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처럼 안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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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을 둘러싼 우리말
장마의 끝을 알리듯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입니다. 이때는 태풍이 다가오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다른 자연현상이나 재난과 달리 태풍에는 제각각 이름이 있습니다. 태풍 이름은 어떻게 만들고 누가 짓는 걸까요?
태풍 이름, 어떻게 지을까?
태풍은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같은 지역에 두 개 이상 존재하기도 하는데요. 이때 혼동을 막기 위해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태풍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사람은 1953년 호주의 예보관들인데요. 처음에는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 이름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공식적인 태풍 이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공군·해군들이 붙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는 태풍이 온순하게 지나길 바라는 마음에 자신의 부인이나 애인 이름으로 불렀는데요.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으로 1978년 이후부터는 남녀 이름을 번갈아 사용했습니다.
2000년부터는 아시아태풍위원회에 가입한 14개 국가(한국·북한·중국·일본·홍콩·캄보디아·라오스·마카오·말레이시아·미크로네시아·필리핀·태국·미국·베트남)에서 각국의 고유언어를 살린 단어를 10개씩 제출해 총 140개 이름을 사용하는데요. 140개 태풍 이름을 5개 조로 나눈 뒤 순서대로 태풍 이름을 부르도록 결정했습니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면 1번부터 다시 쓰는데요. 태풍이 연간 25개 정도 발생하므로 전체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4∼5년이 걸립니다. 140개 중 한글로 된 태풍 이름은 20개인데요. 우리나라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개나리로 바뀜), 메기, 독수리를 사용하고 북한은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수리개, 메아리, 종다리, 버들, 노을, 민들레, 날개를 쓰고 있습니다.
이런 태풍 이름은 간혹 퇴출되기도 하는데요. 태풍위원회 회원국은 어느 해에 온 태풍이 막대한 피해를 줄 경우 앞으로 비슷한 피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그 태풍 이름은 없애고 다른 이름으로 바꿉니다. 퇴출된 한글 이름으로는 북한이 제출한 ▲봉선화(2002년 노을로 변경) ▲매미(2006년 무지개로 변경) ▲소나무(2015년 종다리로 변경) ▲무지개(2017년 수리개로 변경)와 우리나라가 제안한 ▲수달(2006년 미리내로 변경) ▲나비(2007년 독수리로 변경)가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고니도 퇴출이 결정됐는데요. 고니는 2020년 필리핀을 관통해 25명의 사망자와 400여 명의 부상자, 4000억 원의 재산피해를 발생시켜 퇴출이 결정됐습니다. 고니를 대신할 새 태풍 이름으로는 개나리가 선정됐는데요. 개나리는 2021년 ‘우리말 태풍 이름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름으로 ‘개나리의 노란 꽃은 안전을 뜻하는 색이며 울타리 식재로 사용되는 개나리의 특징처럼 태풍으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울타리처럼 지켜준다’는 의미를 담은 명칭이라고 합니다.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
태풍, 허리케인, 사이클론은 발생하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불릴 뿐 모두 열대 저기압을 뜻합니다. ▲북태평양 서쪽에서 발생해 우리나라, 중국, 일본, 필리핀 등을 통과하면 태풍 ▲북대서양과 멕시코 연안에서 발생하면 허리케인 ▲인도양이나 남태평양 호주 부근에서 발생하면 사이클론이라고 부릅니다. 호주 인근에서 사용되던 윌리윌리는 2006년부터 사이클론으로 통합됐고요.
이처럼 명칭이 다른 것은 예부터 각 지역 원주민들이 부르던 말이 달랐기 때문인데요. 태풍은 ‘사방의 바람을 빙빙 돌리며 불어온다’는 뜻을 가진 중국의 구풍(具風)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서구에서는 태풍의 중국식 발음 타이펑(taifung)과 발음이 비슷한 그리스신화 속 괴물 티폰(Typhon)에서 따와 타이푼(typhoon)이란 단어가 생겼다는 설이 있습니다. 사이클론은 구름이 돌아가는(cycle·사이클) 모습에서 유래했고요. 허리케인은 강풍이나 폭풍을 뜻하는 스페인어 우라칸(huracan)이라는 말에서 나왔는데 원래 뜻은 ‘폭풍의 신’이라고 합니다.
태풍을 일컫는 순우리말을 ‘싹쓸바람’이라고 합니다. 그 바람이 닥치면 육지의 모든 것이 쓸려갈 수도 있는 엄청난 바람이라는 뜻인데요. 부디 올해는 큰 피해를 주는 태풍이 없기를 바랍니다.
백미현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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