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어린이도서관과 ‘책 육아’ 함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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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도 1000권 읽기 도전해볼까?
‘책 육아’는 몇 년 전부터 인기를 얻은 육아 방식이다. 책과 친숙한 육아 환경을 만들어 책을 많이 읽게 한다는 책 육아에 공감하는 부모가 많다. 그러나 비싼 책 가격이 부담스럽다. 누구나 구입한다는 인기 전집은 30만~40만 원대가 기본이고 단행본 한 권을 구입하려고 해도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비용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게 하면 좋을지 도움을 받고 싶다는 부모도 많다.
책 육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바로 전국 곳곳에 있는 어린이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이다.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누리집(libsta.go.kr)에서 검색해보면 전국 어린이도서관은 모두 252곳이 있다. 서울에만 69곳이 있고 인천 21곳, 대전 26곳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어린이도서관이 있다. 도서관마다 특색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도서관은 책 육아를 하기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그러나 막상 도서관을 방문하면 막막함을 느낄 수 있다. 수만 권의 책 사이에서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책장 사이를 배회하게 된다. 책 읽는 습관을 들이지 않은 어린이를 데리고 도서관을 방문하면 이내 지루하다며 “밖으로 나가자”는 성화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이런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진득하게 책을 읽게 할 수 있을지 서울 중랑구에 있는 중랑숲어린이도서관을 찾아 채혜민 관장에게 도움말을 들어봤다. 중랑숲어린이도서관은 2022년 전국도서관 우수평가에서 어린이도서관으로는 유일하게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매일 한 번씩 책 읽고 도장 찍자
중랑숲어린이도서관에 들어서면 올망졸망 모여 있는 수십 명의 어린이 캐리커처가 눈에 들어온다. 중랑숲어린이도서관과 중랑구가 함께 진행하는 ‘취학 전 1000권 읽기’ 프로그램을 완수한 어린이들을 그려놓은 것이다. 취학 전 1000권 읽기는 중랑숲어린이도서관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5~7세 미취학 아동이 매일 한 권씩 3년 동안 1000권을 읽도록 유도하는 프로그램이다.
1000권이라는 숫자는 많아 보이지만 하루 한 권이라고 하면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책에 관심을 가질 만한 나이인 5세부터 하루 한 권씩 3년간 책을 읽는다면 1000권이 된다. 1000권 읽기는 곧 ‘하루 한 권 읽기’와 같은 말인 셈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하루 한 권씩 책을 읽게 할 수 있을까? 채 관장은 “우선 도서관을 익숙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책을 읽히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이 일상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적응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채 관장은 “처음에는 금방 나가자고 하던 아이들도 여러 번 방문하면 호기심에서라도 책 한두 권을 꺼내 읽어보려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아이가 스스로 책을 고를 수 있게 해야 한다. 채 관장은 “표지와 제목, 책의 앞뒷면에 있는 책 소개글 등을 보고 아이가 스스로 책을 고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자발적으로 책에 흥미를 갖게 하는 작업이자 책의 취향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가 책을 고르는 것을 너무 어려워 할 경우에는 부모가 도움을 줘야 한다. 미리 숙지해둔 추천 도서 목록을 활용할 수도 있고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서 흥미로운 책을 탐색할 수도 있다. 채 관장은 “책을 탐색하고 선택하는 과정도 독서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100권 읽을 때마다 ‘독서여권’ 제공
도서관이 익숙한 공간이 돼 책을 한두 권 고를 수 있게 되면 이제 책을 읽어볼 차례다. 채 관장은 “책을 읽고 나면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도와주면 좋다”고 말했다. 취학 전 1000권 읽기 프로그램에서는 ‘독서여권’을 제공한다. 여권에 도장을 찍으면서 느끼는 성취감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새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반복 독서를 권장하기 때문에 어제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도 ‘한 권’으로 간주한다”는 것이 채 관장의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1000권 읽기를 ‘1000번 읽기’로 바꿀 수도 있다.
