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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음식? 어르신 간식? 안 굳는 ‘K-떡’으로 외국인 입맛까지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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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전통창업 우수 청년기업 ‘더바른컴퍼니’ 전명준 대표
한국인은 잘 모르는 K-푸드가 있다. 이름하여 ‘꿀떡 시리얼’. 꿀떡 위에 우유를 부어 시리얼처럼 먹는 음식이다. 해외 유명 인플루언서가 개발한 이 신메뉴는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Ggul-tteok Cereal Mukbang(꿀떡 시리얼 먹방)’이라는 이름으로 모방 영상이 끊임없이 재생산됐다. 외국인에겐 낯선 식감 때문에 외면 받던 과거와 비교하면 떡의 위상이 180도 달라진 것. 꿀떡 시리얼, 떡볶이 등을 필두로 우리나라 떡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떡 수출액은 9140만 달러(약 1326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떡의 ‘떡상(인기 급상승)’이다. 이러한 상황에 힘입어 국내 떡 전문 브랜드 ‘더바른컴퍼니’는 창업 이듬해인 2023년 곧장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첫 진출국인 미국에선 한 달 만에 1.3톤 분량이 완판됐고 현재는 캐나다, 싱가포르, 중국 등까지 시장을 넓혔다. 전명준 대표에 따르면 해외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수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처음 해외 수출을 결심하게 된 건 외국인 손님 덕분이었어요. 한국에 방문했을 때 우리 떡을 먹어보곤 너무 맛있다며 미국에도 팔면 안되겠냐고 제안했죠. 그렇게 수출을 시작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캐나다에서도 먼저 수출을 요청해왔습니다.”
앞서 더바른컴퍼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오늘전통 청년 초기창업기업 지원사업’ 4기로 참여해 세계시장 진출의 포석을 마련했고 2024년 12월엔 우수기업으로 문체부 장관상을 받았다. 전 대표의 목표는 해외시장에서 떡을 ‘라이스케이크’가 아닌 ‘떡(TTEOK)’ 그 자체로 알리는 것. 4월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목표를 이룰 발판이 돼줬다. 국내 창업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이번 행사에서 더바른컴퍼니는 미국 내 한인마트 세 곳과 중국시장을 포함해 총 네 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K-푸드의 인기가 떡과 같은 한식 디저트류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게 전 대표의 분석이다.
“요즘 미국에선 한인마트 소비자의 80% 이상이 교민이 아닌 미국 현지인들이라고 해요. 그만큼 K-푸드의 인기가 높다는 거죠. 떡은 과거 일본의 모찌에 비해 인지도가 한참 떨어졌지만 이젠 자체 경쟁력을 갖춘 것 같아요. 이번 행사에선 총 8종의 떡을 선보였는데 바이어들 사이에서 모두 인기가 많았습니다.”

빵만 먹는 조카들 보며 ‘요거트떡’ 개발
1998년생인 전 대표는 ‘젊은 사장님’이다. 그런 그가 전통음식인 떡을 사업화하게 된 데에는 29년째 떡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대형마트를 상대로 떡을 납품하던 공장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 직접 떡 전문 브랜드를 만들어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수많은 떡 브랜드 사이에서 그가 차별화 전략으로 처음 내세운 것은 ‘패키지’였다. 책 모양의 떡 상자에 시인들과 협업해 제작한 ‘시 카드’를 넣어 배송했다. 3040 여성 소비자를 중심으로 “나에게 주는 선물 같다”, “떡을 샀는데 마음까지 따듯해졌다”는 호의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시장에서 이름을 알린 뒤엔 본격적으로 메뉴 개발에 착수했다. 카스텔라 호박 인절미, 흑임자 인절미, 쑥 인절미 등 이른바 ‘인절미 3종’을 시작으로 크림찹쌀떡, 딸기크림떡, 요거트복숭아크림떡(출시 예정) 등 퓨전떡을 직접 개발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출시한 메뉴만 17종에 달한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주전부리가 아닌 아이들도 즐겨 찾는 디저트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직원들은 평소 떡이 아닌 다른 디저트를 맛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사무실 한 편엔 메뉴 개발에 참고했다는 각종 과자와 빵이 잔뜩 쌓여 있었다.
“조카들을 보니 빵은 좋아하는데 떡은 잘 안 먹더라고요. 아무 때고 먹을 수 있는 빵과 달리 떡은 전통음식, 명절에만 먹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도 강하고요. 젊은이들, 나아가 아이들도 즐겨 먹을 수 있는 떡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가장 인기 많은 맛 열 가지를 조사해 어떻게 하면 떡에 접목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굳지 않는 떡’은 이곳만의 또 다른 차별 포인트다. 상온에 몇 시간만 놔두면 금세 딱딱해져버리는 특성은 떡의 큰 단점 중 하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 대표는 일본에서 들여온 진공교반 기계를 사용해 떡을 반죽한다. 1분에 100회가량 진공 상태에서 반죽을 치댄 뒤 급속냉동을 하면 굳지 않는 떡을 만들 수 있다. 인절미의 경우 상온에서 5~6일을 놔둬도 표면이 딱딱해지지 않는다는 게 전 대표의 설명이다. 냉동 상태의 떡도 상온에서 1시간 정도 자연해동하면 쫄깃한 식감 그대로 맛볼 수 있다.



