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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빠진 소년 뉴스페이스 주역으로 “2032년 달 착륙선에 탐사용 로버 탑재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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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탐사연구소 조남석 대표
제1회 우주항공의 날을 하루 앞둔 5월 26일 누리호 5차 발사 준비가 본격화된다는 뉴스가 발표됐다. 이를 위해 6월부터 단 조립에 돌입한다고 한다. 11월 누리호 4차 발사에 이어 2027년까지 매년 1회씩 누리호를 발사한다는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형 발사체 기술의 고도화와 자립화 기반 마련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리호 기술의 고도화와 더불어 ‘달’에서 ‘화성’으로 이어지는 범정부적 장기 우주 탐사 로드맵도 가동 중이다. 2032년 달 착륙선, 2035년 화성 궤도선, 2045년 화성 착륙선을 각각 발사하는 게 목표다.
자체 발사체로 달 탐사선을 발사한다면 독자적인 달 표면 탐사도 가능해진다. 달 탐사에서 우주선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탐사 활동이다. ‘달 탐사 로버(Rover)’를 연구·개발하는 스타트업 무인탐사연구소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로버는 달이나 행성 표면을 돌아다니며 지형, 온도 등 각종 환경 조건을 분석하고 자원 탐사 임무를 수행하는 유무인 차량이다. 무인탐사연구소는 2023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우주경제정상회의에 한국 대표로 참석해 달 탐사 로버를 시현한 바 있다. 부탑재위성 기관으로서 누리호 4·5차 발사 작업에도 참여한다. 최근에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기연구원(KERI)으로부터 ‘로버용 전기파워트레인’ 기술을 이전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달 탐사가 왜 중요한지, 로버 기술 개발은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조남석 무인탐사연구소 대표에게 들어봤다.

한국전기연구원이 무인탐사연구소에 로버용 전기파워트레인 기술을 이전했다고. 어떤 의미인가?
배터리 전원이 바퀴 휠을 구동시키기까지 전기적으로 힘을 전달하는 장치들을 전기파워트레인이라고 한다. 우주항공산업이 발전하려면 로버용 전기파워트레인의 국산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부품 가격이 산업용의 10배 이상인 데다 국가 규제에 따라 구매 자체가 어려운 품목도 있다. 구매가 가능하다 해도 조달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부품은 크게 일반급·항공급·우주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의 이번 기술 이전은 우주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우주급 부품’을 함께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전기를 쓰는 물건은 모두 열이 발생한다. 지구에서는 공기가 그 열을 식혀준다면 우주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열을 식히지 못하면 부품이 녹아버린다. 우주급 배터리·모터·변속기 등은 극한 기온(우주의 낮은 섭씨 127℃까지 올랐다가 밤이면 영하 173℃까지 곤두박칠친다)에서도 동작할 수 있도록 개선된 전기파워트레인이다.

전기파워트레인 기술을 포함해 무인탐사연구소가 지금까지 확보한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달 위에서 주행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휠 관련 기술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부품에서 나오는 열을 로봇 차체가 견딜 수 있는 기술도 보유 중이다. 다만 모터나 배터리는 수입산에 의존하다 보니 우리나라가 목표하는 ‘독자적 달 탐사’를 달성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전기연구원의 모터와 기반 기술을 이전받아 우리가 개발한 차체에 넣어 실험하는 공동연구 단계 초입에 있다.

달 탐사 로버의 목적이 궁금하다.
세계 각국이 왜 달에 가려고 하는지부터 짚어야 한다. 2040년이면 고갈될 것이라고 전망되는 ‘희토류(반도체·배터리 소재, 방산사업에 필수인 희소 광물)’가 대거 매장돼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위치정보시스템(GPS)이나 달에 대한 명확한 지형 데이터가 없어 로켓이 광물이 있는 장소에 정밀하게 착륙하는 것이 어렵다.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탑재체로 로버가 각광받고 있다. 로버의 첫 임무는 광물 채집과 분석이다.

