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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가 삶의 변화 이끌 것 승객들 밝은 얼굴 보면 함께 행복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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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A 수서~동탄 박찰흰 기관사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열차가 동탄역에 들어서고 승객들의 발걸음 소리가 멀어지자 박찰흰 기관사는 굳은 어깨에서 살짝 힘을 뺐다. 박 기관사가 GTX-A 개통 첫날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열차의 첫 운행을 맡은 이후로 두 달 가까이 지났지만 최고시속 170㎞에 이르는 고속의 열차를 안전하게 운전하는 일은 언제나 긴장되는 일이다. GTX-A는 전 구간 수동으로 운전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박 기관사는 “집중해 안전운행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지만 가장 빠른 전철을 운전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크다”고 말했다.
박 기관사의 말처럼 GTX-A는 수도권 교통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교통수단이다. 3월 30일 수서~동탄 구간이 먼저 개통되면서 수도권 교통지도에 변화가 시작됐다. GTX는 기존 전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운행되기 때문이다. 보통 수도권 전철의 표정속도(실질속도)가 시속 30~50㎞고 최고속도가 시속 80~90㎞다. 반면 GTX-A의 표정속도는 시속 100㎞ 정도이고 최고속도는 시속 170㎞를 넘는다. 이에 따라 수서~동탄 구간 소요시간이 혁신적으로 단축됐다.
기존 수서~동탄 구간을 광역버스로 이동할 때는 80분이 소요됐다. 그러나 GTX-A를 타면 약 20분이 걸린다. 비슷한 시간이 걸리는 교통수단이 있기는 하다. 고속철도 SRT가 수서~동탄 간 17분이 걸린다. 그러나 SRT는 별도로 표를 발권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요금(7400원)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GTX-A는 다른 수도권 전철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발권 없이 교통카드로 이용이 가능하다. 수서~동탄 구간 요금은 4450원이다. 게다가 수도권 버스·전철을 이용하면 환승할인이 적용된다.
지금은 수서~동탄 간 부분만 개통됐지만 12월에는 운정~서울역 구간도 개통된다. 이후에도 3차례 더 부분 개통을 통해 2028년 상반기에는 운정~동탄 전 구간이 운영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운정~동탄 간 145분 걸리는 이동시간이 48분으로 단축된다. 서울역에서 삼성역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존 40분에서 6분으로 획기적으로 짧아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3월 29일 GTX-A 개통식에서 “줄어드는 출퇴근 시간을 환산했을 때 1시간은 월 114만 원의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다”며 GTX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되찾은 가족과의 시간과 일과 삶의 균형은 경제적 가치 이상의 소중한 의미가 있다”며 “아침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직장으로 향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 퇴근 후에 가족과 여가를 함께 누리는 행복한 삶을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박 기관사는 그 변화를 직접 이끌고 있다. 그는 “변화에 한몫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GTX-A가 국민들의 삶을 바꿀 것이란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박 기관사에게 GTX-A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직접 들어봤다.

GTX-A의 첫 운행을 맡았다. 어떤 생각을 했었나?
여러 번 시운전을 거쳤기 때문에 별로 긴장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첫 열차의 운전석에 앉으니 스스로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 긴장을 풀어준 것은 승객들이었다. 새 노선의 첫 열차를 타는 승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설레는 표정으로 열차에 오르는 것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덕분에 긴장이 풀려 행복한 기분으로 운전했던 것 같다.

직접 GTX를 타보니 쾌적하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열차 곳곳에 편의성을 고려한 설계가 적용됐기 때문일 것이다. GTX의 좌석은 기존 지하철처럼 ‘롱시트’ 타입인데 좌석 폭이 3㎝ 더 넓어서 성인 남성이 어깨를 굽히지 않아도 된다. 좌석마다 팔걸이가 있어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줄일 수도 있다. 공기청정기가 객차마다 설치돼 있어서 쾌적한 느낌도 들 것이다. 액정표시장치(LCD)도 객차마다 10개씩 있어서 열차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GTX 내부는 지하철 같지만 겉모습은 KTX처럼 생겼다.
GTX는 고속열차처럼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KTX-이음이나 KTX-청룡처럼 동력분산식 열차이기도 하다. 동력분산식이란 객차마다 동력기관이 있는 열차를 말하는데 동력원이 곳곳에 있다 보니 가속이나 감속 능력이 뛰어나다. GTX-A는 8량 열차인데 그중 4량에 동력원이 있어 108초 만에 시속 180㎞에 이를 수 있다.

