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에서 기름이 콸콸~ 플라스틱 지구 기술혁신으로 살린다 > 정책소식 | 정보모아
 
정책소식

폐플라스틱에서 기름이 콸콸~ 플라스틱 지구 기술혁신으로 살린다

작성자 정보

  • 공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btn_textview.gif



환경소셜벤처 에코인에너지 이인 대표
출근길에 커피 한 잔을 사들고 왔다. 점심 식사 후엔 습관처럼 음료 한 잔을 손에 쥐고 사무실 책상에 앉았다. 업무 중간중간 소포장된 과자를 먹었다. 퇴근 무렵 어느새 책상 한 편에는 분리 배출할 쓰레기가 쌓여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인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은 208㎏이다. OECD 1위로 회원국 평균의 네 배에 달한다. 이 수치를 만드는 데 나도 한몫한 셈이다.
이에 정부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범정부적 종합대책을 수립·추진해오고 있다. 2021년 환경부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중을 2030년까지 10%로 끌어올려 순환경제 및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정유 3사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과시켰다.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얻은 ‘열분해유’를 플라스틱의 기초 원료인 ‘납사(나프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이러한 친환경적 발걸음에 동참하는 환경소셜벤처기업이 있다. 2015년 설립된 ㈜에코인에너지는 열분해 기술로 폐플라스틱을 석유로 전환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관련 장치 개발·운영을 사업화해오고 있다. 에코인에너지가 자체 개발한 ‘이동 가능한 모듈형 IoT 폐플라스틱 열분해 장치(TMR4K)’는 2023년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됐고 2024년 1월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개최한 ‘2023년 탄소중립·녹색성장 추진 유공’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올해 3월에는 조달청이 에코인에너지를 방문해 순환경제 혁신제품의 공공확산을 위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최대 61% 탄소중립 효과”
4월 말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에코인에너지 기업부설연구소에서 이인 대표를 만났다. 그가 작은 병 하나를 들고 와 인터뷰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식용유와 흡사한 질감과 색감의 액체가 가득 담겨 있었다. 바로 플라스틱에서 뽑아낸 기름, 열분해유다.
플라스틱 재활용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플라스틱을 잘게 부숴 녹인 뒤 가공해 다시 플라스틱 제품으로 생산하는 ‘물리적 재활용’, 플라스틱을 소각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열적 재활용’, 그리고 에코인에너지가 지향하는 ‘화학적 재활용’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무산소 상태에서 폐플라스틱에 고온(500℃ 전후)의 열을 가해 유류로 환원시키는 재활용 기술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에서 다시 플라스틱의 재료가 나오는 선순환 사이클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폐플라스틱을 원료 상태로 되돌리기 때문에 이물질이 포함돼 있거나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이 섞여 있어도 재활용 처리가 가능하다. 재활용 횟수가 늘수록 품질이 저하되는 물리적 재활용의 단점도 보완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독일 최대 화학사 바스프가 발표한 LCA(Life Cycle Assessment, 제조부터 폐기까지 총탄소배출량) 보고서를 종합하면 폐플라스틱을 열분해로 처리했을 때 최대 61%의 탄소중립 효과가 있고 열분해유로 플라스틱을 만들어내면 최대 85%의 저감 효과가 있다”고 부연했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이후 열분해유 각광
이 대표에 따르면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술은 30여 년 전부터 연구돼왔으나 이를 뒷받침할 정책이나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탓에 속도가 더뎠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자’는 공동 목표를 선언하면서 열분해유가 각광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에코인에너지가 생산하는 열분해유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납사의 비율이 높을수록 품질 좋은 열분해유를 의미하는데요.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테스트한 결과 에코인에너지 열분해유의 납사 비율은 평균 50~60%에 이르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의 분석 결과에서는 열분해유 생산 과정 중 발생하는 배출가스 및 오염물질 수준이 현저히 낮은 것을 확인했고요. 염화수소(0.56ppm)와 황화수소(0.24ppm)량도 대기환경보전법 기준 8분의 1, 30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황화수소의 경우 악취를 유발하는 물질로 공장 가동 시 민원 발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더욱 유의미한 결과죠.”
열분해유와 납사는 2차 공정을 거쳐 나온다. 1차 열분해 과정에서 진득하고 불투명한 열분해유가 된 뒤 2차 정제 과정을 통해 경질의 투명한 노란빛 납사를 추출하게 된다. “에코인에너지는 1차 공정만으로 경질의 열분해유를 다량 생산할 수 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모듈형·소형화 장치로 이동하며 열분해
에코인에너지가 개발한 모듈형·소형화 열분해 장치 TMR4K도 눈에 띈다. 국내 최초로 이동이 가능한 폐플라스틱 열분해 장치로 기존 열분해 시설처럼 대규모 플랜트 공사 없이도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폐플라스틱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초지방자치단체는 폐플라스틱 최소 처리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대규모 열분해 공장 구축에 제약이 있다. 이 대표는 “혐오시설로 인식돼온 폐기물처리시설의 특성상 지역주민의 민원이 많아지면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확보가 어렵다. TMR4K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TMR4K는 혼합 폐플라스틱 속 잔류 산소를 제거해 가열한 뒤 발생된 유기 가스를 다시 응축시켜 열분해유를 생산한다. 폐플라스틱 1톤을 투입할 경우 약 650㎏의 열분해유를 뽑아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름은 정유사의 대체 원료, 석유화학사의 친환경 원료로 쓰인다.
“플랜트 설비와 비교했을 때 동일 처리 용량 기준으로 30% 이상의 공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장비를 5톤 트럭으로 운송할 수 있을 정도로 부피를 줄였죠. 전국 선별장이나 소각장, 민간업체가 운영 중인 매립장 등 폐기물처리시설이 들어선 곳에 여분의 공간만 있다면 설치할 수 있습니다.”

