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가의 상생 위해 강력히 연대해야 2030 부산엑스포는 연대의 엑스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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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9월 20일(현지시간) 제78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거래의 불법성과 위험성에 관한 국제사회의 주의를 환기하고 단합된 대응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격차 등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우리의 적극적인 기여 의지를 표명한 데 이어 2030 부산세계박람회(이하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총회 본회의장에서 ‘신뢰 회복과 글로벌 연대 재촉진(Rebuilding trust and reigniting global solidarity)’이라는 주제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의에 연설자로 나섰다. 유엔총회에 2년 연속 참석한 윤 대통령은 이날 18번째로 연단에 올라 15분간 기조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2년째 지속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사회의 가치와 이념의 분열을 심화시켰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야기한 경제적 타격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욱 증폭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례없는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 안보는 물론 경제, 기술, 보건, 환경,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국가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격차를 줄이고 세계 모든 국가들이 상생해나가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강력히 연대해야 하며 유엔이 그 중심에 서야 한다”고 밝혔다.
개발·기후·디지털 격차 해소 방안 제시
윤 대통령은 특히 개발 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 등 3가지 글로벌 격차 문제를 제기하고 재원과 기술역량을 가진 국가들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그리고 우리 정부의 지원 방향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긴축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2024년 공적개발원조(ODA) 정부예산안 규모를 40% 이상 확대했다”면서 “확대된 ODA 자금을 활용해 수원국에 대한 맞춤형 개발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수원국들의 발전을 위한 교육훈련 ODA를 적극 추진해나가겠다고 했다.
기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선 폭염, 폭우, 태풍과 같은 극한 기후가 일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후위기 취약국들의 탄소배출 감축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돕기 위해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 달러를 추가 공여하는 등 그린 ODA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 수소와 같은 고효율 무탄소에너지(Carbon Free Energy·CFE)를 폭넓게 활용·공유하겠다면서 무탄소에너지 확산을 위한 오픈 플랫폼인 ‘CF연합(Carbon Free Alliance)’을 결성하겠다고 밝혔다. 무탄소에너지는 직접적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기를 생산하는 일체의 에너지원을 말한다.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전, 수소, 탄소포집저장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디지털 격차가 곧 경제의 격차”라며 우리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개도국들의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질서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해 ‘디지털 권리장전’을 조만간 제시하겠다고도 했다. 디지털 권리장전은 디지털 접근성 확보와 디지털 격차 해소 등 디지털 포용을 넘어 누구나 디지털을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권리로 규정하는 것을 말한다. 윤 대통령은 또 인공지능(AI)에 관한 유엔 국제기구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AI 글로벌 포럼’ 개최를 제안했다.
북·러 무기 거래에 엄중 경고
윤 대통령은 “국제평화와 안전 없이 우리는 어떠한 발전과 번영도 이룰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 재건을 적극 돕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공약에 따라 안보·인도·재건 분야를 망라한 포괄적 지원 프로그램을 이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9월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밝혔듯이 우크라이나에 2024년 3억 달러, 추가로 20억 달러 이상의 중장기 지원 패키지를 마련해 우크라이나 재건을 돕겠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평화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실존적인 위협일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 평화의 최종적 수호자여야 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다른 주권국가를 무력 침공해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무기와 군수품을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정권으로부터 지원받는 현실은 자기모순적”이라고 북한과 러시아를 비판했다.