100권까지 읽으면 씨앗단계의 독서여권이 다 채워진다. 100권 읽기를 달성한 어린이에게는 배지가 주어지는데 그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끼는 아이가 많다고 한다. 300권, 500권, 700권 등 단계를 달성할 때마다 배지가 주어지고 새로운 여권이 발급된다. 1000권을 다 읽고 나면 더 큰 보상이 있다. 구청에서 1000권 읽기를 달성한 아이들을 모아 기념식을 열고 구청장 명의의 상장과 메달을 수여하는 것이다. 채 관장은 “책을 읽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신나는 일인지 깨닫게 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중랑숲어린이도서관에서는 매년 1000권 책 읽기를 달성한 아이들의 얼굴을 캐리커처로 그려 도서관에 장식해둔다. 매일같이 도서관에 드나들면서 “여기 내 얼굴이 있어”라며 자랑스러워하는 아이가 많다고 한다. 2024년 한 해에 1000권 읽기를 달성한 중랑구 어린이는 73명에 달한다.
누구나 어디에서나 ‘취학 전 1000권 읽기’ 프로그램에 도전해볼 수 있다. 지역마다 있는 어린이도서관을 일상적으로 방문해 아이가 스스로 책을 고르게 하고 하루 한 번씩 책을 읽은 다음 도장을 찍어주면 된다. ‘중랑구 1000권 읽기’ 누리집(jungnanglib.seoul.kr/jn1000)에서 ‘임시여권’을 다운로드받아 꾸며줄 수 있다. 꼭 여권 형식이 아니라도 아이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방법이면 된다.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어린이도서관이 많기 때문에 독서통장, 독서기록장 등을 발급받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책 읽고 놀면서 책에 대한 흥미 키우자
독서활동은 책을 읽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책에 대한 흥미를 유지하고 읽은 책의 내용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 다양한 독후활동을 펼치면 좋다. 어린이도서관에는 이런 독후활동 프로그램이 많이 마련돼 있다. 중랑숲어린이도서관의 경우 유아를 대상으로는 ‘만지작 꼼지락 그림책 도서관’을 운영한다. 전문가와 함께 그림책을 읽고 미술활동, 몸놀이 등 독후활동을 펼치는 것이다. 장서 수로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서울특별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에서도 매월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가족이 모두 독서습관을 갖출 수 있도록 가족독서 동아리도 운영되고 책과 가까워질 수 있게 폐도서나 종이로 다양한 물품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도 열린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책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정에서부터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채 관장의 조언이다. “어려운 책을 읽지 않더라도 부모가 먼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일 때 자녀들도 책을 찾아 읽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책 육아를 위해서는 어린이도서관뿐 아니라 부모들부터 각 지역의 도서관을 가까이해보자.
김효정 기자
무슨 책이 좋을까?
도서관 누리집 확인하세요!
어린이에게 좋은 책을 권하고 싶은데 어떤 책이 좋을지 고민된다면 여러 공공·민간기관의 누리집을 이용해보자.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발행 6개월 이내 신간도서 중에서 발달단계를 고려해 어린이·청소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도서를 선정하고 연령별로 대상을 구분해 누리집에 격월로 목록을 공개한다. 도서관 누리집(nlcy.go.kr)에서 ‘자료검색-사서추천도서’를 찾아 확인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어린이도서관(childlib.sen.go.kr)에서도 매월 추천도서가 공개된다. 특히 ‘학년별 권장도서’ 탭에서는 매년 여름·겨울방학마다 제공되는 추천도서 목록을 볼 수 있다. 연령별로 추천할 만한 책이 정리돼 있기 때문에 어떤 책을 읽힐지 고민된다면 참고할 만하다. 중랑숲어린이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중랑구1000권읽기 누리집에는 아이들이 직접 추천한 도서 목록이 공개돼 있다. 또래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공감대를 넓혀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마트폰 내려놓고 책 읽는 아이로!
독서로에서 시작하세요
어떻게 책을 읽을지, 책을 읽고 나서 어떤 독후활동을 해야 할지 궁금한 학생과 학부모라면 독서로(read365.edunet.net)의 도움을 받자.
독서로는 디지털 정보매체에 익숙한 학생들이 책을 읽고 난 뒤 다양한 독후활동을 할 수 있도록 디지털 기반의 독서활동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독서로를 통해서는 다양한 독후활동을 할 수 있다. 마련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도 있다. 독서토론방에서 토론 주제를 올리거나 독후활동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도서정보를 찾아볼 때도 도움이 된다. 17개 시·도교육청이 함께 운영하는 학교도서관 정보 관리 시스템이 있어 학교 도서관의 자료를 검색해보고 싶다면 독서로에 접속하면 된다. 내 취향 도서 찾기, 추천 도서 등의 코너에서는 읽을 만한 책을 골라보면 좋다.
[자료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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