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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산 품은 캠핑의 성지 더위가 들어올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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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국립공원 덕유대야영장
전북 3대 오지(奧地)인 ‘무진장’, 즉 무주·진안·장수는 이제 더는 두메산골이 아닌 청정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무주는 너그러운 덕유산과 깊은 계곡을 품고 있어 ‘무진장의 대장’이라 할 만하다. 호남 내륙에 있는 무주는 스키장이 있을 정도로 여름에도 서늘하고 공기가 맑다. 반딧불이가 밤하늘을 수놓는 깨끗한 환경, 울창한 덕유산 숲에서 즐기는 캠핑. 무진장 무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올여름에 이보다 더 좋은 휴가지가 있을까?
덕유산을 품은 무주(茂朱)는 그 이름처럼 깊고 울창하다. 백두대간에 위치한 덕유산은 해발 1500m 이상의 고지대가 많다. 다양한 아고산대 특징을 보여준다. 고지대이니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 무주에 스키장이 있는 이유다.
무주에서도 고지대인 설천면에는 스키장뿐 아니라 국내 최대 야영장이 있다.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덕유대야영장이다. 최대 규모의 국립공원 야영장으로 1993년에 조성됐으니 대한민국 캠핑 역사와 동고동락한 ‘캠핑의 성지’다.
반드시 그늘과 계곡을 확보해야 하는 여름 캠핑에서 덕유대는 천혜의 장소다. 덕유대야영장은 여느 캠핑장과는 비교가 안되는 규모를 자랑한다. 덕유산 한 자락을 통째로 빌린 것처럼 거대한 숲을 품고 있다. 소나무, 전나무, 참나무, 단풍나무뿐 아니라 구상나무까지 나무 전시장 같다. 덕유대의 역사처럼 굵직한 나무들 아래 텐트를 치면 더위가 들어올 틈이 없다.





배치도가 무용지물, 어마어마한 크기
어마어마하게 넓은 덕유대야영장. 잘못하면 길을 잃을 수 있다. 우리나라 최대 야영장으로 7개의 영지, 500여 동 규모다. 계곡가 평지인 ‘7영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산비탈에 계단식으로 조성돼 있다. 야영장이 거의 산의 한쪽 면을 차지하고 있다. 야영장 안내를 받고 들어서면 곧 왼편으로 7영지를 만난다. 덕유대야영장 전체에서 유일하게 자동차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편의시설도 좋고 전기도 쓸 수 있어 동계에도 운영한다. 평지인데다 계곡을 끼고 있어 덕유대야영장 중 가장 인기가 많다.
여름 휴가철에는 국립공원 야영장 중에서도 예약 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7영지를 지나 갈림길에서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나머지 1~6영지까지 있다. 이곳은 일반 야영장으로 차를 일정 장소에 놓고 짐을 옮겨야 하며 전기를 사용할 수 없어 동절기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먼저 야영장 관리소를 지나면 위쪽으로 카라반, 아래쪽으로 체류형 시설(솔막, 통나무집, 황토집)이 나온다. 텐트가 없거나 간편하게 캠핑을 즐기고 싶을 때는 이 시설들을 이용하면 된다. 솔막은 총 10채가 산비탈에 자리한다. 마치 동화 속 집을 연상시키는 하얀 외형 덕분에 인기가 많다. 시설 내부에 간단한 캠핑용품은 있으나 대부분 자기 장비를 가져와야 한다.
길 건너 언덕으로는 카라반들이 자리하고 있다. 계단식으로 자리한 카라반존 사이에 세모 지붕의 개성적인 집 두 동이 눈에 띈다. ‘랏지’라고 하는 건물인데 다락도 있고 일반 솔막과 달리 화장실도 있어서 특히 경쟁이 치열하다.
카라반존 옆으로 1영지가 있다. 계단식이며 영지가 작지만 깊은 숲의 느낌이 참 좋다. 비탈을 오르면서 2영지, 3영지가 나온다. 1영지보다는 큰 구역이다. 자리에 따라서는 다소 거친 맛도 느껴진다. 하지만 공통점은 커다란 나무에 둘러싸인 타프(그늘막)가 필요 없을 정도로 울창하다는 점이다. 화장실, 개수대 등 편의시설이 곳곳에 있지만 오고 갈 때 약간 숨이 차오르는 등산을 각오해야 한다.
덕유대야영장 중앙에는 랜드마크가 있다. 바로 낮은 나무들로 ‘덕유대’를 표현했다. 랜드마크 뒤로는 붉은 단풍나무가 보이고 그 위로는 국립공원 종복원기술원·식물복원센터가 있다. 4영지도 2·3영지와 마찬가지로 경사가 꽤 느껴진다. 4영지에서 내려오면 5영지가 자리 잡고 있다. 5영지는 7영지 다음으로 정비된 느낌이 든다. 대체로 구역이 크고 4영지에 비해 경사도 완만한 편이다. 5영지 아래에 6영지가 아담하게 자리한다. 6영지에서 더 들어가면 대형 야외공연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각종 행사나 공연이 열려 캠퍼들을 즐겁게 해준다.