또한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대량살상무기(WMD)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얻게 된다면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면서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의 연대와 원칙에 입각한 행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은 2024~2025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유엔 회원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세계 평화를 진작하고 구축하는 데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 호소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2030 부산엑스포가 ‘연대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190여 개국 정상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발언의 상당부분을 2030 부산엑스포에 할애하며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 총력을 다했다. 윤 대통령이 각국 정상들에게 부산엑스포 유치에 관해 비중 있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최종 개최지 선정이 약 2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지지를 호소할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유엔총회는 193개 회원국 정상이 참여하는 가장 큰 국제무대로 사실상 엑스포 개최지 투표권을 가진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정상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부산은 6·25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한국을 다시 살려준 도시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70여 년 전 공산 세력의 무력 침공을 받아 한반도 대부분이 점령당했을 때 자유의 마지막 보루 역할을 한 도시, 6·25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제2의 환적항으로 발돋움하며 한강의 기적을 이끈 도시”라며 “부산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는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인 부산에서 2030 엑스포를 개최해 글로벌 책임국가의 역할을 적극 수행하고자 한다”며 부산 유치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아울러 부산엑스포를 통해 한국이 지난 70여 년간 달성한 고도성장 경험을 세계 각국과 공유하고 국제사회에서 받은 도움을 다시 돌려주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정과 외교의 기조는 자유와 연대”라며 “그 연장선상에서 2030 부산엑스포는 세계시민이 위기를 함께 극복하면서 자유를 확장해나가는 연대의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국의 역사, 문화, 상품, 그리고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축제의 공간이 될 것이며 세계 시민의 자유, 평화, 번영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강정미 기자
박스기사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총력전
40여 개국 정상회담 ‘초강행군’
그야말로 ‘초강행군’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9월 18일부터 22일(현지시간)까지 4박 6일간 미국 뉴욕에 머무르면서 40여 개국 정상과 개별 양자회담을 갖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이하 부산엑스포) 유치를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제78차 유엔총회 참석 차 뉴욕을 방문한 첫날인 9월 18일 하루에만 스리랑카, 산마리노, 부룬디, 체코, 덴마크, 몬테네그로, 투르크메니스탄, 세인트루시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9개국 정상을 만났다. 윤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을 만나 “부산은 세계 제2위 환적항이자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관문”이라며 “부산엑스포는 세계 최고의 디지털 기술로 엑스포 참가국들의 문화와 역사, 자원과 상품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최적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방 이틀째인 9월 19일에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 모나코, 레소토, 수리남, 벨리즈,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8개국 정상급 인사와 양자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경쟁에서 연대로 전환’되는 부산엑스포의 키워드를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순방 사흘째인 9월 20일에는 유엔총회 기조연설 앞뒤로 11개국 정상과 연쇄 양자회담을 갖고 개최지로서 부산의 강점을 소개하고 각국에 맞춤형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중앙아프리카공화국, 키르기스스탄, 모리타니, 콜롬비아, 헝가리, 이스라엘, 태국, 불가리아, 그리스, 에스와티니 등 11개국 정상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9월 21일 뉴욕대에서 열린 ‘디지털비전포럼’ 참석에 이어 세인트키츠네비스, 에콰도르, 시에라리온, 마케도니아, 네팔, 슬로베니아, 파라과이 등과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카리콤(CARICOM·카리브 공동체) 소속 국가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경제협력 등 구체적인 실질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산마리노와 부룬디,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는 수교 이래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산마리노는 인구 3만 3000명의 작은 나라다. 이름마저 생소한 나라지만 산마리노는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으로 엑스포 개최지 투표권이 있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두 달 앞둔 만큼 이름이 생소한 국가는 물론 그간 만나지 못했던 국가와 정상 위주로 회담 일정을 잡았다. 윤 대통령은 상대국 정상을 만날 때마다 부산엑스포 관련 홍보책자를 직접 전달하면서 부산엑스포가 지향하는 비전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는 총력외교를 전개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의 이번 미국 순방은 엑스포 총력전”이라면서 “뉴욕 공관을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사실상의 베이스캠프로 삼고 유엔본부를 오가며 최전선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은 수출뿐 아니라 기업의 해외 진출, 해외기업의 국내 투자유치 등을 위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분초를 다투며 뛸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연쇄 양자회담을 계기로 각국 정상과 투자, 원전, 방산, 인프라,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시장 확대와 협력을 논의했다.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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