‘굳지 않는 떡’의 비밀은?
지금은 많이 알려진 방식이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아는 이가 없었다. 대부분 떡의 쫄깃함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반죽에 소량의 밀가루를 첨가하는 방법을 썼다. 밀가루가 발효되면서 떡이 굳는 현상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직접 연구해 떡 제조사들에 권고하는 방식이지만 전 대표는 밀가루가 들어가면 속이 더부룩해질 수 있다는 점이 걸렸다. 뭔가 다른 방법이 없을까? 다큐멘터리를 보던 중 독특한 기계가 눈에 띄었다.
“일본에선 전통과자를 만들 때 쫀득한 질감을 살리기 위해 진공교반기계를 쓰더군요. ‘저거다’ 싶었죠. 기계만 있으면 될 줄 알았는데 최적의 반죽 속도와 물성을 구현하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어요. 반죽 속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지나치게 뻑뻑하거나 반대로 너무 물컹거리는 질감이 돼버리거든요. 게다가 떡 종류별로 재료가 다르니 반죽 방법도 다르게 적용해야 하고요. 한 제품을 생산하는 데만 7개월 이상 걸렸죠.”
각종 아이디어로 무장한 퓨전떡이 끊임없이 등장하는 레드오션 시장에서 더바른컴퍼니는 매년 두 배 가까운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 2022년 1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24년 14억 원으로 크게 올랐다. 성장세의 비결은 ‘건강한 떡’이다. 100% 국산 쌀만을 사용하고 유화제와 방부제는 일절 넣지 않는다. 앞서 아이들도 즐겨 먹는 디저트를 만들겠다는 기업 철학이 확장된 결과다.
최근 출시한 밥알찹쌀떡은 ‘저당’을 앞세웠다. 설탕을 넣지 않는 대신 천연감미료를 사용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저혈당·저속노화 식단 등에 대한 현대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떡은 살찌는 음식, 혈당을 높이는 음식이라는 편견을 뒤엎고자 했다. 전 대표는 “곤약을 활용한 ‘0칼로리 떡’ 등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디저트 떡을 계속 개발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쫄깃함 대신 부드러움으로 현지 입맛 공략
유통망도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몇 해 전 홈쇼핑에 진출한 데 이어 이커머스까지 입점하면서 소비자가 언제든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얼마 후면 편의점에서도 이곳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어려운 게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호소하는 상황에서 창업 4년 차 신생 기업이 발빠르게 그물망을 넓힐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특별한 노하우는 없어요. 입점하기가 무척 어렵다는 한 이커머스에는 제안서만 100번은 넣은 것 같아요. 한 번 거절당했다고 해서 그만두면 안돼요. 발전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줘야죠. 유통망을 확보하는 게 가장 어렵기 때문에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전 대표의 목표는 떡의 한계를 계속 깨부수는 것이다. 특히 해외 수출이 탄력을 받으면서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떡을 만드는 것이 당장의 과제다. 꿀떡, 떡볶이 등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여전히 떡의 식감을 낯설어하는 외국인이 적지 않다. 현지 마트에서 ‘아시안푸드’로 분류되는 떡을 독립적인 디저트로 격상시키는 것 역시 또 다른 비전이다.
“쫄깃하다는 개념이 없는 외국인들에겐 떡의 식감이 낯설 수 있어요. 그들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하는 게 중요하죠. 때문에 저희 떡은 쫄깃함보단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으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 김밥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외국인들은 ‘이 작은 덩어리 안에 어떻게 이토록 다채로운 재료가 들어갈 수 있냐’면서 감탄하더군요. 떡이 이 같은 K-푸드의 돌풍을 이어갈 수 있다고 봐요. 삼국시대부터 이어져온 우리의 전통음식이 ‘K-떡’으로 전 세계 대표 디저트가 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조윤 기자

청년들이 만든
우리 전통 상품을 전 세계로!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함께 4월 17일부터 20일까지 미국 애틀랜타에서 ‘제23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개최하고 전통문화 분야 창업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했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동포 경제인의 연계망을 이용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2002년부터 마련한 행사다. 350여개 기업과 약 500명의 해외 구매자가 참여한 올해 행사에서 정부는 ‘2025 댓츠 코리아: 오늘전통창업’ 홍보관을 마련해 ‘오늘전통 청년창업기업’ 32개사의 상품 100여 종을 선보였다.
홍보관에는 한식과 한복, 공예, 전통체험 등 다양한 분야의 전통문화 창업기업이 참여했다. ▲굳지 않는 떡을 개발해 미국·캐나다·싱가포르 등에 수출하고 있는 ‘더바른컴퍼니’ ▲현대적인 도자기 제품으로 스타벅스·설화수 등 기업과 협업한 ‘무자기’ ▲화접도를 한복에 접목한 패션브랜드 ‘하플리’ 등이다. 이들 기업은 사업 투자 설명회, 일대일 사업 상담, 특별 세일 등 현장 행사를 통해 해외 구매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전통문화 상품을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다.
문체부와 공진원은 행사 이후에도 구매자 상담과 수출 내역 관리 등을 통해 실제 계약 체결이 이뤄질 수 이도록 지원한다. 또한 10월에는 주LA한국문화원과 함께 전통문화 상품 전시와 등 후속 행사를 통해 북미권 시장에 대한 전통문화 기업의 판로 확보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문체부는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은 만큼 우리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속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세계 속 한국문화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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