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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의미 되새기며 걷는 겨울 낭만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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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해파랑길 14코스’
한 해가 참 빠르게 흘러간다. 어느덧 가을이 저물고 겨울을 맛볼 차례다. 환절기, 이맘때의 여정은 의외로 매력 있다. 덜 추운 데다 연말처럼 번잡하지도 않으니 호젓한 나들이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초겨울 걷기 여행지로는 경북 포항을 빼놓을 수가 없다. 차갑게 빛나는 푸른 바다빛깔이 청량함을 더하고 한반도의 대표적 일출 포인트 호미곶 ‘상생의 손’에서 맞이하는 해돋이 또한 각별하다. 여기에 한적한 해변 덕장에서 익어가는 겨울 별미 과메기가 있으니 금상첨화. 마침 포항은 푸른 동해안을 나란히 걷는 해파랑 길을 품고 있다. 그중 구룡포항을 출발해 호미곶 해맞이공원에 이르는 해파랑길 14코스는 포항의 다양한 매력을 듬뿍 담고 있어 걷기 마니아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해파랑길 14코스는 동해안과 포항의 매력이 듬뿍 담긴 구간이다. 경북 포항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항에서 호미곶등대까지 해안 길에는 다양한 전경이 펼쳐진다. 사라말 등대, 구룡포해수욕장, 구룡포 주상절리, 삼정해수욕장, 석병리 방파제를 차례로 만나며 대한민국 대표 해맞이 명소인 호미곶에 이른다.


동해안의 절경과 나란히 걷는 길
구룡포~관풍대
출발지인 구룡포에서는 1930년대 구룡포 어업을 점령했던 일제강점기의 흔적, 일본인 가옥거리를 만날 수 있다. 본격 트레킹에 앞서 일본인 가옥거리와 구룡포 공원, 구룡포근대역사관 탐방을 곁들여도 좋다.
걷기 여정은 호미로를 따라 동쪽으로 출발한다.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 구룡포 주상절리와 관풍대 방향으로 향한다. 구룡포리 어촌계를 지나 해안도로로 들어서면 언덕 위에 흰색 등대가 서있고 구룡포해변 모래사장을 지나 암반지대를 따라 나간다.
구룡포해수욕장이 자리한 구룡포 7리는 200여 년 전 마을이 생기며 ‘새골’ 이후 일제 때 읍으로 승격 되며 ‘대신리’라는 이름을 얻었다. 부챗살처럼 펼쳐진 해수욕장은 고운 모래가 특징으로 여름철이면 물놀이객으로 넘쳐난다.
‘구룡포 7리교’를 건너면 옛날 3정승이 살았던 곳이라 하는 삼정리, ‘구룡포 주상절리’가 펼쳐진다. 주상절리는 화산이 폭발할 때 용암이 굳는 속도에 따라 단면의 형태가 사각형 내지 육각형의 다면체 돌기둥으로 나타나는 것을 이른다. 구룡포 주상절리는 화산 폭발시 사선으로 용암이 분출하면서 주상절리가 형성되어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삼정1리 포구를 지나며 삼정2리, 관풍대가 목전이다. 방파제 길로 연결된 곳에 소나무가 무성한 ‘삼정섬’을 관풍대(觀風臺)라고 부른다.


‘상생의 손’ 위로 떠오르는 장엄한 해돋이
두일포~해맞이광장

삼정3리 방파제를 지나 포스코 구룡포수련원을 지나면 마을 초입에 ‘두일포’ 표지석이 있는 석병리로 들어선다. 두일포는 우암 송시열의 유배 일화가 따르고 석병리는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하여 그 이름을 얻었다. 한반도의 동쪽 땅 끝이기도 한 석병리는 이름값이라도 하듯 주변 해안에 병풍바위 등 기암괴석들이 잘 발달되어 있다.
길은 소나무숲길과 군부대를 지나 강사리, 다무포해변에 이른다. 해변길과 데크탐방로를 교차하며 다다른 마을이 하얀색을 지향한다는 다무포 고래마을이다. 해안을 따라 걷다보면 대보1리 어촌계를 지나고, 멀리 호미곶 등대와 새 천년 기념관이 나선다.
해파랑길 14코스의 종점, 호미곶 해맞이광장 초입에는 키 높은 호미곶 등대와 광장 중앙에 상생의 손, 바다 한 가운데에도 상생의 손이 설치돼 있다. 바다 쪽으로는 교량 전망대도 있다.
육당 최남선은 ‘조선10경’에서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포항의 호미곶을 꼽았다. 2000년대 들어서 상생의 손은 해맞이광장의 인기 일출포인트로 통한다. 상생의 손은 지난 2000년 새 천년을 맞아 세운 조형물로 바다위에 오른손, 광장에 왼손이 우뚝 서 있다. ‘모든 국민들이 서로 돕고 살자’는 의미로, 말 그대로 상생(相生)을 염원하고 있어 갈등 많은 세상에 딱 어울리는 조형물이다.
상생의 손 위로 떠오르는 해돋이가 마치 상서로운 행운을 움켜쥐는 듯 한 느낌이 든다. 특히 상생이라는 의미를 되새기며 천천히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자면 감동도 배가된다. 쉬엄쉬엄 5시간, 14.2km의 해파랑길 14코스 여정이 헤맞이광장에서 마무리 된다.



