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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도전지원사업은 세상과 나를 이어준 희망의 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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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지망생 임지영 씨의 ‘니트’ 탈출기
31세 임지영 씨에게는 꿈이 있다.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는 준비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꿈을 위해 임 씨는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대학생일 때에도 각종 자격증을 따고 다양한 일경험을 했다. 그러다 2022년 4월 코로나19에 걸렸다. 후유증으로 심한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았다. 일상생활을 하기도 어려운 고통 때문에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떼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냈다. 일하지도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구직단념청년(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하 니트)으로 일 년 넘는 시간이 지나갔다.
어둠 속에 갇혀 있던 임 씨를 움직이게 한 것은 고용노동부의 ‘청년도전지원사업’이었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은 구직단념청년이 여러 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참여수당을 지원받는 제도다. 단지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민취업지원제도 등을 통해 청년이 실제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
임 씨는 “처음에는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두려웠지만 각종 프로그램을 이수하면서 점차 자신감을 되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일을 시작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일경험프로그램에 참여해 지난 10월부터 한 가구업체에서 인턴으로 일을 하고 있다. “실제 직장생활을 해보는 것은 처음”이라는 그는 “주변을 잘 둘러보면 꿈을 만들고 키워가는 방법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쩌다 니트가 됐나?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앓게 된 아토피성 피부염 때문이었다. 증상이 심각해 눈과 귀에서도 진물이 흐를 정도였다. 옷을 걸치는 정도의 압박으로도 진물이 터져 옷이 엉망이 되곤 해서 키친타월을 온 몸에 두른 채로 누워 있기만 할 때도 있었다. 탈모로 머리카락 반이 사라지기도 하고 오한으로 한여름에 히터를 틀고 지내기도 했다. 밖에 나가는 것은 물론 그 어떤 일상생활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활달한 성격이어서 그런 상황이 더 힘들었겠다.
살면서 한 번도 절망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때는 달랐다. 꿈이 배우인데 외모가 망가졌다. 언제 나을지도 모르는데 마냥 아프기만 하니 한때는 잠깐이지만 다른 생각을 하기도 했다. 약도 잘 듣지 않자 ‘이 병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재앙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무기력해졌다.

집 밖으로 나오게 된 계기가 있었나?
여러 신약을 복용했는데 약효가 있었다. 증상이 나아지자 사회로 복귀하고 싶었지만 두려움이 앞섰다. 분명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마련된 제도가 있을 거라 생각해 찾기 시작했다.

청년도전지원사업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일 년 반가량 집안에만 있으면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만 했다. 부모님께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청년도전지원사업에 대한 정보를 접했는데 ‘나에게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기 전에도 청년을 위한 일자리 지원 프로그램 등을 잘 활용하는 편이었나?
나는 준비된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역할이 주어지더라도 경험해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배우 말이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배우를 준비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려 노력했다. 연기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몸을 쓰는 일에 서툴다는 것을 깨닫고 특수체육을 복수전공했다. 그러면서 아동심리상담사나 인지행동심리상담사 같은 자격증을 땄다. 지금까지 딴 자격증만 12개 정도다.
그중에는 국가자격증인 제과제빵기능사도 있다. 기능사 준비를 하면서 국비지원을 받아 학원을 다녔다. 친구들이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느냐’고 할 정도로 지원제도를 잘 활용해 경험을 쌓아왔다. 이런 방식으로 국가자격증인 화훼장식기능사 자격증도 따려고 했다. 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준비하던 중에 알레르기 증상이 생기면서 그만 뒀다.

청년도전지원사업을 통해서는 어떤 경험을 했나?
가장 먼저 한 것은 마음케어 프로그램이다. 다른 청년들과 함께 조별과제를 하는 것이었는데 사람들과 오랜만에 소통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모두 같은 처지이니 오히려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 사업 중에 청년 아이디어 정책 공모전 도전도 있었다. 팀장이 돼 우수상을 받았다.
아프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혼자서 일하고 도전하는 일에 익숙했다. 그런데 청년도전지원사업을 통해서 오히려 함께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전화위복이 됐다고 생각한다.

청년도전지원사업 우수사례 공모전에서도 수상했던데.
대학에서 문예창작학과를 전공했다. 경험을 글로 풀어내는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사업 경험이 좋은 계기가 됐다. 우수사례로 수상하고 나니 의욕이 마구 생겼다. 지역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상하기도 하고 10명의 시민이 하룻밤 동안 쓴 글을 모아 책을 내기도 했다.

