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수소 산업 키운다 2030년 국산화율 80% 목표 청정수소에 인센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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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소 1㎏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4㎏ 이하면 청정수소로 인증해 세액공제, 금융지원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더불어 2030년 수소차 30만 대 보급, 수소충전소 660기 구축이란 목표를 위해 600여 대인 대중교통용 수소버스를 2024년 네 배가량 늘리고 액화수소충전소를 2024년부터 구축할 예정이다. 수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육성을 위해 수전해, 수소엔진 등 수소산업 10대 분야 40대 핵심 품목을 선정하고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2024년도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연구개발(R&D) 예산을 2023년 대비 17배 늘린다.
정부는 12월 18일 ‘제6차 수소경제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안건을 심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상정·논의된 안건은 ▲청정수소 인증제 운영 방안 ▲수소산업 소부장 육성 전략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방안 ▲국가수소중점연구실 운영 방안 등이다. 청정수소 인증제는 수소를 생산하고 수입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청정수소로 인증하고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다.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을 위해서 청정수소의 역할이 대두하면서 세계 주요국은 청정수소의 기준 및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를 테면 미국의 경우 수소 1㎏당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4㎏ 이하, 유럽연합(EU)과 일본은 3.4㎏ 이하인 인증기준을 발표했다.
정부도 수소 1㎏당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4㎏ 이하일 때 청정수소를 인증해주기로 했다. 청정수소 인증 등급을 4개로 나눠 0~0.1㎏ 배출일 때는 1등급, 0.1~1㎏ 배출은 2등급, 1~2㎏ 배출은 3등급, 2~4㎏ 배출은 4등급으로 구분하는 방식이다. 인증은 서류심사와 현장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결정된다.
청정수소 인증제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청정수소 인증 기반구축 사업’이 추진된다. 먼저 기업들이 사업을 개발하거나 공정을 설계할 때 배출량을 산정할 수 있도록 자가인증프로그램(산정툴)을 개발해 2024년 제공한다. 또 청정수소를 본격 생산하기 전에 예비·시범인증을 통해서 청정수소 생산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인증 플랫폼 등을 개발해 인증역량을 길러 청정수소 인증제를 안정적으로 시행하도록 한다.
정부는 청정수소 기준이 제시됨에 따라 청정수소 연관 제도도 차질 없이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테면 2024년 개설될 청정수소발전입찰시장(CHPS)이다. CHPS는 수소법에 근거해 수소 또는 암모니아 등 수소화합물을 연료로 생산하는 전기를 구매 또는 공급하는 제도다. 한편으로는 기업들의 청정수소 투자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도 해외 청정수소·암모니아 생산 기반 구축사업이나 금융지원 등을 통해 우리 기술과 자본을 활용한 청정수소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소부장 생태계 구축해 세계 1등 수소산업 육성
정부가 이처럼 수소 정책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글로벌 수소산업의 성장세에 있다. 2022년 1600억 달러로 추정되던 수소 생산 관련 산업 규모는 2027년 2635억 달러로 연평균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전통 주력산업에 대한 글로벌 환경규제도 강화되는 만큼 수소 기반 탈탄소화는 피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수소산업 육성 초기부터 국내 소부장 산업을 성장시켜 산업경쟁력을 갖추고 부가가치를 제고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핵심 소부장의 대외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또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활용하기 위해서 수소산업 소부장의 회복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에 정부는 2030년 10대 전략분야 소부장 산업의 국산화율 80%를 달성하고 글로벌 수소 소부장 기업 20개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수소산업 소부장 육성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첫 번째로 핵심 소부장 원천기술을 확보한다.
정부는 수소산업 10대 분야 40대 품목을 소부장 핵심전략 기술로 지정해 R&D 등 제도적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10대 분야에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생성하는 수전해 기술을 비롯해 수소충전소, 수소 운반차량, 수소 엔진 등이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는 수소 분야 R&D 예산이 연료전지에 집중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이들 분야에도 확대·다변화된다. 선도기업이 참여하고 실증 및 사업화를 중점 지원하는 R&D 제도를 도입해 성과를 제고할 수 있게 한다.
동시에 미래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수소중점연구실을 지정하고 미래 소부장 원천기술 연구를 지원한다. 동시에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 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수 있게 지원도 확대해나간다.
소부장 산업을 육성하는 두 번째 전략은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하는 것이다. 소부장 제품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수소충전소, 수소터빈 등을 보급한다. 실증용 제품에는 제조시설의 검사를 면제하는 신속 검사체계를 도입하고 신규 분야에 합리적 안전기준을 조속히 마련해 불필요한 규제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글로벌 소부장 공급망을 강화해 소부장 산업을 튼튼하게 한다. 수소산업 활용도가 높은 백금류·희토류 5종을 핵심광물로 지정·관리한다. 이에 대한 근거는 국회에서 통과될 예정인 국가자원안보특별법(자원안보특별법)이 될 것이다. 2025년 국제교역 통계에 활용되는 HSK코드에는 별도 품목 코드를 마련해 수소산업과 관련된 글로벌 공급망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한다. 이를 바탕으로 수소산업의 주요 완제품과 소재·부품의 수출입 동향을 정기 분석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도록 해외 검·인증 지원을 확대하고 해외 기업의 요구와 규격·성능에 맞는 제품을 사업화하도록 R&D 지원을 강화한다.