정확한 맵 정보가 없는데 로버는 어떻게 위치를 파악할 수 있나?
로버의 경쟁력이 바로 GPS 없이 동작하는 것,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지구는 전봇대, 건물과 같은 객체가 많고 GPS, 나침반 센서가 작동하기 때문에 로봇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반면에 달에서는 별자리를 기준으로 또는 착륙선과 교신하며 위치를 보정해야 한다. 로버는 에어태그 기술처럼 디바이스끼리 통신하며 위치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현 위치를 얼마나 잘 찾아나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로버가 우주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지는 어떻게 확인하나?
우주물체는 기본적으로 열·진공시험을 거쳐야 한다. 물체에 열을 가해 열균형을 체크하고 진공에서도 터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다음 내방사선·진동시험까지 거치면 우주에 나가서도 동작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달 탐사 로버는 여기에 하나 더, 입자가 매우 고운 흙 위에서 바퀴가 잘 굴러갈 수 있는지 시험해야 한다. 무인탐사연구소는 아폴로 14호가 달에서 가져온 흙을 모방해 제작한 ‘인공 월면토’를 보유하고 있다. 그 위를 달리는 실험을 토대로 바퀴 형태를 연구해오고 있다. 2019년에는 국내 최초로 행성 모사 환경(MDRS, 미국 유타주 사막의 화성탐사연구기지)에서 로버 주행 성능을 검증하고 환경 관측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2018년 설립된 무인탐사연구소는 2륜 초소형 로버 ‘스카라브(Scarabs)’와 4륜 중형 로버 ‘해태(Haetae)’, 접이식 로버 ‘거북이(Geobugi)’를 개발 중이다. 세 개 로버는 배터리로 움직이며 태양광 패널을 장착해 전력을 충전하는 방식이다. 개발 속도로 따지면 해태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크기가 작아 상대적으로 탑재 비용이 적은 스카라브가 2027년 미국 발사체를 타고 먼저 우주로 떠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무인탐구연구소는 2025년 누리호 4호기, 2026년 누리호 5호기에 로버의 핵심 부품을 싣는다. 실제 우주환경에서 부품 작동 여부를 재차 확인하고 자체 개발한 달 탐사 로버 완전체를 2032년 한국형 달 착륙선에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스카라브가 처음 실리는 발사체가 미국산이라는 점이 아쉽진 않나?
실패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했다. 원하는 대로 2032년 한국형 발사체(차세대 발사체)에 우리 로버를 실어보내더라도 정작 달에서 역할을 다 못해내면 안되지 않나. 2027년 임무에 실패하더라도 그 경험을 녹여내 더 완벽한 로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회가 많아야 성장도 빨라진다.

우리나라 우주산업의 수준은 어디까지 와 있다고 생각하나?
서방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발사체나 인공위성 개발이 늦었던 게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국제우주정거장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걸 만회하기 위해 위성, 발사체에 대한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일정 수준까지 올라왔다. 나아가 우주강국으로서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국과 더 많은 우주프로젝트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국제 우주프로젝트들이 달·화성 탐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열 번째 가입국으로서 로켓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달 탐사 로버 개발 스타트업을 창업한 배경이 궁금하다.
나로호 발사, 이소연 박사의 우주행을 보고 자라면서 막연히 우주에 로봇을 보내고 싶다는 꿈을 꿨던 것 같다. 그러다 고등학생 때부터 과학 행사를 계속 찾아다녔다. 특히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하나도 빠짐없이 참가했다. 항우연 페이스북 2년치 모든 게시물에 댓글을 달았다. 대학생이 되자마자 또 항우연 행사에 가서 방명록을 쓰고 있는데 연구원이 내 이름을 보더니 원장실로 끌고 가 “이 친구가 그 친구”라고 하더라. 당시 원장님이 “너는 연구원에 들어오지 말고 창업을 하라”고 조언하기도 했고 이 분야를 떠날 수 없는 결정적인 일이 또 있었다. 버즈 올드린(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달을 밟은 우주비행사)이 2015년 항우연 간담회에 왔을 때 “한국과 미국이 화성에 가는 미션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며 원장님께 기념품을 선물했다. 근데 원장님이 이건 정말 갈 수 있는 사람이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내게 다시 주셨다. 그날로 화성까지 가야 한다는 마음의 빚이 생겼다. 도망칠 수 없게 돼버렸다(웃음).

앞으로의 바람은?
우리 힘으로 만든 로버를 2032년 달 착륙선에 탑재하고 싶다. 대한민국 최초 인공위성 ‘우리별 1호’, 최초 자력 우주발사체 ‘누리호’, 최초 달 궤도선 ‘다누리’에 이어 최초 달 표면 임무 수행은 무인탐사연구소로 기록되고 싶다. 우리가 개발한 부품을 우주에서 검증하는 것이 우선이다. 모든 기술력을 끌어올려 보겠다.

이근하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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