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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883 그때도 ‘호캉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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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개항장 문화지구’
주소 인천 중구 관동1가 중구청 일대 | 문의 (032)760-6448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올해, 더욱 눈이 가는 여행지들이 있다. 일제강점기나 근대에 생겨나 역사의 증인처럼 자리하고 있는 근대 공간들이다. 그중 문화체육관광부의 ‘2022년 열린 관광지 공모사업’에 선정된 인천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개항장 역사 문화거리)’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1호선이나 수인분당선을 타고 편히 닿을 수 있어 교통 약자들도 큰 부담 없이 찾아갈 수 있다. 교통카드 한 장 들고 130여 년 전 인천의 개항기로 타임 슬립(time slip) 여행을 떠났다.



‘응답하라! 1883’
인천항(구 제물포)은 1883년에 개항했다. 개항 전 일본 군함 운요호가 강화도 해협에 불법 침입해 조선 수비대와 교전한 ‘운요호 사건’이 있었고 이를 빌미 삼아 일본은 조선에 개항을 요구한다. 이후 불평등조약인 강화도조약(조일수호조규)을 체결하게 되고 결국 부산포(현 부산항), 원산포(현 원산항)에 이어 제물포까지 개항하기에 이른다.
개항 후 일대는 일본과 청나라는 물론이고 서구 열강들의 무역의 장(場)이 된다. 각국은 발 빠르게 그들만의 구역인 조계지를 구축하고 무역을 위한 은행, 호텔, 공원, 구락부(사교클럽), 물류창고 등과 같은 건축물도 세운다. 그리고 시간을 훌쩍 뛰어넘은 현재 ‘그들’은 사라지고 그때의 건축물과 길 등은 근대 개항기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들려주듯 개항장 문화지구의 건축 유산으로 남아 있다.





호텔·은행·공원… 거대한 근대건축 박물관
개항장 문화지구 여행의 큰 축은 근대건축 투어다. 개항장 근대건축 투어는 인천역에서 내려 도보 10여 분 거리, 개항장 문화지구 초입에 있는 ‘인천아트플랫폼’을 출발점으로 삼기 좋다. 적벽돌로 감싼 거대한 창고 단지는 ‘구 일본우선주식회사 인천지점(국가등록문화유산)’ 등 개항기부터 1930~4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을 개·보수한 것이다. 총 13개 동은 창작스튜디오, 전시장, 공연장, 인천생활문화센터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굵직한 대관 전시나 공연 외 야외무대와 마당에선 주말마다 시민 대상 행사나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 나와 중구청 방향으로 조금 걸어 올라가다 보면 만나는 ‘근대건축전시관’은 개항 당시 이국적인 조계지의 풍경과 6·25전쟁, 도시 개발 등을 거치며 사라진 근대건축물 등을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고풍스러운 파사드가 인상적인 ‘개항박물관’은 개항 당시 인천의 유일한 금융기관이었던 ‘옛 일본 제1은행 지점’을 박물관으로 쓰고 있다. 개항 관련 사료들이 보기 쉽게 전시돼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붉은색 ‘대불호텔’ 스토리도 재미있다. 2층엔 근대 호캉스(호텔에서 숙박하며 즐기는 바캉스)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방과 룸서비스를 재현해놓은 전시물도 있다. 가구와 다기, 커피메이커 등은 근대를 배경으로 했던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에서 독립군을 돕던 일본인 쿠도 히나(김민정 분)가 운영했던 ‘글로리호텔’과 닮았다. 대불호텔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가배(커피)를 제공한 장소이기도 했던 곳으로 2층에선 우리나라 가배의 역사를 정리해놓은 자료도 볼 수 있다. 대불호텔 한쪽은 생활사 전시관과 나란히 이어져 있어 두 곳을 오가며 관람하다보면 근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것만 같다.
개항장 거리의 중심부인 인천 중구청 건물(구 인천부 청사)도 예사롭지 않다. 투박하게 보이는데 사연이 많다. 개항 당시에 2층 목조건물로 지어져 일본 영사관 역할을 했다가 1933년 지상 2층짜리 인천부 청사로 신축되고 광복 후부터 인천시청으로 활용하면서 다시 3층으로 증축돼 현재에 이르렀다. 주변으로 일본식 2층 집들과 어우러져 일본 조계지 구역에서 무게중심 역할을 한다. 중구청을 포함해 개항장 문화지구에 있는 주요 근대건축물 앞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 모형’이 설치돼 있으니 참고하자.





