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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임은 사회적 문제 난임부부 지원이 효과적인 저출산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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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헬로 베이비> 저자 김의경
‘과거에는 SF소설에나 나왔을 법한 시험관 아기 시술은 이제 대중화된 난임치료법이었다. 아기천사병원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인 지금, 시험관 시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한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국의 난임치료기술이 소문이 났는지 해외에서 비행기를 타고 ‘한국원정시험관’ 시술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였다.’

소설 <헬로 베이비> 속 ‘문정’은 마흔이 넘어 찾아간 난임 전문병원의 첫인상을 이렇게 묘사한다. 문정은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는 나라에서 이토록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 놀랍고 당황스럽기만 하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는 건 자신도 마찬가지이지만.
김의경 작가는 2020년부터 3년간 직접 난임시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오가며 보고 들은 이야기를 지난 3월 소설로 펴냈다. 분명 존재함에도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임신 이전의 이야기’가 세상에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난임부부는 어디에나 있지만 그 목소리를 들을 순 없었다”며 “‘투명인간’처럼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유난스럽다’ 편견에 드러내지 않아”
소설 속에는 변호사, 주부, 경찰, 수의사 등 다양한 직업과 배경을 지닌 여성들의 이야기가 차례로 펼쳐진다. 직접 배에 배란촉진 주사를 놓는 일에서부터 난자채취 후 수면마취에서 깰 때의 고통, 착상에 성공하고도 겪어야 했던 유산의 아픔, 남편의 냉동 정자가 담긴 질소탱크를 들고 지하철에 오른 일화까지…. 이야기는 픽션(허구)과 논픽션(실화)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비로소 우리 앞에 ‘난임’이라는 화두를 꺼내놓는다. 그런데 왜 지금까지 우리는 난임부부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어려웠던 걸까? 김 작가는 난임치료를 ‘유난스러운 일’로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애가 없으면 없는 대로 살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난임치료까지 하며 아이를 가지려는 태도가 집착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특히 저출산국가에서 시술을 통해서라도 아이를 낳으려는 여성들을 고리타분하고 진취적이지 못한 사람으로 보는 시선도 있어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서 여성들이 오히려 이해하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갈등도 존재한다고 봐요. 그러니 난임부부들은 갈수록 입을 다물게 되죠.”
이처럼 난임을 개인의 내밀한 문제로 치부하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작가는 난임을 ‘사회적 문제’라고 짚는다. 여성이 30대 중후반, 즉 생물학적으로 임신의 최적기를 지나 아이를 계획할 수밖에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 역시 소설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분투했던 20, 30대에 아이를 갖는 건 ‘언감생심’이었다고 했다. 실제로 난임시술을 통해 태어난 아기는 2022년 전체 출생아 가운데 8.1%(2만 1219명)에 이르는데, 소득 기준 때문에 정부지원을 받지 못한 이들까지 포함하면 10%가량으로 추정된다. 난임진단을 받은 이들만 봐도 2022년 상반기에만 21만 9300명에 이르며 그중 40~50%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늦어지는 결혼과 출산계획을 주요인으로 지목한다.

시술비 마련 위해 대출·아르바이트도
난임이 사회적 문제라면 그 해답 역시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한다. 김 작가는 난임부부에게 가장 필요한 것으로 경제적 지원을 첫손에 꼽았다. 한 번에 100만~300만 원에 달하는 난임시술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시술을 포기하거나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소설에는 소득기준이 있는 정부지원을 받기 위해 아르바이트 수당을 현금으로 받는 일화도 등장한다. 실제 사례를 각색했다. 김 작가는 “난임치료를 받기 위해 주변에서 대출을 받았다는 이야기까지 들었다”며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면 그 힘든 난임치료도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아이를 가질 의지가 강한 이들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가성비 좋은 출산정책’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난임휴가를 늘리고 이를 눈치보지 않고 쓸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매번 성공과 실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며 무력해지기 쉬운 난임부부들이 더 이상 고립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소설 속 여성들의 소통창구였던 온라인 단체대화방 ‘헬로 베이비’의 역할을 이제 우리 사회가 다 함께 해야 할 때가 아닐까? 김 작가는 이 세상의 모든 난임부부, 그리고 자신을 향해 위로를 건넸다.
“저도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 자주 우울해지곤 했어요. 소설을 쓴 뒤로는 제가 만든 인물들과 이야기하면서 치유를 받았죠. 난임부부들이 자신의 경험과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기 위해선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해요.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도 너무 좌절하지 않기를, 인생의 빛나는 한때를 지나고 있다는 걸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조윤 기자

박스기사
시술비 소득기준 폐지
난임부부 지원 강화한다

정부는 3월 28일 발표한 ‘윤석열정부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 과제’를 통해 임신·난임 지원 및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중 난임부부를 위한 정책을 살펴보면 우선 임신을 준비 중인 이들을 대상으로 사전건강관리사업을 신설해 여성 10만 원, 남성 5만 원 상한으로 필수검사를 지원한다. 난임시술비 지원은 소득기준을 대폭 낮출 방침이다. 현재는 부부 합산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2023년 기준 약 622만 원)인 이들에게 지원하고 있는 것을 지방자치단체 협의를 통해 소득기준을 폐지하기로 했다. 연 최대 3일로 제한됐던 난임휴가는 최대 6일까지(유급 2일) 늘릴 예정이다. 아울러 여성이 가임력 보존 목적으로 냉동한 난자를 이후 임신을 위해 사용할 때에는 보조생식술 비용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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