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세 낮춰 주식시장 활성화 자영업·소상공인 대출이자 환급 최대 290만명 신용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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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정부는 1월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상생금융과 관련한 정책을 논의했다.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자본시장 활성화와 서민금융 정책 방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였다. 정부는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자본시장을 통한 국민 자산형성 지원 ▲민생금융으로 고금리 부담 경감 ▲상생금융으로 취약계층 재기 지원 등이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는 폐지하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납입한도는 늘리는 등 주식 세제 정비에 착수한다. 또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을 본격 추진하고 아울러 취약계층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신용사면 등을 통해 신용회복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증시의 도약과 투자자 보호를 위한 방향을 중심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모두발언에서는 금융정책의 두 가지 원칙으로 ‘자본시장 활성화’와 ‘이권 카르텔 혁파’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자본시장을 활성화해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도록 도와야 하며 경쟁을 통해 이권 카르텔을 혁파하고 부당한 지대추구를 막아야 한다”면서 “우리 자본시장의 도약을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경제논리에 맞지 않는 세제도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금투세 폐지… 주식시장 ‘큰손’ 이탈 막는다
정부는 2025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투세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했다. 국민의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세제지원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금투세는 5000만 원 이상의 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22%(지방소득세 포함) 세율로 과세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투세가 도입되면 주식투자에 따른 이득에 대해 양도소득세·증권거래세(거래세)·상속세 등 3중의 세금을 물어야 해 이른바 주식시장의 ‘큰손’들이 거래세 부담이 없는 미국 등 선진국 증시로 이탈할 것이라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이에 정부가 금투세 폐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아울러 현재 0.18%인 거래세율은 계획대로 2025년까지 0.15%로 낮춰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ISA에 대한 세제지원도 더욱 두텁게 한다. 현재 연간 2000만 원씩 총 1억 원인 납입한도를 연간 4000만 원, 총 2억 원으로 높인다. 또 배당·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한도는 현행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에서 500만 원(서민형 1000만 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가입 조건도 느슨하게 한다. 국내주식 및 국내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국내투자형’을 ISA의 한 유형으로 신설해 금융소득종합과세자까지 가입을 허용하는 방식이다. 단 이들에 대해서는 비과세 등 혜택을 주지 않고 14%의 분리과세 혜택만 적용할 방침이다.
투자자 친화적 자본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먼저 소액주주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상법 개정에 착수한다. 소액주주가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전자주주총회를 도입하고 주주 의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하기로 했다.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낮은 기업을 위해 ‘기업밸류업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기재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공시우수법인에 선정되면 가점을 부여하고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하는 것 등이 핵심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불법 공매도를 근절하는 등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를 확립한다. 오는 6월까지 예정된 공매도 전면금지기간 중 무차입 공매도를 막기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한다. 무차입 공매도란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파는 불법행위다. 아울러 개인이 증권사 등으로부터 주식을 빌리는 대주거래와 기관 등이 주식을 빌리는 대차거래 간 상환 기간 및 담보비율 차이를 해소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로 했다. 정부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벌금형을 강화하고 부당이득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하는 방안을 도입해 일벌백계하겠다”고 밝혔다.
고금리 대출, 1인당 최대 300만 원 돌려받는다
상생금융의 핵심축 중 하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이자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민·관 협력을 통해 고금리 부담 완화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자체적으로 약 187만 명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총 1조 6000억 원 수준의 이자를 환급해주기로 했다. 대출금 2억 원을 한도로 1년간 4%를 초과하는 이자납부액의 90%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차주 1인당 최대 30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지원 사업은 2월부터 개시해 3월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신협, 농협,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에서는 대출금 1억 원을 한도로 5~7%대 금리의 대출이자 일부를 지원하는 데 3000억 원의 재정을 투입하기로 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가입한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전환해주는 ‘대환보증프로그램’은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혜택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코로나19로 직접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운영해온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피해와 상관없이 2020년 4월~2023년 11월 중 영업한 사업장으로 대상을 확대해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금리 감면, 부실 신용채무 원금 감면, 장기(10~20년)·분할상환 전환 등의 혜택을 준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도 이용 대상을 확대한다.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대출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곧장 더 유리한 조건의 대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 기존에는 신용대출만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제공됐지만 1월부터 이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1월 4일) 및 전세대출(1월 31일부터)로 확대한다. 정부는 “대출 갈아타기를 통해 금융권의 금리경쟁이 촉진됨에 따라 국민이 보다 낮은 금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서민금융 종합 플랫폼’도 구축한다. 상품 조회부터 보증신청, 대출실행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서비스로 그간 대면으로만 제공해온 고용·복지 연계, 채무조정 등의 복합 상담을 비대면으로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대 5일 이상 걸린 대출신청을 평균 30분 이내로 단축시키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최대 70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90만 명 연체금액 상환 시 연체 정보 삭제
마지막으로 정부는 사업 등에 실패한 사람들이 다시 도전해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상생금융의 제도와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먼저 최대 290만 명의 서민·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신용사면을 실시한다. 대출 연체금액을 전액 상환하는 경우 연체이력 정보를 삭제해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간 협업을 통해 금융·통신 통합 채무조정을 함께 추진한다. 금융채무를 조정받은 채무자가 통신비 부담으로 다시 연체하거나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개인채무자보호법은 2024년 10월부터 시행된다. 만기가 도래하지 않은 원금(5000만 원 미만)에 대한 연체가산이자 부과를 금지하고 3000만 원 미만 대출에 대해 금융회사에 직접 채무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채무조정요청권을 법제화하는 것이 골자다. 또 채권 추심횟수를 7일 7회로 제한하는 등 과도한 추심관행도 제한한다.
서민·취약계층이 스스로의 힘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금융위·고용노동부 협업을 통해 자활지원도 두텁게 한다. 특히 정책서민금융과 채무조정 이용자 중 직업이 없거나 일용직 등에 종사하는 취약계층 약 26만 명을 대상으로 상황에 맞는 맞춤형 고용제도를 안내할 방침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개인 주식투자자, 핀플루언서(누리소통망 등을 통해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이), 소상공인, 주담대 대출자, 청년 서민금융 이용자 50여 명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개인 주식투자자들은 세금 부담, 불법 공매도 피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 투자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답답함을 토로했다. 소상공인과 서민금융 이용자들은 고금리에 따른 부담 완화 필요성에 대해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깊이 공감하면서 관계부처 담당자들에게 신속한 대안 마련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의 낡은 관행과 제도를 투자자, 금융소비자 관점에서 세밀하게 살피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윤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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