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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 전 무덤 속으로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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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신록의 계절을 지나 녹음의 계절에 접어들었다. 천년고도의 고분군마다 초록 잔디가 폭신하게 깔렸다. 그중 충남 공주시 옛 송산리 고분군은 백제 웅진시기(475~538년)의 왕릉군으로 삼국시대 고분 중 무덤의 주인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왕릉인 무령왕릉을 비롯해 총 7기의 고분이 자리해 ‘왕릉원’이라 불린다. ‘2023년 열린관광지’로 선정된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을 시작으로 1500년 전 ‘갱위강국’(更爲强國·다시 강한 나라가 됨)을 이룩하며 찬란한 문화와 예술을 꽃 피웠던 웅진백제시대로 시간 여행을 떠났다.





1500년 전 ‘웅진’ 속으로
기원전 18년부터 기원후 660년까지 우리 역사에 존재했던 고대국가 백제는 663년 완전히 폐망해 ‘잃어버린 왕국’으로 역사에 기록되기 전까지 한성(기원전 18~475년), 웅진, 사비(538~660년) 세 곳의 도읍을 거쳤다.
475년 개로왕이 아차성 아래에서 고구려 장수왕에게 처형당한 후 당시 수도이자 지금의 서울인 한성의 위례성이 함락되고 그의 아들 문주왕(재위 475~477년)은 지금의 공주인 웅진으로 천도를 단행한다. 다시 538년 성왕(재위 523~554년)이 지금의 부여인 사비로 천도하기 전까지 웅진은 64년 동안 한성과 사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던 중심지이자 백제 문화를 꽃 피운 도읍지였다. 이 시기의 백제는 한강과 금강, 영산강 유역까지 세를 확장하고 중국, 일본 등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고 진정한 국가 체계를 갖춘다. 그 중심엔 무령왕(재위 501~523년)이 있었다. 백제 25대 왕인 무령왕은 521년에 ‘갱위강국’을 선포하고 중흥의 초석을 다진다. 백제의 마지막 도읍인 사비를 대표하는 왕이 성왕이라면, 웅진을 대표하는 왕은 무령왕이다. 공주 속 백제 역사 여행은 ‘무령왕’이 잠들어 있는 무령왕릉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극적으로 존재감 알린 무령왕릉
무령왕릉과 왕릉원은 공주 도심에서 1㎞ 떨어진 공산성 서쪽 언덕의 능선에 기댄 듯 조화롭게 자리하고 있다. 금성동과 웅진동 경계 송산의 남쪽 경사면에 있어 이곳은 오랫동안 ‘송산리 고분군’으로 불렸다. 1920~30년대 조사에 따르면 일대엔 17기의 고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 무령왕릉과 왕릉원 1~6호분까지 7기만 복원돼 있다. 발굴 스토리는 꽤 유명하다. 무령왕릉은 1971년 7월에 장마철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배수로 공사를 하던 중 6호분 옆에서 벽돌무덤의 입구가 발견되며 세상에 존재감을 알렸다. 도굴의 흔적 없이 오롯이 1500년의 시간을 건너 눈앞에 펼쳐진 왕릉은 그 자체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무령왕릉과 왕릉원은 단정한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초록의 잔디밭으로 고분군이라기보다 공원 같은 느낌을 준다. 입구 앞에는 ‘진묘수’가 서 있다. 죽은 자를 저승으로 안내한다는 상상의 동물 진묘수는 무령왕릉 발굴 당시 무덤 맨 앞을 지키던 석수다. 무령왕릉과 왕릉원 출입구 앞에 있는 진묘수는 국보인 진묘수를 세 배 크기로 제작한 것이다. 머리에 뿔을 단 낯선 진묘수 조각상을 뒤로하고 가장 먼저 발걸음해볼 곳은 ‘왕릉원전시관’이다. 무령왕릉과 5·6호분을 실물과 동일한 크기로 재현해놓은 모형 전시관이 볼거리다. 백제 전통 방식의 굴식돌방무덤 형태를 띠는 5호분, 중국 남조의 영향으로 벽돌무덤 형태를 띠는 무령왕릉과 6호분을 비교해가며 살펴볼 수 있게 전시를 구성해놨다.
무령왕릉의 널방은 연꽃무늬를 새긴 벽돌로 쌓은 것이 특징이다. 이곳 문화관광해설사는 “벽돌의 연꽃무늬를 자세히 보면 문양이 똑같지 않고 여러 가지”라며 “흔히 백제의 미학을 이야기할 때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아니하다는 말을 하는데 무덤마저도 화려한 듯 검박한 멋이 숨어 있다”고 했다. 벽면엔 등잔을 올려놨던 등감과 창문시설의 흔적 등도 살펴볼 수 있다.