열차 출입문이 기존 지하철과 다르게 생겼다.
지하철처럼 양쪽으로 열리는 출입문이 아니라 KTX에서 볼 수 있는 단문형 출입문이다. 문이 바깥쪽으로 돌출됐다가 옆으로 열리기 때문에 고속으로 운행할 때 발생하는 소음을 줄일 수 있다. 외부 공기도 잘 차단된다. 단문형인데 문 너비는 지하철 문 두 짝만큼 넓혔기 때문에 타고 내리기에 편하다. 같은 단문형 출입문을 가지고 있는 KTX는 계단을 올라야 하지만 GTX는 지하철처럼 평면 승하차가 가능하다.

GTX 승강장이 지하 깊이 내려가 있어 불편해하는 승객들이 있겠다.
GTX는 승강장이 깊어서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GTX는 지하 40m에서 달린다. 지하철은 지하 20m에서 달린다. 그러니 다른 시설물의 영향을 받지 않아 소음이나 진동이 적다.

GTX와 다른 열차를 운행하는 것엔 어떤 차이가 있나?
이전에는 용인경전철에서 역무원 겸 기장으로 5년 정도 일했다. 용인경전철은 완전 무인 자동 방식으로 운행되는 반면 GTX는 전 구간 수동 운전을 해서 긴장감이 크다. 장시간 집중을 해야 하다보니 자기관리에도 더 신경 쓰게 된다. 체력을 늘리려고 신경 쓰다보니 GTX 덕분에 건강해지는 것 같다.

더 힘든 일인데 GTX 기관사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인가?
맨 처음 기관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와 같다. 기관사는 수많은 승객을 안전하고 빠르게 목적지로 옮기는 사명감이 필요한 직업이다. GTX를 책임지는 일이야말로 사회에 공헌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80분 걸리던 거리를 20분 만에 이동하게 되면 얼마나 편리해지겠나. 그 과정에 동참하고 싶었다.

기관사로서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안전성과 정확성을 갖추는 것이다. 수많은 승객의 안전이 달려 있기 때문에 운행 때마다 안전절차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정확한 시간에 열차를 운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응급상황이나 예기치 못한 사건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그래야 시민들에게 신뢰 받는 교통수단을 만들 수 있다.



GTX-A의 안전성은 어떻게 갖추고 있나?
안전장치와 안전설비가 철저하게 구축돼 있다. 이를 테면 GTX 차량 앞쪽에는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카메라를 통해 선로의 이상상황을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객차 출입문마다 이중 장애물 감지 센서도 부착돼 있다. 사람이나 물체가 문에 끼면 열차가 출발하지 않는다. 승객이 늘어날 때에 대비해서 열차 내에 혼잡도를 표시해주는 혼잡도 측정 관리 시스템도 있다.
또 GTX-A 터널에는 화재에 대비해서 연기나 열기를 차단하는 설비들이 있다. 비상시에는 승객이 지상으로 바로 대피할 수 있도록 비상용 수직구가 2㎞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 매뉴얼도 꼼꼼하게 갖춰 여러 차례 비상상황에 대비해 훈련했다. 3월에는 대테러 훈련을 했고 4월에는 탈선과 시설 복구에 대한 훈련을 받았다.

GTX가 ‘새로운 노선’ 이상의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GTX는 기존에 없던 혁신을 가져올 철도라고 확신한다. GTX를 풀어쓰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다.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은 매우 넓은 지역이라서 수도권 내에서 이동할 때는 종종 수도권~지방 간 이동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곤 했다. 그걸 혁신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이 GTX다. 또 효율적이다. 교통카드 한 장으로 환승할인도 받을 수 있다. 정시 출발하고 정시 도착하니 일정을 정확히 지킬 수 있다. 정확성과 합리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요즘 삶에 GTX가 더 적합한 대중교통 수단이 아닐까 생각한다.

GTX-A가 어떤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나?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 나도 경기도민이다. 오가는 길에 많은 시간을 쏟고 부담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GTX-A로 시민들의 이동시간이 줄어들고 경제적인 이동이 가능해져 삶의 질이 높아지면 좋겠다.

김효정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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