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최고의 기부천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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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경기 여주시의 페럼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에서 최종 합계 16언더파로 우승한 박현경은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사흘 내내 보기 없는 완벽한 경기로 시즌 첫 승을 장식했다는 이유만은 아니다. 우승 직후 상금 1억 8000만 원을 전액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골퍼 박현경, 우승 상금 전액 쾌척
박현경이 정상에 오른 이번 대회의 명칭은 ‘E1 채리티 오픈’이다. ‘채리티(자선 활동)’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 대회에서는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상금의 일부를 기부할 수 있게 하고 주최사 E1도 추가로 8000만 원을 내놓는다. 애초 박현경은 상금의 13%를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우승한 후 전액을 내놨다.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10승을 채우면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하고 싶었는데 이번 대회에서 기회가 생겼다”며 “꿈이 실현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박현경에 앞서 프로 골퍼 김해림도 우승 상금 전액을 기부한 이력이 있다. 2009년 데뷔한 그는 2024년 은퇴할 때까지 메이저 2승을 포함해 통산 7승을 거뒀는데 첫 승까지 만 7년이나 걸렸다. 그는 2016년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차지한 뒤 우승 상금 1억 원 전액을 내놨다. 김해림의 통산 상금은 약 34억 원인데 이 가운데 그는 5억 원이 넘는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 삐약이’ 신유빈, 기부가 습관
스포츠 스타들의 ‘통 큰’ 기부가 이어지면서 과거 다른 선수들의 기부 사실도 소환되고 있다. 잇단 선행과 함께 ‘기부 천사’로 불리는 선수는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리스트 신유빈이다. 그는 대한항공 입단 당시 받은 생애 첫 월급으로 보육원 아이들에게 운동화를 선물한 것을 비롯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선행에 나선 것으로 유명하다. 그동안 초등학생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지원금을 내거나 유소년 탁구 선수들의 장학금을 후원했고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위한 성금도 기탁했다.
지난 연말에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 원을 전달해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이어 올해 3월엔 경기 수원시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에 1억 원을 기부했고 어린이날엔 289명의 어린이 선수에게 자신이 직접 디자인과 성능 테스트에 참여해 만든 ‘신유빈 라켓’을 선물했다. 그는 “선물 받은 꿈나무 선수들이 기뻐할 생각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아이들도 만족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기회가 될 때마다 유소년 선수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신유빈은 구김살 없는 성격과 예의 바른 언행으로 주위의 칭찬이 자자한 선수다. 그의 인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일화가 있다.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준결승에 오른 뒤 공동 취재 구역에서 취재진을 향해 “안 힘드세요? 괜찮으세요?”라며 안부를 물었던 일이다. 이에 취재진이 “안 힘드냐고 우리가 물어봐야지”라고 하자 신유빈은 웃으며 “식사는 하셨어요?”라고 다시 물은 뒤 허리를 숙여 인사하고 자리를 떠났다. 스포츠 취재기자만 35년을 했던 필자로서도 올림픽 같은 대형 국제대회에서 보도진을 이렇게 배려한 선수는 본 적이 없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실력도 최고인데 인성도 최고네”, “삐약이 덕분에 기분이 좋아진다”, “밝고 바르고 성실한 완벽한 인재”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기부 퀸’ 김연아․야구계 기부도 ‘홈런’
그럼 스포츠 스타 가운데 기부를 가장 많이 한 선수는 누구일까? 단연 ‘피겨 여왕’ 김연아다. 김연아는 스타덤에 오른 2006년부터 20년 가까이 다양한 분야에 기부를 해왔다. 누적 기부액만 50억 원에 달한다.
종목으로 보자면 프로야구 선수들의 기부가 눈에 띈다. 그중에서도 1등은 추신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며 부와 명성을 모두 거머쥔 그는 지금까지 30억 원에 가까운 금액을 내놨는데 지난해에는 모교인 수영초, 부산중·고에 야구 장학금 등으로 총 6억 원을 지원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이에 앞서 류현진은 2023년 ‘류현진재단’을 설립해 야구 캠프 유망주와 희귀 난치병 환아 장학사업을 돕고 있으며 롯데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은 매년 2000여만 원을 들여 부산 지역의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안경을 제작해주고 있다. 삼성 김영웅은 지난 연말 모교인 물금고에 후원금 및 야구용품 구입을 위해 2500만 원을 기부하는 선행을 보여줬다. 그의 연봉은 3800만 원이다. 선행은 마음과 의지에 달렸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권종오 SBS 기자
1991년 SBS에 입사해 30년 넘게 축구, 야구, 농구, 골프 등 모든 종목의 스포츠 경기 현장을 누볐다. SBS 유튜브 채널인 ‘스포츠머그’에서 ‘별별스포츠’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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