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내려앉은 여름 한 자락 ‘덕진채련’ 보러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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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덕진공원’
주소 전북 전주시 덕진구 권삼득로 390
문의 (063)281-8661
전북 전주시 중심에 있는 ‘전주덕진공원(이하 덕진공원)’은 전주 시민들에게 추억의 장소이자 힐링 명소다. 계절마다 나름의 운치가 있지만 예부터 ‘덕진채련(德津採蓮·덕진호수를 수놓은 연꽃)’이라 하여 드넓은 연못인 덕진호에 연꽃이 내려앉은 여름 풍경을 ‘전주8경’ 중 하나로 꼽는다. 지금은 전북을 대표하는 공원일 뿐 아니라 전주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됐다. 초여름의 문턱을 넘어 연꽃의 계절로 향해 가는 날,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도 열린관광지 공모사업’에 선정된 덕진공원을 찾았다.
유서 깊은 전주의 오아시스 ‘덕진호’
전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덕진공원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겐 소풍 장소였고 또 누군가에겐 수줍은 데이트 코스였으며 누군가는 힘들 때 마음을 내려놓던 휴식처였을 곳. 세월이 흘러도 덕진공원의 풍경만큼은 변함없다. 모래 놀이터에서는 나들이 나온 아이들이 털썩 주저앉아 모래성을 쌓고 대나무와 버드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호젓한 산책로의 벤치엔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사는 이야기가 한창이다. 연못 한쪽엔 오리배가 아날로그 풍경에 정점을 찍는다. 시선 두는 곳 어디나 평화로운 풍경에 마음이 잦아든다.
약 14만 8761㎡의 덕진공원은 약 9만 9714㎡의 덕진호를 품고 있는 도심 공원이다. 공원의 모습이 갖춰지기 시작한 건 1927년 경 전주의 부호이자 친일파로 알려진 박기순 등이 사설공원조성계획의 하나로 일대에 덕진공원을 조성하면서부터다. 이후 전주시에 기부해 1978년 4월 도시공원으로 지정됐다.
‘덕진지(德津池)’, ‘덕진연못’이라고도 불리는 덕진호는 언제부터 존재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덕진지 조성 배경에 대해 두 가지 설이 전해진다. 하나는 후백제의 견훤이 풍수지리에 근거해 땅을 파고 물을 끌어와 연못을 만들었다는 설, 또 하나는 신라 말 도선국사가 덕진지를 축조했다는 설이다. 분명한 기록은 ‘동국여지승람(조선 성종)’을 보완한 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조선 중종)’에 남아 있다. 기록에 따르면 ‘부(府, 전주부)의 서북방이 공결하여, 서쪽으로는 가련산으로부터 동으로 건지산까지 큰 둑을 쌓아 기운을 멈추게 하였다’고 한다. 즉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를 이루고 있으나 건지산과 가련산 사이가 열려 있는 형상이라 전주의 기운이 새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건지산과 가련산 사이에 조성한 인공 연못이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시대 땐 건지산과 가련산을 잇는 제방을 쌓으면서 이 연못을 ‘덕진제(德津堤)’라고 불렀다고도 전해진다. 덕진호엔 5월 단오쯤부터 연꽃이 하나둘 피기 시작해 한 달 가까이 꽃이 피고 진다. 4만 2975㎡ 연꽃자생지에 꽃이 만발하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연꽃은 1974년 심은 홍련(紅蓮)이 주를 이룬다. 바람결에 실려오는 은은한 연꽃 향에 취해 걸으면 마음의 묵은 때까지 씻겨나가는 듯 맑아진다. 매년 홍련이 만개하는 시기에는 덕진호와 홍련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각지에서 사진 동호인들이 발걸음을 한다.
연꽃 ‘인생 사진’ 찍고 ‘연화정도서관’으로
가장 인기 있는 포토존은 연화정 쉼터다. 누리소통망(SNS)에서 유명한 ‘인생 사진 명소’다. 한옥 문창살을 현대식으로 해석해 꾸민 쉼터는 전망이 아름다워 한 번 앉으면 좀처럼 일어서기가 쉽지 않다. 네모난 프레임 너머 연꽃 군락이 그림처럼 담긴다. 고요한 덕진호 수면 위로 피어난 연꽃 풍경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을 연상케 한다. 모네의 정원 ‘지베르니’가 부럽지 않은 풍경이다.
