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맛 제대로 보‘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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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네고추장찌개 용튀김
▶노르웨이 전통식 오픈 샌드위치
새/우★요/리
가을의 붉은색이 어찌 단풍뿐이랴. 하얀 소금 위에서 붉디붉은 선홍을 비치는 새우가 가을 한복판에 있다. 얇지만 단단한 껍질 속 감칠맛을 한껏 가둔 대하가 계절 입맛을 유혹하고 있다.
새우는 그야말로 감칠맛의 대명사다. 그래서 예전엔 새우젓이 생활필수품이었다. 맛을 내는 효소가 필요했던 내륙 농경민은 젓갈 장수가 마을에 들어오기만 기다렸다고 한다.
작대기 끝에 각각 새우젓이 든 ‘젓통’과 국물이 든 ‘덤통’을 멘 젓갈 장수가 동구 밖 멀리 모습을 드러내면 군대 간 자식이라도 살아 돌아온 듯 반색했다. 장사는 젓갈만큼 짭짤했다. 서해안에서 거둔 새우와 소금으로 젓을 담아 멀리 떨어진 내륙까지 팔러 돌아다닌 이유다.
새우젓은 새젓이라고도 부르며 하해, 백하해, 백하젓이라고도 문헌에 기록돼 있다. 봄에 잡아 젓을 담으면 춘젓, 오뉴월엔 오젓과 육젓, 가을에는 추젓인데 지금 잡는 젓새우는 김장용으로 주로 쓴다. 전남 강진 옴천에서 깨끗한 물에 사는 민물새우를 11월쯤에 잡아 담은 토하젓을 별미로 쳤고 지금도 인기다.
요즘은 10월에 맛이 제대로 든 가을 대하가 특별하다. 보통은 소금구이로 먹는다. 굵은소금을 깔아 불을 지피고 생새우를 넣으면 팔딱팔딱 뛰다 어느새 발갛고 탱탱한 새우구이가 된다. 해물탕에 넣거나 새우장을 담그기도 한다. 보리새웃과에 속하는 대하는 연회색 몸에 진회색 작은 점들이 총총 박혀 있다. 하늘로 솟구친 뿔과 수염이 길다. 늦봄부터 서남해안 연근해에서 어린 조개 따위를 먹고 살다가 11월이면 떠난다. 정약전 에도 기술될 만큼 우리 식탁과는 오랜 인연이 있다.
새우는 강장 식품이다. 에는 “혼자 여행할 때 새우를 먹지 말라”고 쓰여 있다. 실제 새우에는 열에 의해 붉은 색소로 변화하는 단백질(아스타크산틴)이 있는데 노화 방지와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자양강장제에 들어 있는 타우린도 많아 피로 해소와 자양 강장에 좋다.
콜레스테롤이 많아 혈압에 좋지 않다는 말은 잘못됐다.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을 더 많이 함유한 데다 대가리와 껍질 부위는 키토산을 다량 함유해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감시키는 작용을 한다. 떼지 말고 모두 먹으면 된다. 예부터 어른들 말씀이 괜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새우로는 일단 민물새우가 있다. 산과 하천이 많은 우리나라는 생이(토하), 새뱅이, 줄새우, 징거미새우 등을 꼽는다. 몸집은 작지만 국물을 낼 때 시원한 맛이 좋아 어죽이나 민물매운탕 재료로 쓴다.
분홍빛에 달달한 맛으로 유명한 도화새우는 횟감이나 초밥용 재료로 많이 쓴다. 동해안 깊은 물에서 주로 잡히며 선어 상태로 차가운 곳에서 숙성시키면 찰떡처럼 차지고 깊은 단맛을 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유명해진 ‘독도새우’ 역시 도화새우의 한 종류다. 독도 인근 심해에 사는 독도새우는 성체 크기가 무척 커서 소주병만 한 크기도 쉽게 볼 수 있다.
제주도에서 즐겨먹는 닭새우(가시배새우), 이 범배아목의 생물은 분류상 새우에 들지 않는다. 먹어보면 확실히 맛도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닭새우와 가시발새우 등이 있는데 특유의 향과 쫄깃한 식감이 우리가 아는 새우와는 거리가 있다.
가을은 더디 왔지만 새우는 곧 떠난다. 완연히 무르익은 식욕의 계절, 제철 새우를 따라 입맛 또한 펄펄 뛴다. 지금 맛난 새우를 맛볼 수 있는 식당 네 곳을 소개한다.
전국의 새우 요리 맛집
★생새우구이
울릉도조개구이. 종로에서 조개구이 맛집으로 입소문 난 집이다. 요즘은 가을에 맞춰 생새우 소금구이와 전어구이를 내고 있다. 조개 명가이니 따로 수조를 두고 살아 있는 활새우를 써 구워내도 탱글탱글하다. 바싹 튀겨낸 대가리가 특히 맛이 좋아 안주로 딱이다. 가격도 적당해 조개구이나 찜을 먹기 전 애피타이저로 즐기면 좋다.
★닭새우 회
월령작야. 제주 월령 앞바다에 자리 잡은 해물 주점이다. 꼬들꼬들한 맛의 닭새우를 일일이 손질해 횟감으로 올려낸다. 달고 차진 맛이 일품이다. 혀에 찰싹 달라붙는 숙성 새우살을 씹으면 그윽한 풍미가 한가득 퍼진다. 대가리는 따로 가져가 새우해물라면을 끓여준다. 요즘 제철을 앞둔 고등어회와 고등어초회도 곁들일 수 있다.
★민물새우탕
한탄강오두막골. 가물치 불고기로 유명한 식당이다. 한탄강을 품은 경기 연천군은 원래 매운탕으로 유명한데 이 집은 특별히 민물새우를 듬뿍 넣고 칼칼하게 끓여낸 민물새우탕이 유명하다. 매운탕에 곁들여 넣는 민물새우를 주인공 삼아 새우탕 전골로 끓여낸다. 시원하고 감칠맛이 가득한 탕에 밥을 말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새우튀김
고씨네 고추장찌개. 커다란 새우튀김이 승천하는 용을 닮았대서 용튀김이라고 한다. 상호처럼 매콤하고 달달한 고추장찌개를 파는 집인데 바삭하게 튀겨낸 새우튀김을 곁들이면 궁합이 딱 들어맞는다. 반죽과 기름 온도를 잘 맞춘 덕에 튀김옷은 바삭한데 새우 살은 촉촉하면서도 탱글탱글 살아 있다. 칼칼한 고추장찌개에 적셔 먹어도 튀김옷이 쉽사리 눅눅해지지 않는다.
이우석 놀고먹기연구소장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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