글로벌 소부장 기업도 육성한다. 수소 전문기업 중 소부장 기술력을 갖춰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수소전문기업 플러스’로 지정해 지원한도를 늘린다. 소부장 핵심 전략기술과 관련해 국내 연구 및 생산 기반을 갖춘 기업을 발굴하는 소부장 으뜸기업에 수소 소부장 기업도 선정해 기술을 사업화하고 글로벌 진출을 할 수 있게 밀착 지원한다.
수소차 보급하고 수소충전소 확대 구축
한편 세계적으로 자동차 시장에서 탈내연기관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도 4월 제1차 국가기본계획을 의결하고 NDC 달성을 위해 수소차 30만 대 보급 목표를 설정했다. 이 중 버스의 경우 승용차와 비교해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큰 차종인 수소버스로 전환한다면 효과적인 정책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수소차 보급을 확대하려면 수소충전소를 적재적소에 확충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정부는 현재 3만 4000여 대에 그치는 수소차를 2030년 30만 대까지 보급하고 수소충전소 역시 660기로 늘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먼저 상용차를 중심으로 수소차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소버스는 2030년까지 2만 1200대로 늘린다. 수소버스는 11월을 기준으로 582대에 불과하지만 2024년 2700대, 2027년 9000대 등 순차적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시내버스 외에도 단거리 시외버스나 광역버스를 수소버스로 전환해 이를 뒷받침한다.
화물·특장차의 수소차 비중을 높이기 위해 민간 수요를 반영하는 수소차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미 11톤 트럭과 트랙터, 청소차가 수소차로 출시돼 있고 2024년에는 냉동·냉장차, 카캐리어도 수소차로 출시된다. 이런 차를 집중적으로 도입하는 ‘무공해 물류단지’도 발굴해나갈 전망이다.
수소차를 보급하는 동시에 고성능 수소차가 공급될 수 있게 지원한다. 수소차 성능에 따라 재정적 지원이 차등화되는데 2024년 고성능 수소차 성능평가 근거를 마련하고 성능을 기반으로 한 보조금 평가체계도 만들어진다.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현재 25만㎞인 내구성을 2025년 50만㎞로 향상시키고 수소전지도 경량화한다.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게 액화수소를 저장하고 충전하는 기술도 개발해나간다.
수소차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게 재정·금융 지원도 확대한다. 수소지게차 구매보조금을 신설하고 중소 운수사업자가 고가의 수소버스를 대량 구매하면 친환경 정책금융을 활용할 수 있게 유도한다. 수소차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재정적 지원도 강화된다. 수소차의 엔진 역할을 하는 스택 개발이 진전되기 전까지 수소버스의 스택 교체시점에 1억 원이 넘는 교체 비용을 지원한다. 사업용 차량의 연료보조금도 수소연료 가격, 차량 연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편할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 중에서도 그린카드를 이용하는 운전자에게는 충전요금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무엇보다 수소차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수소충전소가 확대되고 충전서비스의 품질을 높인다. 어디에서나 충전할 수 있게 수소충전소를 2024년 385기, 2025년 450기, 2030년 660기로 점차 확대한다. 특히 교통 수요가 집중되는 주요 교통거점에 대용량 수소 충전·저장시설과 주차장, 편의시설을 갖춘 수소교통 복합기지를 2025년까지 9곳 구축한다. 셀프 충전을 허용하고 야간 충전요금도 인하하는 등의 방안도 추진된다. 안전성 확보를 위해 신기술이 적용된 수소충전소에 대한 안전기준도 개발하는 동시에 수소충전소 부지 발굴이 용이하도록 안전기준을 합리화한다.
수소충전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대응체계도 마련한다. 수송용 수소의 유통과 수급 관리를 담당하는 유통전담기관을 별도로 지정하고 수소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을 때 대응절차를 명시한 ‘수소 수급 위기대응 매뉴얼’을 마련한다. 나아가 지역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생산시설을 설치해 지역자립형 공급망을 추가한다.
국가수소중점연구실 구축해 수전해 국산기술 확보
이와 함께 정부는 국가수소중점연구실을 구축해 2030년까지 알칼라인·고분자전해질(PEM) 수전해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수전해 기술 방식의 하나인 알칼라인은 수소엔진 역할을 하는 스택 핵심기술을 개발하거나 핵심소재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방식이다. PEM 수전해 기술은 전해질막, 다공성확산층 등 핵심 소재·부품을 개발하는 기술과 관련돼 있다. 이들 수전해 핵심기술을 확보하면 수소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외 국가와 기술격차를 극복할 수 있다.
중점연구실에서는 2030년 메가와트급 수전해 기술 국산화를 위해 기초·원천 연구를 수행한다. 또 개발된 기술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게 성능평가를 지원하고 기업과 공동연구 등을 통해 기술상용화를 촉진한다. 정부는 한국에너지기술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각 대학 등에도 개별 연구실을 차세대 수소기술 연구실로 지정해 R&D 체인을 구축하고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가 수소 R&D 역량을 결집하고 국산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효정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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