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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지상 사이 詩가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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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을 아시는지요. 시는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로 시작해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로 이어집니다. 그 시를 읽으면 먹구름이 뒤덮인 하늘을 보면서도 괜히 가슴이 설레곤 했습니다.
송남규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에’를 처음 봤을 때 윤동주의 시가 떠올랐습니다. 푸르스름한 하늘에는 주먹만 한 별들이 알알이 박혀 있고, 잿빛 지상에는 사람들이 사는 집들로 가득합니다.
하늘과 지상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줍니다. 별이 떠 있는 하늘이 시의 세계라면 사람들이 붙박여 사는 지상은 실제가 허구보다 더 드라마틱한 소설의 세계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소설에서나 있을 법한 사건·사고의 현장에서 하늘에 별이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바쁘게 살아갑니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 계절이 지나가는 순간만이라도 별을 쳐다보라고 권합니다. 별에는 어린 시절 친구, 지금은 헤어져 소식조차 알지 못하는 이웃, 윤동주와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같은 그리움의 추억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움이야말로 지상의 인간이 하늘에 가 닿을 수 있는 은하수 길이 아닐까요?

조정육 미술평론가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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