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바람이 키운 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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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흔히 들국화라 부르는 꽃에는 연보라색인 벌개미취·개미취·쑥부쟁이가 있다. 흰색이나 연분홍색인 구절초와 노란 산국·감국도 있다. 이 외에도 해국(海菊)이 있다.
해국은 바닷가에서 자란다. 바다를 배경으로 만개한 해국 무리를 담는 것은 야생화 애호가들의 로망 중 하나다.
필자도 해국을 담으려 몇 번이나 해안가에 갔는지 모른다. 꽃쟁이들은 해국을 보면 필사적으로 사진에 바다가 나오게, 최소한 해변이라도 나오게 찍으려 애를 쓴다.
해국은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바닷가에서, 그중에서도 바위틈에서 자라는 것이 해국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높이는 30~60㎝ 정도다. 흙도 물도 부족할 텐데 어떻게 바위틈에서 자라 그렇게 예쁜 꽃까지 피우는지 놀랍다. 물론 바위틈에서 자라지만 일반 흙에서도 잘 자란다.
해국의 특징 중 하나는 잎 양면에 보송보송한 털이 있다는 것이다. 만져보면 부드러운 느낌이 참 좋다. 잎에 털이 많은 것은 거친 해풍을 견뎌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주걱처럼 생긴 잎에는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은 연한 보라색으로 3.5~4㎝ 크기로 피는데 중심부는 노란색이다. 꽃 자체는 같은 속(Aster)인 벌개미취·쑥부쟁이와 비슷하게 생겼다.
해국은 개화 기간이 아주 긴 꽃이다. 늦여름부터 피기 시작해 늦게는 11월 말까지, 지역에 따라서는 12월에도 꽃을 볼 수 있다. 몇 년 전 8월에 여름휴가를 울릉도로 갔는데 바위틈에 해국이 피어 있었다. 일찍 피어서 놀랐는데 가을꽃들이 질 즈음에도 싱싱한 꽃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겨울에도 줄기 위쪽 상록잎이 남아 있을 정도로 오래 간다. 거친 환경에 적응력이 뛰어나다. 올가을이 가기 전에 바닷가에 가면 해국을 찾아 눈맞춤해보기 바란다.
글·사진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일간지 기자. 저서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문학 속에 핀 꽃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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