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코리아’ 저력 보여줬다 “유치 준비 경험과 균형발전 가치 이어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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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팔레 데 콩그레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제173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진행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부산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밀려 유치에 실패했다는 결과가 발표된 순간이었다. 리야드는 1차 투표에서 119표를 얻어 29표를 얻은 부산을 크게 앞섰다.
아쉬움은 컸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29일 예정에 없던 대국민 담화를 통해 “민·관은 합동으로 정말 열심히 뛰었다”며 “유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은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간 민·관 유치위원회가 엑스포 유치를 위해 만난 사람은 175개국 3000명이 넘는다. 윤 대통령이 만난 사람만 500명 이상이다.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37개국을 방문해 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했다.
기업의 노력도 빛났다.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와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해외 광장 등에서 상영한 홍보영상은 30만 회가 넘는다. SK그룹이 엑스포 유치 지원에 투입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50여 명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제작한 홍보영상 조회 수는 공개 17일 만에 1억 회를 넘었다. LG그룹이 BIE 총회가 열리는 파리에서 홍보에 동원한 버스만 2030대다. 민간에서도 물심양면으로 엑스포 유치를 위해 나섰다. 부산에서는 곳곳에서 엑스포 유치를 응원하는 응원전이 펼쳐졌다. 11월 28일 당일에는 새벽까지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 시민 1600여 명이 모여 응원전을 펼쳤다. 파리 현지에서도 교민과 부산 시민이 어우러져 각종 문화행사 등을 열었다.
치열했던 엑스포 유치전의 의의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쉼 없이 펼쳐진 유치전은 여러 측면에서 의의를 가진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부산엑스포 유치는 단순히 부산만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균형발전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토의 균형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며 “남부 지역에서 부산을 거점으로 모든 경제·산업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차질없이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원팀코리아’로 똘똘 뭉쳐 유치전을 펼친 경험 또한 국가의 자산이다. 정부와 재계·민간이 합쳐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인 모습은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한몫했다. 유치전에 발 벗고 나섰던 기업들로서는 신시장을 발굴하고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의의도 있다. 삼성과 SK,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5대 그룹 총수들은 각각 한국과 교류가 많지 않은 나라를 포함해 다양한 국가를 방문하고 소통했다. 이를 통해 각국 정상 및 경제계 인사와 교류하며 시장진출과 사업협력 등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7월 12일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미국·중국 갈등 등 지정학적 문제로 글로벌 시장이 쪼개지는 가운데 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야 하는 지금 엑스포는 세계 시장을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으로 엑스포 유치전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성장할 대한민국의 외교 역량을 끌어올리고 연대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2022년 11월 29일(현지시간) 열린 3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는 ‘부산 이니셔티브’ 선언이 있었다. 전쟁을 겪고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낸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인류가 직면한 공통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플랫폼으로 부산엑스포를 만들어나가겠다는 비전이다. 윤 대통령은 6월 20일(현지시간) 열린 4차 PT에 직접 나서 “대한민국은 그동안 받은 것을 국제사회에 보답하고자 한다”며 “부산엑스포는 경쟁의 논리에서 연대의 가치로 우리의 관점을 전환한 엑스포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해 많은 공감을 샀다.
맨 처음 부산엑스포를 유치하겠다고 나설 때부터 부산의 우위를 점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엑스포 유치전은 2022년 7월 8일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를 발족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 이때 이미 리야드가 압도적인 공세로 저개발국가들의 표를 확보해놓은 상황이었다. 2022년 9월 BIE에 유치계획서를 제출하고 11월 29일 3차 PT에 임하면서 부산엑스포의 체계가 잡히기 시작했다. 당시 3차 PT에서는 부산 이니셔티브가 선언됐을 뿐 아니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등장해 K-콘텐츠의 저력을 강조했다.
17개월간의 여정
2023년 들어서 부산과 리야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4월 BIE 대표단이 부산 현지실사에 나서면서 부산엑스포를 향한 열정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실사단을 향한 국민의 환호는 모두를 놀라게 할 정도였는데 실제로 실사보고서에서 부산에 대한 평가가 가장 좋았다는 것이 외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6월 20일 윤 대통령이 참가한 4차 PT에서는 이러한 점들이 강조돼 명확하고 책임감 있는 유치 의지를 전 세계에 전달했다.
비록 ‘2030 부산엑스포’ 유치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러한 유치전을 거치면서 쌓은 역량은 국가 발전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도 대국민 담화를 통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노력과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있는 기여라는 국정기조는 차질 없이 수행해나가겠다”며 엑스포 유치전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효정 기자
[자료제공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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