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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굿즈를? 연 500톤 폐기 화폐 부산물의 화려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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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국조폐공사(이하 공사)가 제조해 한국은행에 납품한 화폐 중 은행권(지폐)은 3억 4500만 장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조 3755억 원에 달한다. 문제는 1000원부터 5만 원까지 다양한 금액권을 생산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화폐 부산물’이 발생하게 된다. 화폐 부산물이란 지폐를 인쇄할 때 나오는 불량품이나 단재 여백지(화폐를 실제 크기로 잘라내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필요한 부분이나 여백지) 등을 말한다. 이외에도 오염이나 훼손으로 사용할 수 없어 한국은행으로 환수돼 폐기되는 지폐 등을 합치면 연간 발생하는 화폐 부산물의 양은 510톤에 달한다. 화폐 부산물은 잘게 파쇄돼 압축된 상태로 대부분 폐기·소각된다. 연간 발생하는 화폐 부산물의 약 87%인 445톤 정도가 이렇게 처리되면서 폐기비용 부담은 물론 환경오염 문제를 야기해왔다.
화폐 부산물을 폐기·소각하는 대신 재활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공사는 2024년부터 화폐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연구와 사업화 검토, 사내 아이디어 공모를 거친 결과 ‘화폐 굿즈’가 탄생했다. 화폐 부산물을 폐기·소각하는 대신 이를 재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공사는 이를 위해 올해 2월 ‘머니메이드(MONEYMADE)’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돈을 부르는 행운’의 의미를 담은 화폐 굿즈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첫 번째로 출시한 화폐 굿즈인 ‘돈 볼펜(Moneypen)’은 출시되자마자 완판되며 화제를 모았다. 공사는 돈 볼펜을 시작으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돈을 부르는 기념품·선물로 인기
대전 유성구에 있는 공사에서 화폐 굿즈를 직접 살펴봤다. 1000원부터 5000원, 1만 원, 5만 원권 지폐가 잘게 잘린 채 들어 있는 돈 볼펜 외에도 화폐 부산물을 인쇄 종이로 재활용한 달력과 봉투 등이 있었다.
돈 볼펜에는 실제 지폐 1장 분량의 화폐 부산물이 들어가 있는데 모던형·클리어형·미니볼형 등이 있고 디자인마다 5만 원권, 1만 원권 등 네 가지 종류로 구성돼 있다. 왜 볼펜이었을까? 화폐 굿즈 사업을 담당하는 한국조폐공사 신사업부 박명미 차장은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다 보니 상품성이 확실하면서도 접근성이 좋은 상품이어야 했다. 중요한 계약이나 결정을 할 때 볼펜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돈과 행운을 부르는 화폐 굿즈의 의미와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돈 볼펜은 단순히 필기도구를 넘어 기념품, 선물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박 차장은 “진짜 돈은 아니지만 이 볼펜을 쓰면 돈(부)이 따라올 것 같다거나 부자가 된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특히 5만 원권이 들어간 볼펜이 가장 인기”라고 말했다. 돈 볼펜은 공사 온라인 쇼핑몰(koreamint.com)과 유성구 화폐박물관 내 화폐 굿즈 자판기에서 구매할 수 있다.
화폐 부산물을 인쇄 종이로 재활용한 달력과 봉투, 쇼핑백도 인상적이다. 우리나라 지폐는 면섬유로 만든다. 면섬유는 종이보다 질기고 강하다. 공사는 이 소재를 활용해 새로운 용지를 만들었다. 박 차장은 “화폐 부산물을 재활용할 방법을 고민하다 부산물을 사용한 용지를 개발했다”며 “앞으로 이 용지의 완성도를 높여서 다양한 상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용지에서 화폐 부산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30%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달력이나 봉투에서 지폐 특유의 까슬까슬하고 톡톡함 질감이 느껴졌다. 일반 종이에 비해 오염에 강하고 오래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폐 부산물 ‘순환자원 인정’ 취득
1만·5만 원권 지폐부터 동전, 기념주화 등 다양한 화폐 이미지를 담은 달력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공사는 이 달력을 지난 연말 약 1만 6000부 제작해 주요 관계기관과 관계사 등에 무료 배포했다. ‘돈이 손에 잡힐 듯한 기분’이 든다는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고물가·고금리로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돈 달력을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전해지며 관심을 모았다. 공사는 앞으로 돈 달력과 돈 방석, 돈 쿠션, 돈 시계 등 계속해서 실생활에 유용한 상품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화폐 굿즈 출시로 공사는 연간 1억 원에 달하는 화폐 부산물 폐기비용 부담을 덜고 탄소배출 감소와 자원순환의 효과를 얻게 됐다. 이에 더해 공사는 5월 2일 대구지방환경청으로부터 화폐 부산물을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순환자원 인정’을 취득했다.
순환자원은 폐기물 중 유해성이 낮고 경제성 등에서 재활용 가치가 높은 물질이나 물건을 말한다. 그동안 처치 곤란이었던 화폐 부산물이 ‘폐기물’이 아니라 ‘순환자원’ 자격을 얻은 것이다. 이로써 화폐 굿즈를 구입한 소비자도 친환경 선순환에 동참하는 셈이다.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으려면 신청서 제출 이후 서류 검토와 현장 확인, 유해물질 분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처음 3년 후에는 다시 인정 절차를 밟아야 하고 이후엔 5년마다 받으면 된다.
화폐 굿즈로 기대하는 효과는 또 있다. 박 차장은 “돈 볼펜이 출시되고 화폐 굿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한국조폐공사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 커졌다”며 “화폐 제조 기관인 공사의 정체성을 알리고 행운의 상징인 돈을 결합한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해 순환경제의 가치를 더욱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미 기자

ID 폐기물 업사클링 굿즈 사업화 업무협약
주민등록증 만들 때 생기는 ‘폴리카보네이트’도 업사이클링!
한국조폐공사가 화폐(지폐·주화)만 제조하는 것은 아니다. 주민등록증, 여권, 공무원증 등 국가신분증(ID) 제조와 발급도 책임지고 있다. 이 같은 ID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매년 약 27톤 규모의 폴리카보네이트(PC) 재질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한다. 공사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화폐 부산물과 마찬가지로 소각 처리해오다 2024년부터 재활용 전문 업체에 제공해 산업 자재로 리사이클링(재활용)할 수 있게 했다. 앞으로는 이 폐기물을 활용해 업사이클링(새활용) 굿즈를 생산할 예정이다.
공사는 이를 위해 6월 10일 중소기업 코셀과 ‘ID 폐기물 업사이클링 굿즈 사업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코셀은 시각디자인 전문기업으로 생산과정에서 버려지는 가죽 자투리나 잉여 원단 등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상품을 만들고 있다.
공사와 코셀은 올해 안에 업사이클링 굿즈를 공동 개발, 수익금 일부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후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화폐 굿즈와 함께 ID 제품 폐기물 업사이클링으로 자원순환경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이번 협약은 우리 공사의 대표 제품인 여권과 주민등록증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자원으로 되살려 순환경제에 기여함과 동시에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사례”라며 “화폐와 ID 부산물을 시작으로 폐기물 제로화를 향한 ESG 실천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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