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교통 後입주 도로 2년 철도 최대 8년 반 앞당긴다

신도시 광역교통망 구축
앞으로 정부가 신도시를 개발할 때 도로와 철도 등 광역교통시설 공급에 걸리는 기간을 대폭 단축해 입주민의 편의성을 높인다. 2기 신도시 평균 광역교통시설 완료 기간과 비교했을 때 도로는 약 2년, 철도는 최소 5년 반에서 최대 8년 반을 각각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선(先) 교통 후(後) 입주’를 실현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12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및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의 ‘신도시 광역교통망 신속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3기 신도시부터 교통대책 수립 시기를 앞당기고 사업 추진 중 갈등을 줄이며 관련 행정절차를 간소화해 ‘선 교통 후 입주’를 실현하는 것이 이번 방안의 골자다.
정부가 국민 주거안정을 위해 신도시 대규모 주택공급을 진행했으나 광역교통시설 공급은 장기간 지연돼 많은 국민이 출퇴근에 대한 불편을 겪어왔다. 2시 신도시의 경우 지구계획 수립 시점에서 교통대책을 수립해 ‘최초 입주 전 완료’까지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3기 신도시는 2기 신도시 대비 조기에 교통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했으나 일부 사업의 지연이 우려돼 ‘선 교통 후 입주’는 여전히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가 교통대책 사업의 지연 원인을 분석한 결과 ▲늦은 교통대책 수립 ▲수립 후 잦은 교통대책 변경 및 갈등 ▲개별사업 행정절차 지연 ▲불투명·비효율적 투자체계가 꼽혔다. 이에 따라 신도시 교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교통대책 수립 시기를 ‘지구계획 수립 전’에서 ‘지구 지정 후 1년 이내’로 개선한다. 기존에는 ‘후보지 발표→지구 지정→지구계획 승인 및 교통대책 수립’ 순이었는데 ‘후보지 발표→지구 지정→교통대책 수립→ 지구계획 승인’ 순서로 변경된다.
교통대책 심의 시 국토부가 직접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재확인하는 절차가 생긴다. 주요 쟁점은 사전 조정을 거친 후 교통대책에 반영한다. 관련 기관과 충분한 협의 없이 교통대책이 확정돼 실제 추진 과정에서 사업 변경, 이견 조정 등의 문제가 벌어진 데 대한 조치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국토부 내 갈등관리체계를 마련해 조정 착수 후 6개월 내에 해소할 계획이다.

광역교통 재원 관리 투명하게
개별사업 추진 시 필요한 행정절차는 대폭 줄인다. 둘 이상의 지자체를 통과하는 도로는 지자체 인허가 과정에서 지자체 간 갈등과 과다한 인허가 조건 요구 탓에 장기간 지연되는 일이 많았다. 앞으로는 국토부가 도로 사업계획을 직접 심의·의결하고 관련 인허가는 이미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의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철도는 개발 사업자가 사업비를 100% 부담하는 경우 철도 관련 상위계획 반영 전에도 기본계획 수립 착수를 허용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5년마다 수립되는 국가철도망 계획이나 광역교통 시행계획 등에 반영돼야만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및 기본계획 수립 절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재정 예타 및 공공기관 예타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기간을 단축해주거나 아예 면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 정책 결정 등에 따라 교통대책을 불가피하게 변경해야 할 땐 교통수요 예측 및 위원회 심의를 생략하는 등의 절차 간소화도 이뤄진다.
교통대책 사업비가 불투명하게 운영돼온 부분도 개선될 전망이다. 그간 개발사업자는 개발사업과 교통대책 사업비를 구분 없이 운영해 교통대책 사업에 대한 투명한 관리가 쉽지 않았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내 광역교통 개선대책 사업비를 별도 관리하는 ‘광역교통계정’을 신설하고 국토부가 매년 계정 수익과 사업별 지출계획을 직접 수립하도록 한다. 매년 반기별로 집행 실적을 점검하고 집행 지연 사업은 관리를 강화해 개별 사업이 계획된 기간 안에 완료될 수 있도록 조치한다.
지연 중이거나 조기 완공이 필요한 사업은 ‘집중투자사업’으로 선정해 매년 사업비를 추가 배정한다. 지방비 부족 등으로 지연되는 사업은 광역교통계정 내 여유 재원을 활용해 지자체를 대상으로 융자 사업을 진행하는 등 투자 방식도 다양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광역환승센터 등 꼭 필요한 원거리 광역교통시설에 대해서도 광역교통 개선대책 사업비가 투자될 수 있도록 투자 범위를 기존 ‘사업 지구 경계선 20㎞’에서 ‘50㎞’로 확대한다.
정부는 대책 마련에 필요한 광역교통법 시행령과 교통대책 수립 지침 등 하위 법령 개정은 2024년 1월에 추진하고 광역교통법 등 법률 개정은 국회 일정을 고려해 2024년 7월 중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교통대책 조기 수립, 심의 강화, 철도 기본계획 수립 등 법령 개정 없이도 추진 가능한 과제는 관계부처와 협조해 즉시 이행한다.

이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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