겨울 포항, 그리고 과메기
겨울철 미식거리를 치자면 동해안도 서해 쪽 못지않다. 특히 7번국도 따라 이어지는 유명 일출 포인트마다 맛깔스런 별미가 있으니 겨울 동해안은 장쾌한 해맞이와 함께 식도락 기행까지 겸할 수 있어 더 흡족하다. 특히 경북 해안지방에는 해안선을 따라 과메기, 대게, 곰치 등 이름만 떠올려도 군침 돌게 하는 별미들이 즐비하다. 그중 이맘때 미식거리로 고소한 과메기를 빼놓을 수 없다.
과메기는 경북 포항 구룡포가 주산지다. 겨울철 포항 주변 바닷가 양지녘에는 해풍에 꾸덕꾸덕 말라가는 과메기 덕장이 장관을 이룬다. 포항시에서 영일만을 따라 호미곶에 이르는 일출 나들이길(925번 지방도)은 올망졸망 포구와 하얀 모래밭, 파도에 일렁이는 고깃배 등 여유로운 풍광 속에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가 펼쳐진다. 특히 이 맘때 구룡포 해안 곳곳에 늘어선 과메기 덕장은 이 지방의 또 다른 볼거리가 된다.
과메기는 처음에는 비위가 상할 듯 싶지만 일단 한 번 맛을 들이고 나면 마른 꽁치 특유의 쫄깃 고소한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발효음식이 지닌 중독성 때문이다.
과메기는 본래 뱃사람들의 영양식이었다. 포구에서는 갓잡은 꽁치를 바닷물로 씻어낸 후 내장을 제거하고 해풍에 꼬들꼬들 말리는데 삼일밤낮이면 먹기 좋을 만큼 쫄깃 고소해진다. 가을에 잡힌 것들은 영하 10도의 냉동상태로 저장한 뒤 겨울철 해안가 덕장에 내다 걸어 해동과 냉동을 반복하는 가운데 과메기로 거듭난다. 꽁치를 통째로 매달아 말리는 ‘통과메기’는 보름 정도, 배를 갈라 먹기 좋게 말리는 ‘짜가리(배지기)’는 3~4일이면 고소한 과메기로 태어난다.


이곳만은 둘러보자
*근대유산 적산가옥거리 구룡포의 일본 가옥거리는 레트로한 감성과 역사 속 흔적을 엿볼 수 있어 인기 탐방지로 꼽힌다. 드라마 ‘동백꽃필무렵’ 촬영지로 다양한 포토 존에 홍보전시관, 구룡포우체국, 까멜리아 카페, 구룡포과메기문화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스페이스워크 포스코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환호공원에 기증한 랜드마크(상징물) 조형물로 체험형 예술작품이다. 철과 빛의 도시인 포항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우주를 걷는 듯 한 즐거움의 뜻을 품고 있는 스페이스워크는 717개 계단으로 구성돼 있는데 마치 롤러코스터 레일 위를 걷는 듯 한 느낌을 갖게 한다. 공중에 다다르면 동해 전망이 시원스레 펼쳐진다.

여행메모
가는 길

승용차
*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상주영천고속도로~포항IC~구룡포 방면~동해교차로(호미곶 해맞이광장 방면)~병포교차로(호미곶 해맞이광장 방면),
대중교통
*서울역 KTX~포항역(2시간 27분 소요)~포항역 9000번 버스~해맞이광장 하차(1시간 20분 소요)
*서울고속버스터미널~포항고속버스터미널(3시간 40분 소요)~포항고속터미널 9000번 버스~해맞이광장 하차(1시간 6분 소요)



먹을까
*과메기 동해와 맞닿은 포항은 해산물이 풍부하다. 겨울이면 곰치, 대게, 문어, 과메기 등 다양한 미식거리가 있지만 이 맘때 포항의 별미는 단연 과메기를 꼽을 수 있다. 과메기는 애주가들의 안줏감으로 그만이다. 꽁치에는 ‘아스파라긴산’ 성분이 듬뿍 들어 있어 숙취해소에도 좋다. 마른 김이나 월동 배춧속 한 장에 과메기, 생미역, 실파, 마늘, 풋고추 등을 얹어 쌈장과 초고추장을 곁들이면 동해 갯내음이 입 안 가득 전해온다. 과메기는 본래 청어로 만들었다. 하지만 청어 조업이 부진해지자 꽁치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근자에 들어 청어가 다시 잡히고 있어 간간히 청어 과메기 맛도 볼 수 있다. 포항 죽도시장을 찾으면 문어, 대게, 건어물 등 풍부한 해산물도 만날 수 있다.


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장(관광경영학 박사)_ 신문사에서 20년 동안 관광전문기자로 활동하며 전 세계 50여 개국, 전국 각지의 문화관광자원 현장과 정책을 취재했다. 지금은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을 통해 대한민국관광 명품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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