‘자유공원’에 숨은 아픈 역사
개항장 문화지구 중앙로의 ‘청·일 조계지 경계 계단’은 서구 열강 속 개항장의 모습을 압축한 공간이다. 계단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청나라 구역, 다른 한쪽은 일본 구역으로 건축양식이 확연히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역사를 내려놓고 본다면 계단은 개항장 최고의 전망대 역할을 한다. 계단을 오르면 오를수록 개항장 일대와 인천항이 원근감 있게 내려다보인다.
이어 가볼 곳은 1888년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근대 공원인 ‘자유공원’이다. 이곳 역시 자유공원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하기까지 이름의 변천사가 눈물겹다. 개항 후 각국의 외국인 거류민단이 밀려들고 공원을 각국의 거류민단이 관리·운영하면서 ‘각국공원’이라 불렸다. 이후 일본의 세력이 커지면서 공원 관리권이 인천부로 이관되며 ‘서공원’이라고도 했다. 광복 후에는 ‘만국공원’으로 불리다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세워지고 나서부터는 ‘자유공원’으로 불리고 있다.
공원이 따로 있지만 인천 시민들은 공원이 자리한 응봉산 전체를 자유공원이라고 부른다. 공원에는 원래 개항기 영국인 사업가였던 제임스 존스턴의 이름을 딴 ‘존스턴 별장(인천각)’과 외국인 사택, 공장 등이 들어서 있었지만 6·25전쟁 때 폭격으로 대부분 소실됐다. 지금은 월미도를 바라보는 맥아더 장군 동상을 비롯해 한미수교 100주년 기념탑, 충혼탑 등이 자리해 참전 용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자유공원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또 하나의 근대건축물인 ‘제물포구락부’와 만난다. 개항기 이방인들의 사교의 장이었던 곳으로 건물 밖 계단 입구는 드라마 ‘도깨비’의 배경으로 등장해 눈에 익는다. 인근 배다리골 헌책방인 ‘한미서점’, 인천아트플랫폼 등과 함께 ‘도깨비 촬영지 코스’로도 유명하다. 꼭 드라마가 아니어도 주변 수목들과 조화를 이룬 이국적 건물은 개항장에서도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한다.

차이나타운·신포국제시장에서 식도락 여행
개항장까지 가서 ‘차이나타운’과 짜장면을 지나치기 쉽지 않다. 걷다 보면 중국음식점 간판들이 이어져 ‘청나라 조계지’에 도착했음을 눈치채게 된다. 지금은 차이나타운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거리다. 차이나타운에선 한 집 건너 한 집이 중국 요릿집, 탕후루와 같은 중국 디저트를 파는 가게가 흔하다. 짜장면의 원조로 알려진 ‘공화춘’ 자리엔 ‘짜장면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인천 최초의 근대적 상설시장으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신포국제시장’에도 닭강정, 공갈빵, 오색만두, 원조 쫄면 맛집이 포진돼 있다.
개항장 문화지구의 주요 건축물들이 은은한 조명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할 무렵, 밤 산책이 기다린다. 주름이 깊은 공간들이 건네는 또 다른 응답과 조우할 수 있는 시간이다.

박근희 객원기자

가까이 있는 열린관광지 월미문화의거리
인천 중구 개항장 문화지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월미문화의거리’도 개항장 문화지구와 함께 2022년 열린관광지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월미도에서도 가장 서쪽에 자리한 월미문화의거리는 해변 산책로를 따라 횟집, 카페 등 상업시설과 함께 ‘월미 달빛 음악분수’, 야외 공연장 등이 들어서 있다. 월미 달빛 음악분수는 크지는 않지만 6~7가지의 빛 조명과 함께 춤추듯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쇼가 볼 만하다. 월미도의 명물인 ‘월미바다열차’를 타면 월미문화의거리역까지 월미도 일대를 감상하며 편하게 오갈 수 있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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