웅진백제역사관, 국립공주박물관
고분 모형관과 함께 발굴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전시물도 있다. 입구에서 먼저 만났던 진묘수와 묘지석, 왕과 왕비의 금제관장식, 나무발받침, 동탁은잔, 금동신발 등이 마치 발굴 현장에 있는 듯 실감나게 놓여 있다. 무령왕릉은 삼국시대 무덤 중 주인은 물론이고 축조 시기, 구조, 부장품, 장례 절차까지 기록돼 있는 유일한 왕릉이다. 해설사는 “1~6호분은 도굴 당해 껴묻거리(부장품)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무령왕릉에선 무려 520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며 “발굴된 유물 덕분에 우리 역사에서 백제의 존재감과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왕릉전시관에서 나오면 고분군 산책로와 연결된다. 다만 무령왕릉과 주변은 11월 30일(예정)까지 ‘백제왕도 핵심유적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참고하자.
무령왕릉과 왕릉원 탐방 전후로 함께 가볼 만한 곳이 있다. 매표소 부근에 있는 ‘웅진백제역사관’에선 백제의 역사를 다양한 콘텐츠로 체험해볼 수 있다. 고분군 탐방에 나서기 전 들른다면 백제 역사에 대한 예습이 가능하다. 실감영상인 ‘동탁은잔 속 백제의 이상세계’가 볼 만하다. 무령왕릉 출토 유물 중 하나인 동탁은잔 속엔 ‘죽은 후에도 영혼이 다시 태어나 또 다른 삶을 살아간다’고 믿었던 백제인의 이상 세계가 그려져 있다. 동탁은잔에 새겨진 이상 세계가 실감영상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한다. 화면 밖으로 튀어나온 듯한 주작, 현무는 어린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의 시선도 사로잡는다.
무령왕릉 출토 유물과 만나고 싶다면 ‘국립공주박물관’으로 향해보자. 진묘수와 동탁은잔을 비롯해 일본산 금송으로 만든 목재관, 왕릉 입구에서 무덤의 주인공의 존재를 알려줬던 묘지석, 금동신발, 청동거울 등 백제의 유물들이 기다린다. 이곳 역시 ‘무령왕릉 1448년간의 이야기’를 담은 실감영상이 흥미롭다. 진묘수를 따라 실제 무령왕릉에 들어간 듯 생생한 영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백제역사유적지’ 내 웅진백제시대의 또 다른 유적인 공산성으로 향하는 길, 왕릉원전시관에서 본 영상 속 메시지가 뇌리를 울린다. ‘백제 왕릉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오늘의 우리를 향한 무언의 지침이자 길잡이다.’

박근희 객원기자



가까이 있는 열린관광지 공주한옥마을
2023년 열린관광지에 선정된 공주한옥마을은 ‘무령왕릉과 왕릉원’에서 걸어서 10여 분 거리에 있다. 전통 난방인 구들장을 체험해볼 수 있는 한옥 숙박과 함께 한복‧백제 왕실 복식 체험, 백제 책 엮기 등 전통 공예 체험, 알밤 과자 만들기 등 전통 음식 체험 등도 가능해 가족 단위 관광객뿐 아니라 수학여행객, 외국인 관광객도 즐겨 찾는다. 소담스러운 골목길을 따라 둘레길을 거닐거나 무인자전거를 빌려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한옥마을 내엔 불고기 정식, 곰탕 등 한식을 골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들어서 있어 식도락은 덤. 그 옆 족욕체험장에선 누구나 이름만 적고 들어가 무료 족욕 체험을 해볼 수 있으니 간 김에 들러보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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