가까이 반원형 무지개다리인 ‘연화교’가 보인다. 40여 년 된 오래된 철제 현수교를 철거하고 대리석 등을 쌓아 전통 담장 형식을 따른 석교로 덕진공원과 덕진호의 전망대나 다름없다. 특히 노을 질 무렵에 덕진호를 물들이는 일몰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연화교 위에선 연꽃뿐 아니라 창포, 부들, 물억새, 해오라기, 잉어 등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덕진공원은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과 민물거북인 남생이, 노랑부리저어새가 관찰된다고 알려져 있다. 운이 좋다면 물놀이를 즐기는 수달도 목격할 수 있다. 연화교 계단 옆으로는 유모차, 자전거, 휠체어로도 통행 가능한 무장애길이 있어 누구나 오가기에 무리가 없다.
연화교를 반쯤 건너면 ‘연화정도서관’에 닿는다. 연화정도서관은 덕진호 중심에 있어 마치 연못에 떠 있는 섬 같다. 옛 연화정 건물을 새 단장하고 도서관으로 꾸며 2022년 6월에 개관했다. ‘ㄱ’자 단층 한옥 구조로 덕진호와 덕진공원을 가까이에 두고 독서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1800여 권의 책이 가득한 ‘연화당’과 대청마루를 품은 누각처럼 꾸민 좌식 공간 ‘연화루’로 나뉘어 있다. 책을 읽다 고개를 들면 덕진호가 내다보이는 창가 자리가 특히 인기다. 연화루 툇마루에 앉아 있노라면 이따금 가까이에서 오리, 백로가 후드득 날아오르기도 한다.
자박자박 덕진호 둘레길 한 바퀴도
연꽃에 취해 창포를 지나치면 아쉽다. 덕진공원은 오랜 세월 단오 물맞이 명소기도 하다. 연화정도서관에서 나와 연화교를 건너 창포 군락지(1388㎡)로 이어갈 수 있다. ‘풍월정’ 부근의 창포 군락지엔 창포와 꽃창포, 붓꽃 등이 제철을 알리고 있다. 덕진공원의 정문에 해당하는 ‘연지문’에서 출발한다면 연꽃 군락지보다 창포 군락지를 먼저 만날 가능성이 높다.
볼거리도 연지문을 중심으로 모여 있다. 덕진공원 유래 비(碑)를 비롯해 우리나라 대표 목가 시인으로 평가받는 신석정의 ‘네 눈망울에서는’ 시비, 노거수 왕버들과 어우러진 ‘취향정’ 등이 일대에 자리한다. 취향정은 덕진공원을 조성한 박기순이 환갑 기념으로 지은 것이다. 대나무 산책로를 지나 친환경 놀이터인 ‘맘껏놀이터’까지 덕진호를 천천히 걸어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간 김에 덕진공원과 이어진 ‘무장애 나눔길’까지 이어가보자. 전북대학교 부지 위에 조성된 산책로로 전라북도의 문화유산, 전북대 역사 관련 전시물을 만날 수 있는 ‘전북대학교 박물관’을 지난다. 국가등록문화유산 건축물이 묵직하게 자리한 전북대 캠퍼스 건축 투어는 선택 사항. 무장애 나눔길이 끝날 즈음엔 ‘북대(전북대) 맛집’들이 기다리니 지나칠 순 없겠다.
박근희 객원기자
가까이 있는 열린관광지 전주동물원
전주덕진공원에서 차로 3~5분 거리에 있는 ‘전주동물원’은 '전주덕진공원'과 함께 ‘2022년도 열린관광지 공모사업’에 선정된 곳이다. 음성(촉지) 종합 안내판, 무장애 관광지도뿐 아니라 주요 동물 관람대마다 ‘동물 촉지형 안내판’도 갖춰놓았다.
1978년 6월에 개원한 전주동물원은 18만 7575㎡ 규모로 포유류‧조류‧파충류 등 89여 종, 430여 마리의 동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크게 ▲새·맹수·초식동물·잔나비의 숲 ▲종 보전의 숲 ▲천연기념물 보존관 ▲코끼리사·초원의 숲 ▲놀이공원인 드림랜드 등으로 나뉜다. ‘새·맹수·초식동물·잔나비의 숲’에선 반달가슴곰이, ‘종 보전의 숲’에선 시베리아 호랑이와 늑대가, ‘코끼리사·초원의 숲’에선 코끼리·얼룩말·아메리카들소 등이 기다린다. 천연기념물 보존관에선 야생에서 구조된 독수리와 수리부엉이, 황조롱이 등을 관찰할 수 있다. 3~11월엔 평일에 한해 하루 4회 동물생태해설 프로그램(사전 신청 우선, 회당 10명 이상)을 진행한다. 연중 무휴로 운영하며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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