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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6만 명이 찾는 곳 안전한 사회, 안전교육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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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안전체험시설,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을 가다
1999년 6월 30일 새벽, 경기 화성시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어린이 19명을 포함해 2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긴 비극이 발생한 지 26년이 지났지만 예기치 못한 어린이 안전사고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은 이러한 참사의 아픔을 딛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다. 교육관을 이끄는 고석 관장은 씨랜드 참사로 당시 여섯 살이던 쌍둥이 딸을 잃은 피해자다. 추모비 설립 논의를 하던 과정에서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이 창설되고 교육관 설립으로 이어졌다. 2001년 안전교육관으로는 국내 최초로 개관한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은 현재 연간 6만 명 이상이 찾는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안전체험시설로 자리 잡았다. 교육관은 어린이뿐 아니라 전 세대의 시민이 생활안전, 재난안전, 교통안전, 응급처치 등 다양한 분야의 체험형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다채로운 공간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실제 지진 진동 느끼며 대피요령 습득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은 지상 4층 규모의 건물로 처음 문을 열었을 때는 2층짜리 건물이었지만 점차 증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고 관장은 “선박, 항공, 철도는 물론 생활안전교육을 위한 가정 공간까지 실감나게 구현해 보다 구체적이고 생생한 안전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2층 교통안전관에는 실제 신호등과 횡단보도, 도로가 설치돼 있다. 헬멧과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자전거를 타며 도로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단순히 ‘이론’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신호에 맞춰 도로를 건너며 몸으로 익히는 체험교육이다. 고 관장은 “우리나라의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다”며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시된 여러 카시트를 가리키며 “올바른 카시트 사용법도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1층에는 가정안전관, 재난안전관, 승강기안전관, 신변안전관 등이 자리한다. 일상 속 위기 상황에 대비하는 방법을 배우는 공간이다. 관람객들은 거실, 주방, 욕실, 침실을 재현한 가정안전관에서 가정 내에서도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재난안전관은 교육관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공간이다. 지진체험 시간에 관람객들은 실제 지진 진동을 느끼며 대피 요령을 체득한다.
“탁자 아래로 몸을 숨기고 흔들림이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머리를 보호하며 계단을 이용해 비상구로 이동해야 합니다.”
강사의 설명을 유심히 들은 교육 참가자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기다리다가 진동이 느껴지자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화재진압 프로그램도 참가자들이 소화기를 들고 벽면에 투사된 화재 현장을 향해 실제 상황처럼 움직이게 돼 있다. 태풍 체험시설에서는 실제 태풍처럼 강한 바람을 느끼며 대처법을 익힐 수 있다.
고 관장은 “화재진압 체험은 어린이뿐 아니라 보호자도 함께 참여하게 한다”고 말했다. 고 관장은 “어린이 안전은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호자의 안전의식과 연결돼 있다”며 “아무리 어린이 교육이 철저해도 부모가 안전의식을 체화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교육관 이름으로도 ‘어린이’ 대신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송파안전체험교육관’을 택했다. 그는 “가정안전관을 체험한 성인들이 ‘가정이 이렇게 위험할 수 있구나’ 하고 놀란다”며 “어린이 안전을 위해 성인 안전교육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린이 안전문제는 어른이 앞장서야
3층에는 선박안전관, 철도안전관, 응급처치실습관이 있다. 4층 항공안전관과 함께 대형 교통수단의 안전교육을 담당한다. 철도안전관에서는 열차 사고 발생 시 행동요령과 비상탈출법을 익히고 실제 지하철 객실을 재현한 공간에서 구호용품 사용법을 배운다. 선박안전관과 항공안전관 역시 실제 흔들림과 연기 발생 상황을 구현해 체험형 교육을 진행한다. 고 관장은 “안전교육은 이론만으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실제 상황을 가정한 체험을 통해 몸이 기억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관에서는 이 같은 정규 프로그램 외에도 매달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10월에는 ‘힐링숲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어린이들이 숲을 체험하며 자연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대처법을 배우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해양경찰청 전문강사가 진행하는 ‘생존수영교육’이 가장 인기가 높다. 고 관장은 “프로그램의 핵심은 전문성”이라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효율적으로 안전의식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고 관장은 무엇보다 “어른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참가자의 절대 다수는 어린이인데 사실 어린이들을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사회의 안전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국 각지에는 개인 자격으로도 안전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관이 많다. 고 관장은 “안전의식은 하루 아침에 높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국민안전교육플랫폼’ 등을 통해 평소에도 안전교육을 받는 시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효정 기자