야생미 풍기는 야영장
덕유대야영장은 워낙 넓고 구역 구성이 다양해 취향과 편의성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 아이가 있거나 전기 등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둔다면 7영지를 노려야 한다. 하지만 전기가 필요 없고 조금 더 자연 속에 묻혀서 마음 비우기를 원한다면 나머지 영지를 권한다. 야생미가 물씬 풍긴다. 덕유대야영장은 자리 선택이 힘들다. 평면 배치도라서 경사를 알 수 없으니 처음 간다면 그냥 감으로 자리를 골라야 한다. 하지만 어디건 푸른 나무들로 그늘과 맑고 쾌적한 산소 공급은 보장되니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캠핑장을 예약하기 힘든 요즘, 언제 가도 너그러이 받아주는 곳이 덕유대야영장이다. 워낙 넓어서 전기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남는 자리가 있다. 급작스럽게 캠핑을 가고 싶을 때 떠나기 좋은 곳이다. 전기 사용만 포기하면 어디든 여유로움이 찾아온다. 원시림 속 영지도 좋고 깔끔한 소나무 옆도 좋다. 사진을 찍어도 ‘적당한 여백’이 생기는 숲속 텐트들. 계단식으로 자리한 곳에서 전망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에서는 참나무향이 나는 듯하다.
초여름의 상큼한 녹색들이 자연 그늘막이 되고 숲이 방패처럼 막아주니 더위 걱정이 없다. 아침을 먹자마자 아이들은 벌써 계곡으로 길을 나선다. 아이들이 아빠와 물놀이 간 사이 엄마는 덕유대를 숲속 도서관으로 만든다. 선선한 바람이 책장을 자동으로 넘긴다.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며 물놀이 갔던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오면 엄마의 휴식은 끝. 재빨리 꼬들꼬들한 라면을 끓여내는 분식집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한여름에도 경량패딩 준비해야
덕유대에는 열대야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여름에도 경량패딩 정도는 준비해야 한다. 여름이라고 반팔이나 얇은 겉옷만 챙겼다가는 덕유산의 밤공기에 당황할 수 있다. 최근 이곳을 찾은 필자도 쉬엄쉬엄 무주 구천동 산책길을 나섰다가 소나기를 만났다. 다행히 내려오는 길이라 휴게소에서 비를 피했다. 비가 잦아들고 내려가는 찰나 뭔가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머리가 아프다. 머리를 가격한 범인은 바로 우박. 덕유대가 그만큼 기온 변화가 심한 고지대란 걸 몸소 느낀 하루였다.
덕유대야영장은 무주 구천동, 백련사를 거쳐 향적봉(1614m)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이곳에서 캠핑한다면 구천동 계곡은 내 앞마당이다. 산행을 계획한다면 최적의 베이스캠프다.
7영지를 지나 언덕을 오르기 전 갈림길에서 무주 구천동 계곡 길이 시작된다. 백련사로 오르는 탐방로(임도길)와 별도로 계곡을 사이에 두고 나란히 가는 오솔길이 있다. 구천동 ‘어사길’이라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시원한 계곡을 느끼며 걸을 수 있다. 덕유대야영장에 머문다면 어사길 트레킹은 특권이자 의무다.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부담 없이 걷는다. 심심할 만하면 나오는 생태교육 안내판도 읽어본다. 길에는 덕유의 역사, 삶의 흔적이 녹아 있다.
덕유대야영장에서 백련사를 거쳐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에 닿는다. 그 거리가 8.5㎞나 되고 백련사 이후부터 길도 험하다. 등산 초보자에겐 어려운 코스다. 쉽고 보편적인 방법인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관광 곤돌라의 힘을 빌려 보자. 곤돌라 15분 탑승 후 설천봉(1525m), 여기서 내 발로 600m만 오르면 남한에서 4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향적봉과 감격스럽게 조우할 수 있다. 확 트인 풍광 속에 지리산, 가야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니 참으로 흐뭇하다.

