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범죄자·마약범도 머그샷 공개 얼굴 확인할 수 있게 30일 이내 사진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앞으로 중대범죄 사건 피고인의 성명, 나이뿐 아니라 일명 ‘머그샷’으로 불리는 현재 얼굴도 공개된다. 1월 25일부터 시행되는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 일명 ‘머그샷 공개법’에 따라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살인, 성폭력범죄 등 특정중대범죄 사건 중 범죄의 잔인성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한 사건 피의자의 얼굴, 성명, 나이를 공개할 수 있다. 또한 공소를 제기할 때까지는 특정중대범죄 사건이 아니었다가 재판 과정에서 특정중대범죄 사건으로 변경된 경우에도 검사가 법원에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다. 이때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대상자의 얼굴은 공개 결정일 전후 30일 이내 모습이어야 한다.
이 같은 방침은 2023년 10월 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법률이 통과함에 따라 시행되는 것이다. 당시 잇따라 발생한 반사회적 범죄, 이상동기범죄나 보복범죄로 국민적 불안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또래 여성을 잔인하게 살해한 정유정, 서울 신림동에서 흉기 난동을 벌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의 신상이 2010년부터 시행된 피의자 신상공개제도에 따라 공개됐지만 공개된 증명사진이 현재 모습과 너무 달라 제도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신상공개제도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이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 등에 따라 충분한 증거와 국민 알권리 등 몇 가지 조건이 고려돼 결정된다. 특정강력범죄의 경우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에서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국민 알권리,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과 ▲피의자가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는 등의 요건을 고려해 결정됐다.
그러나 머그샷 촬영과 공개는 피의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된다는 비판 여론이 강하게 일었다. 2023년 7월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 의견수렴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5.5%가 ‘범죄자 동의와 상관없이 머그샷 등 최근 사진을 공개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국민적 요구를 반영해 중대범죄자의 신상공개를 확대하고 수사기관의 머그샷 촬영 근거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을 추진했고 이 법률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2024년부터 시행하게 된 것이다.



신상공개 대상 확대되고 ‘머그샷’ 공개
1월 25일부터 시행되는 머그샷 공개법에 따르면 신상정보가 공개되는 범죄의 범위가 확대됐다. 기존에는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이 특정강력범죄법과 성폭력처벌법으로 한정돼 대상 범죄가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법률에는 신상공개 대상 범죄를 특정중대범죄로 규정해 열거하고 내란·외환, 폭발물 사용,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중상해·특수상해, 아동·청소년대상성범죄, 조직·마약범죄를 추가하는 등 대상범죄가 확대됐다. 신상정보 공개 대상이 피의자로 한정돼 공소 제기 이후 중대한 사안이 밝혀지는 경우에는 신상공개를 할 수 없었던 제한점도 개선됐다. 신상정보 공개 대상을 피고인까지 확대해 재판 단계에서 특정중대범죄로 공소 사실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법원 결정으로 신상공개가 가능하다.
또한 범죄자의 현재 모습을 정확하게 알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돼도 피의자의 동의 없이는 얼굴 사진을 촬영할 수 없었다. 이에 공개되는 사진이 실물과 현격한 차이가 있어 국민의 알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제 머그샷 공개법에 따르면 공개 결정일 전후 30일의 피의자 최근 모습이 공개되고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얼굴을 강제로 촬영할 수 있게 된다. 이때 공개되는 신상정보는 정보통신망을 통해 30일 동안 공개된다.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 구성에 대한 근거 규정도 신설됐다. 기존에는 경찰청 내부 지침에 근거를 두고 있어 위원회 구성에 대한 객관성과 공공성이 확보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제 위원회에 대한 법률상 근거가 마련됐고 위원회 위원에 대한 비밀누설죄도 규정됐다. 다만 머그샷 공개법에는 신상공개 확대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국회 논의 내용도 반영됐다.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전 피의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공개를 통지한 날로부터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둬야 한다. 피의자나 피고인이 불송치·불기소·무죄가 확정됐을 때는 별도 형사보상규정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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