안전교육, 어떻게 시작할까? 국민안전교육플랫폼에서!
안전교육에 대한 모든 것이 국민안전교육플랫폼(kasem.safekorea.go.kr)에 있다.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이 누리집에는 외국어로도 제공되는 안전교육자료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안전체험관 현황 확인이 가능하고 안전교육기관과 전문인력을 조회할 수 있어 현장 안전교육을 운영할 필요가 있을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우선 안전교육자료 코너에서는 영유아기·아동기·청소년기·성인기·노년기 등 대상별, 생활·교통·재난·범죄·보건 등 분야별로 자료를 검색할 수 있다. 각 분야는 세부 영역으로 나눠져 있는데 재난안전 분야의 경우 기후, 지질, 환경·생물·방사능, 에너지·정보통신 등으로 나눠져 있는 식이다. 자료가 동영상은 물론 교재, PPT(프레젠테이션), 인포그래픽 및 카드뉴스 형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고석 송파안전체험교육관 관장
“안전사고는 바로 ‘내 일’이라는 생각부터”
송파안전체험교육관 관장실에는 어딘가 낯익은 건물 모형이 있다. 가건물 형태로 지어진 3층짜리 건물 모형은 참사가 일어난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을 그대로 축소해놓은 것이다. 벌써 26년이 지난 일이지만 고석 관장은 모형을 볼 때마다 목이 메는 감정을 느낀다.
고 관장은 원래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나 두 딸을 잃으면서부터 고 관장의 삶은 ‘안전’이라는 단어에 천착하게 됐다. 참사 2년 만인 2001년 6월 30일 교육관이 설립됐을 때부터 한국어린이안전재단을 세우고 재단과 교육관을 맡아 이끌어왔다. 부족한 전문성을 채우기 위해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국민의 안전의식을 기르기 위해, 더는 안타까운 사고가 없도록 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되풀이되는 안전사고를 보면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고 한다. 고 관장은 “참사·사고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많은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왜 대형 참사·사고가 반복될까?
안전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안전의식이란 ‘지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안전에 대한 지식도 갖춰야 하지만 재난, 사건사고를 ‘내 일’이라 생각하는 안전의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그동안 많은 참사 유가족을 만나왔다.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줄 몰랐다’는 것이다. 다들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니 안전문제를 뒷전으로 두게 된다.

안전교육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물론이다. 안전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느리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교육활동을 통해 체험하고 익히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는 부모들을 많이 만난다. 통계상으로도 변화가 눈에 띈다.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어린이 안전사고 사망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여전히 OECD 평균보다 많기는 하지만 줄어들고 있다. 교육관의 주된 활동 중 하나가 올바른 카시트 사용방법을 알리는 일인데 예전에는 카시트를 사용한다는 인식도 부족했지만 이제는 어린이가 카시트에 앉는다는 것은 상식이 됐다.

이런 활동을 통해 상처가 치유됐나?
솔직히 말하자면 아니다. 자식을 잃은 아픔은 수십 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베란다에 둔 서랍장이 너무 낡아서 버리려다가 그 속에 담긴 아이들의 사망진단서 같은 서류 등을 보고 한참을 멍하게 있었던 적도 있다. 여전히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는다. 입 밖으로 꺼내기에도 가슴이 미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안전을 위한 활동을 계속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사실 ‘안전’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것이다. ‘위험하다’는 눈에 잘 띄지만 ‘안전하다’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변화를 느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부모 손을 잡고 교육관을 찾아오는 아이들을 볼 때, 아이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교육에 임하는 부모들을 볼 때 우리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고 느낀다. 대형 참사가 일어날 때는 슬픔에 빠지기도 하지만 내 일처럼 여기고 안전문제를 지적하는 어른들을 볼 때면 그래도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씩 더 안전한 나라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매번 생각한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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