안윤정 여행작가
여행작가이자 휴양림·캠핑 여행 전도사다. 주말마다 전국 방방곡곡에 발도장을 찍고 있다. <우리는 숲으로 여행간다> <캠핑으로 떠나는 가족여행> <숲에서 놀자>(공저) 등을 썼다. 산림청 매거진 <숲>, 산림조합 월간지 <산림>, 국립공원 블로그 등 각종 매체에 숲 여행을 소개하고 있다.

박스기사
덕유대야영장 예약 방법







덕유대야영장은 국립공원 예약시스템(reservation.knps.or.kr)을 이용해 예약해야 한다. 국립공원 야영장은 선착순 예약과 추첨제를 병행한다. 국립공원은 여름 성수기뿐 아니라 봄, 가을에도 성수기가 있다. 성수기에는 일정에 따라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 성수기를 제외한 기간에는 한 달에 두 번, 보통 1일과 15일 오후 2시에 선착순 예약이 시작된다(1일, 15일이 주말이나 공휴일이면 이어지는 평일 오후 2시에 개방).

주소 전북 무주군 설천면 구천동1로 159
전화 063-322-3174
시설 일반 영지 426개, 자동차 영지 68개, 카라반 전용 영지 8개, 체류형 시설
(카라반 13대, 솔막 10동, 랏지 2동, 통나무집 3동, 황토집 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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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국립공원 덕유대야영장 주변 돌아보기



태권도원
무주에는 우리나라 국기인 태권도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태권도원이 있다. 박물관뿐 아니라 체험관도 운영해 아이와 함께 참여하면 유익하다. 태권도원의 자랑인 시범단 공연도 시간을 맞춰 꼭 관람해보자. 한 편의 뮤지컬 속에 태권도 기술과 격파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멋진 공연이다.
주소 전북 무주군 설천면 무설로 1482 | 전화 063-320-0114



적상산 사고지
단풍이 아름답다는 적상산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사고지가 있다. 5대 사고 중 하나다. 구불구불 적상산을 오르다 보면 중턱에 댐 건설로 생긴 적상호가 있고 그 호수를 바라보는 곳에 붉은 건물 두 채가 있다. 한 채는 실록과 그 편찬 과정을 보여주는 실록각이고 다른 한 채는 왕실 족보를 봉안한 선원각이다. 실록은 기록과 편찬 과정이 꽤 까다롭다. 앞으로는 수난 없이 잘 간직되길 바라는 마음이 절로 든다.
주소 전북 무주군 적상면 산성로 960



머루와인동굴
적상산 사고지에서 조금 내려오면 머루와인동굴이 나온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무주 특산물인 머루로 만든 와인을 맛보고 구입할 수 있다. 아이들은 머루 주스와 머루 초코파이를 먹으면 된다. 어두운 동굴이지만 반짝이는 조명들로 운치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누구나 포토존에서는 멋진 자세로 사진도 찍고 간다.
주소 전북 무주군 적상면 산성로 359 | 전화 063-322-4720



칠연폭포
덕유산 남서쪽 자락의 칠연계곡은 구천동 못지않은 곳이다. 멋진 기암괴석과 크고 작은 폭포들이 여름 더위를 날려준다. 칠연폭포를 만나려면 안성탐방지원센터를 찾아야 한다. 칠연폭포는 동엽령까지 이어지는 코스 중간, 칠연삼거리에서 300m만 오르면 된다. 등산 초보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는 거리다. 잘 정비된 길을 따라 시원한 계곡을 끼고 걷는다. 문덕소의 짙은 물빛을 감상하고 조금 고도를 높인다. 계단으로 살짝 힘을 더하면 7개 폭포가 연달아 흐르는 칠연폭포에 닿는다.
주소 전북 무주군 안성면 칠연로 608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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