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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숲
글·그림 유키코 노리다케
옮긴이 이경혜

해변에 누운 두 사람이 보인다. 둘을 바라보는 또 한 사람이 숲으로부터 나온 동물들과 함께 서 있다. 나룻배를 저어 해변에 도착해 하늘을 올려다보고 누운 둘은 남자, 그들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이는 여자다. 두 남자는 옷 색깔도 검정과 흰색으로 구분해 놓았다. 둘 중 흰색 상의를 입은 하나는 머리 색이 검고 또 하나는 머리 색이 노랗고 검은 옷을 입었다. 그 둘이 형제인지를 판단하기 어렵다. 이야기는 숲 자체 즉 자연을 상징하는 걸로 보이는 여자가 두 남자 중 하나를 선택한 뒤 벌어지는 일들을 펼친 면을 좌우로 나누어 보여주는 방식이다.
물론 두 남자의 선택도 이어진다. 아주 오래전에 방영된 ‘인생극장’이란 프로그램의 콘셉트와 비슷하다. 각각을 선택했을 때 인생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두 가지 삶의 방식을 보여주며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겼던 걸로 기억한다. 이 그림책은 책을 펼쳐보기 시작하면서 매번 무엇이 좋은 선택이었을지 독자가 생각하게 만드는 식이다. 선택의 결과는 길게 이어질 수도 금방 끝나버릴 수도 있다.
책 속 두 남자는 자기 나름대로 선택한 삶을 개척하는 중이다. 각자 자기 방식대로 주어진 공간을 서서히 바꿔가려는 걸로 보인다. 시작은 터 잡기다. 우선 나무를 자른다. 왼쪽 검은 머리 남자는 딱 세 그루만 자르고 그 과정을 여자와 함께한다. 작은 공간이 생겼다. 오른쪽 노란 머리 남자는 화면 안에 보이는 모든 나무를 잘라버렸다.
그렇게 이어지던 이야기는 왼편에 ‘여기에 있기, 그대로 좋아서’와 오른편에 ‘다음을 생각하기’로 마무리된다. 맨 앞 페이지에 나왔던 글과 똑같다. 그대로를 살리는 것과 다음을 생각하는 것 사이에서 작가는 독자에게 강요하지 않으면서 선택과 판단을 맡겼다. 짧은 글귀에 중심 서사로 기능하는 전면 그림이 책을 보는 내내 독자를 압도한다. 작가는 우리의 지구는 지속 가능한가에 관한 은유로서 질문한다. 생각할 다음이 인류에게 남아있기는 한 건가?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유키코 노리다케는 일본인이며 프랑스에서 그림을 공부했다. 현대 예술과 문화에 대한 꾸준한 그의 관심이 이처럼 시적이며 우화적인 그림책을 만들게 했을 것이다. 한 권의 그림책을 통한 그의 제안은 어린아이부터 성인 모두에게 유효하다.

김혜진·그림책보다연구소 소장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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