름에는 체력과 근육을 유지할 수 있는 의식적인 단백질 섭취가 필요합니다. 건강한 근육은 건강한 삶을 지키는 기초입니다. 무더운 여름, 단백질로 몸속부터 근력을 채워보세요.
이경미
가정의학과 전문의 차움 푸드테라피
‘만성염증클리닉’ 및 차의과학대학교 교수로 약물·수술적 ‘치료’를 넘어 통합적인 ‘치유’를 돕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하루 한 끼 면역 밥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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