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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공존’ 공공디자인에서 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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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은?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78길.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이면도로로 음식점, 업무시설 등 상업시설이 밀집해 있어 ‘너구리굴’이라고 불릴 만큼 무분별한 흡연이 이뤄지던 곳이다. 비흡연자라면 이곳을 지날 때마다 담배 연기와 간접흡연 피해로 얼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그랬던 이곳이 달라졌다. 서울 서초구청이 올해 1월부터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을 설치하면서다.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은 기존 흡연 부스의 벽을 없애고 지붕만 남긴 형태의 설치물이다. 지붕에는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는 장치를 달았고 식당이나 카페 출입구에 설치하는 에어커튼이 벽을 대신한다. 에어커튼이라고 불리는 공기차단막은 담배 연기가 밖으로 나가는 걸 최소화한다. 특허 공법의 제연 정화장치 네 대가 공기를 정화해 배출한다. 여기에 자동 소화 기능의 대용량 재떨이를 설치해 흡연자의 편의와 환경 개선을 동시에 충족시켰다.
개방형 제연 흡연시설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갈등을 완화하고 건강한 도시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서초구청이 202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공공서비스 사업의 일환이다. 혐오와 갈등을 넘어 이해와 공존으로, 기술과 디자인으로 새로운 흡연문화를 만들어보자고 시작된 것이다.
이 시설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갈등 원인인 연기와 냄새를 제어하고 흡연자들의 이용을 유도, 간접흡연 피해를 줄이면서 보행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강력한 규제나 단속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풍선효과를 최소화하면서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행동 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넛지(nudge) 디자인’을 적용한 ‘QR코드 안내판’을 운영해 흡연자가 금연구역을 벗어나 흡연구역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도록 유도해 단속 건수를 크게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이 같은 서초구청의 공공서비스 사업을 ‘2025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의 대통령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한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은 공공디자인의 문화적 역할과 인식을 넓히고 국민의 문화향유권 증대를 위해 공공디자인 모범사례를 선정·포상하고 있다. 올해 주제는 ‘공존 : 내일을 위한 공공디자인’이다. 지속가능성과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공공디자인의 가치가 잘 반영된 우수 사업 12점, 연구 3점을 선정해 대통령상 1점, 문체부장관상 4점, 빅터 마골린상 1점, 공진원장상 5점, 학회장상 4점을 수여한다. 특히 올해는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디자인 기여’ 분야와 공공디자인 관련 학회장상을 신설했다. 시상식은 10월 24일 서울 성동구 코사이어티 서울숲에서 열리는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2025’ 개막 행사와 함께 열린다.





폐하수처리시설이 문화공간으로
경기 시흥시 시화공단과 오이도 사이 대형 하수처리장 내 유휴시설은 공공디자인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되살아났다. 2024년 6월 완공된 ‘있기에-앞서(Be-Fore)’는 오폐수 처리과정에서 발생한 침전물을 농축하는 농축조 5개 동과 이를 연결·중개하는 분배조를 재생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관람객은 농축조 내부와 첨탑, 원형계단을 오가며 공간과 깊이를 체험할 수 있다. 콘크리트와 아크릴, 목재, 금속, 석재 등 익숙한 소재로 개방과 연결, 빛과 물의 요소를 재해석한 이 공간은 영화·아트필름 촬영, 전시, 공연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피시설로 여겨졌던 하수처리장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시민들의 문화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공간을 조성한 시화공단 하수처리장 내 유휴시설 문화재생사업(시흥시청 외 3곳)은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에서 문체부장관상(사업 부문)에 선정됐다.
2024년 광복 79주년을 맞아 국가보훈부와 빙그레, 디마이너스원이 시행한 ‘처음 입는 광복’ 캠페인도 문체부장관상(사업 부문)에 포함됐다. 일제강점기 수의를 입고 옥중 순국한 독립운동가의 마지막 사진을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복원하고 고운 한복을 입은 모습으로 바꾼 캠페인이다. 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에 옥중 순국으로 기록된 독립운동가 중에서 수의를 입은 사진이 마지막으로 남은 87명이 대상이다. 유관순, 안중근, 안창호, 신채호 등의 독립유공자들이 포함됐다. 수의 대신 한복을 입은 독립영웅들의 모습과 이야기는 온라인 사진전과 다큐멘터리, 옥외 광고, 누리소통망(SNS), TV·지면 광고 등으로 소개됐다.





도시 정체성 살리고 안전도 지키고!
울산시가 조성한 지능형(스마트) 버스승강장 ‘기다림의 미학, 울산 스마트승강장 31109’는 공진원장상(사업 부문)을 받았다. 스마트승강장은 울산시청 앞에 설치돼 지역 상징성을 보여주고 시민의 안전과 편의성을 제고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버스 혼잡 완화 및 안전한 차량 진입 구조, 교통정보 안내, 무선충전, 에어컨, 온열의자 등 다양한 편의 기능과 십리대숲, 귀신고래를 형상화한 디자인이 울산만의 정체성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받았다.
성남시청의 사계절 미끄럼방지 탄소발열매트(시스템) 계단 조성 사업도 공진원장상(사업 부문)을 받았다. 성남시는 2024년 3월부터 중원구 은행로 81번길 일대에 생활밀착형 안전디자인이 적용된 공공공간을 조성했다. 이를 위해 노란색 은행잎과 골목 형태를 반영한 은행1동의 브랜드를 개발해 골목 진입로와 바닥 등에 활용했다.
노후화돼 주민들이 오르내리기 불편했던 계단에 미끄럼방지 논슬립 기능이 내포된 탄소발열매트를 설치해 겨울철 눈이 쌓이더라도 빠르게 눈을 녹여 결빙을 방지하고 낙상사고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골목길 바닥에는 매립형 조명을 설치하고 건물 사이 틈새 공간에는 접근통제 사이문을 설치했다. 신속한 위치 파악이 가능한 위치번호등 전신주도 설치했다.
아산시청이 선문대학교 SMD 디자인연구소, ㈜사비와 진행한 ‘온양온천 원도심거리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사업’도 공진원상(사업 부문)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아산경찰서의 범죄자료 분석과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진행됐다. 이를 통해 범죄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주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온양온천초등학교 보행로를 중심으로 폐쇄회로(CC)TV와 경관펜스, 비상벨, 경관조명, 안심반사경 등의 안전시설물이 설치됐다. 아산시를 상징하는 수리부엉이를 기반으로 범죄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시각디자인을 개발해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넛지’ 효과로 안전한 현장을!
‘넛지’는 팔꿈치로 옆구리를 툭 치는 듯한 부드러운 권유를 뜻한다. 어떤 선택을 강요하거나 특정한 보상을 투입하지 않고 의도한 방향으로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넛지 효과를 기반으로 작업자의 인지 및 행동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는 근로자 중심의 안전디자인 가이드라인을 개발한 한국수력원자력과 ㈜에스이디자인그룹은 한국공간디자인학회장상을 수상했다.
광주시립무등도서관은 종합자료실과 디지털자료실 통합 이전 리모델링 프로젝트로 한국디자인학회장상을 받았다. 무등도서관은 최근 디지털자료실의 기능을 2층 종합자료실로 통합 이전하면서 비스포크 디자인(Bespoke Design) 개념을 도입해 공공공간을 재구성했다. 조립식 모듈 가구를 현장 조립 방식으로 설치해 최소한의 예산으로 다양한 공간을 연출했다. 적은 비용으로 순환 가능한 공공디자인 모델을 제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밖에 2025 대한민국 공공디자인대상 수상작과 자세한 내용은 공공디자인 종합정보시스템 누리집(www. publicdesign.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정미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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