지금은 무슨 일을 하고 있나?
국민취업지원제도 일경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프로그램 중에 ‘가구 실무 일경험’에 선발돼 경기 고양시의 한 가구업체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중이다. 코로나19를 앓기 전에는 플로리스트로 일하기도 했다. 배우라는 꿈을 꾸고 있지만 또 다른 현실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하던 일이었는데 피부염이 발병하고 나서는 알레르기가 생겨 일을 지속하기 어려웠다. 차선책을 찾다가 가구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고 실제로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생활을 실제로 해보면서 무엇을 배웠나?
드라마 ‘미생’을 통해 머리로만 배웠던 직장 생활을 실제 부딪히면서 마음으로 배우게 됐다. 아무리 인턴이라고 해도 현장에서는 실수하면 안 된다. 어리고 서툴다고 해도 책임을 져야 한다. 무심하게 지나가는 직장인들이 모두 그 부담감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람들과 사회를 좀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니트족을 위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 같다.
꿈은 각자 다르겠지만 다른 청년에게도 다양한 일경험은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이다. 니트로 지내다보니 알게 된 것인데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고 해서 그 시간에 삶이나 진로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아니더라. 오히려 무기력하게 문제를 회피하게 된다. 그런 청년들에게 일을 경험해보는 일은 진로를 고민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니트를 탈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모든 니트가 마냥 무기력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일은 하고 싶고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데 겁이 나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니트로 남아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친구들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 청년도전지원사업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니트에서 직장인으로 갑자기 점프할 수 없으니 디딤돌이 필요하다. 디딤돌을 찾고 있다면 정부 지원 사업에 한 번이라도 참여해보기를 적극 권하고 싶다.

이런 사업들을 통해 배운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다음 일을 시도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일자리를 구하는 일은 ‘지원→취업 성공’으로 이어지는 간단한 것이 아니다. 지원을 위한 준비도 필요하고 그 준비를 위한 준비과정이 있을 수도 있다. 단계를 밟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 많다. 나만 해도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일경험을 하고 있다.

청년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잘 살펴보면 진로를 설정하고 직업을 얻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무척 많다. 예를 들어 나는 ‘목수’라고 하면 손으로 하나하나 정성 들여 작업하는 수공예 제작자를 떠올렸다. 그런데 직접 경험해보니 대부분 기계로 작업했다. 가구 제작 분야에서 기계를 다루는 기술적인 것이 더 필요하구나 깨닫게 됐다. 이처럼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 경험하고 나면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이런 걸 미리 체험해보면 나중에 진로를 수정하거나 방황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도전을 이어갈지 궁금하다.
피부염 치료를 계속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배우의 꿈에 도전할 계획이다.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고 싶다. 무엇이든,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실제로 이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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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실태 조사해보니

‘쉬었음’ 청년 41만 명 넘어
“원하는 곳 아니면 차라리 쉼 선택”
11월 15일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들어 10월까지 41만 명의 청년(15~29세)이 특별한 이유 없이 무직으로 지내며 구직활동도 하지 않았다. 41만 명이라는 숫자는 전체 청년 인구의 4.9%에 달하는 것이다.
니트 중 다수는 직장경험이 있고 구직의사도 갖고 있다. 쉰 기간이 1년이 되지 않는 경우가 56%로 절반이 넘었는데 주로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움’이나 ‘다음 일을 준비하기 위해’ 쉬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니트가 발생하는 이유를 구조적이고 단기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수시·경력채용의 확대로 ‘괜찮은 일자리’를 찾을 기회가 줄어들었는데 원하는 일자리를 얻지 못한 청년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기보다 쉼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약화되면서 이직과정에서 쉬는 청년도 늘어났다. 간호나 배달 등 코로나19 시기에 확대됐던 일자리가 줄어들고 공공부문 일자리에 대한 선호가 줄어든 것도 니트가 늘어난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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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를 일으키는 청년도전지원사업

도전플러스 프로그램,
5개월간 월 50만 원씩 참여수당
청년도전지원사업은 니트의 구직의욕을 고취시키고 청년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크게 1~2개월 걸리는 도전 프로그램과 5개월 이상 걸리는 도전플러스 프로그램이 있는데 상담, 진로탐색, 취업역량 강화 등 심리상담 기반 프로그램이 실시된다.
도전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청년에게는 월 50만 원의 참여수당이 지급된다. 도전플러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월 50만 원씩 5개월간 참여수당을 지급하고 이수하면 50만 원의 인센티브를 준다. 6개월 이상 취업 및 교육·직업훈련 참여 이력이 없는 니트나 자립준비청년, 북한이탈청년 등이 대상으로 정부는 2024년 지원 대상을 늘려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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