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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개떡 품은 청미래덩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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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청미래덩굴을 뭐라 불렀는지를 알면 고향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덩굴은 전국 어느 숲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나무다. 지역에 따라 망개나무, 맹감 혹은 명감나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우리 고향에선 맹감이라 불렀다.
청미래덩굴은 꽃보다 지름 1㎝ 정도 크기로 동그랗고 반들반들하게 익어가는 빨간 열매가 인상적이다.
누르면 푹신하지만 ‘먹잘 것(먹을 만한 것)’은 없다.
잎 모양은 둥글둥글 원형에 가깝지만 끝이 뾰족하고 반질거린다. 잎겨드랑이에 달리는 덩굴손으로 다른 식물들을 붙잡으며 자란다. 덩굴손이 두 갈래로 갈라져 꼬불거리며 자라는 모습이 귀엽다. 봄에 연한 녹색과 노란색이 섞인 작은 꽃들이 둥그렇게 핀다.
경상도에서는 청미래덩굴을 망개나무라고 부른다. 그래서 청미래 잎으로 싸서 찐 떡을 망개떡이라 부른다. 떡장수가 밤에 “망개~떡”이라고 외치고 다닌 바로 그 떡이다. 망개떡은 청미래덩굴 잎의 향이 배어들면서 상큼한 맛이 나고 여름에도 잘 상하지 않는다고 한다.
청미래덩굴과 비슷하게 생긴 식물로 청가시덩굴이 있다. 청가시덩굴도 숲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둘 다 가시가 있고 잎과 꽃이 비슷하다. 그러나 청미래 잎은 동그란 데 비해 청가시 잎은 계란형에 가깝고 가장자리가 구불거린다.
열매를 보면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다. 청미래는 빨간색, 청가시는 검은색에 가까운 열매가 달린다.
청미래덩굴은 싸리나무와 함께 불을 땠을 때 연기가 안 나는 나무로도 유명하다. 때죽나무, 붉나무도 연기가 적게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4·3사건을 다룬 현기영의 중편소설 ‘순이삼촌’에도 청미래덩굴이 나온다.
밤에는 공비, 낮에는 군경을 피해 한라산 굴에 숨어 지내면서 ‘밥을 지을 때 연기가 나면 발각될까봐 연기 안 나는 청미래덩굴로 불을 땠다’는 대목이 있다.

글·사진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일간지 기자. 저서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문학 속에 핀 꽃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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