국악 전공자에서 친환경 기업 창업가로
올해로 10년째. 에코인에너지의 친환경적 발걸음은 이 대표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국립국악고등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에서 국악을 배우던 그가 돌연 친환경 사업을 결심한 데는 오랫동안 겪어온 환경문제의 영향이 컸다. 자주 오가던 낚시터에서 목격한 수질오염, 공연을 위해 전국 팔도를 다니던 시절 눈에 들어온 플라스틱 폐기물 풍경이 잊히지 않았다. 그는 2010년 한밭대학교 창업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
학식만으로 환경 전문 기업을 창업할 순 없었다.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 기업에서 일하며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을 쌓았다. 폐기물 분류 공장 관리직부터 폐기물 거래 담당까지 폐기물의 유통 경로를 익혔다. 그러면서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기술을 처음 접하게 됐다. 이미 존재하는 기술이었지만 당시 정제과정이 미흡한 탓에 열분해유의 상품성이 떨어졌다. 그는 전문가들을 영입해 에코인에너지만의 기술력을 키웠다. 그 결과 폐합성수지의 유화장치, 폐플라스틱의 저온 열분해 유화시스템, 폐기물 고온 멸균 열분해 처리장치 등 14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천을 목표로 한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에코인에너지는 한국기술교육대·국립공주대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대구보훈병원에서 나오는 비의료폐기물 중 폐비닐을 각각 수거해 열분해유로 생산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폐플라스틱을 생산 자원으로 활용한다.
이 대표는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남녀노소 누구나 탄소중립에 대한 이해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안정적인 형태를 갖추고 나면 캠페인을 전개하고 싶어요. 플라스틱을 분리배출해야 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잖아요. 더 나아가 ‘폐플라스틱 두고 뭐하나? 기름 뽑아야지!’라는 것에 대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근하 기자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
환경보호 다짐 SNS에 올려주세요!
환경부와 유엔환경계획이 ‘2025 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앞두고 ‘세계 환경의 날 실천 활동’을 시행 중이다. ‘공동의 도전, 모두의 행동’이라는 이번 세계 환경의 날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제사회의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고 환경보호에 공감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참여 방법으로는 자신의 누리소통망(SNS)에 환경보호에 대한 다짐과 실천하려는 내용을 검색 기호(해시태그, #)를 포함해 올리면 된다. 세계 환경의 날 행사 공식 홍보대사인 성악가 조수미 등 평소 플라스틱 오염 문제에 관심 있는 유명인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수중 정화 활동도 펼쳐진다. 환경부는 수중 정화 활동에 참여 의사가 있는 단체 또는 동호회를 대상으로 관련 영상을 SNS에 올리거나 구글폼을 통해 공유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이렇게 공유된 영상 중 일부는 6월 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공개된다. 환경부는 국민의 노력으로 수거된 폐플라스틱이 친환경 소재로 재탄생하는 영상을 송출하는 등 우리 모두의 행동이 만드는 변화를 기념식 현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 글이 없습니다.

새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