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 터지는 소리 들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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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에서 노란 달맞이꽃이 한창이다. 달맞이꽃은 이름 그대로 달 뜨는 저녁에 꽃이 피었다가 아침에 시든다. 바늘꽃과 두해살이풀로 여름에 꽃잎이 네 장인 밝은 노란색 꽃이 잎겨드랑이마다 한 개씩 달린다. 꽃이 저녁에 피는 이유는 주로 밤에 활동하는 박각시나 나방 등 야행성 곤충이 꽃가루받이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보는 낮에는 꽃잎이 축 처져 있지만 해가 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꽃이 활짝 살아난다.
겨울 공터 등에서 땅바닥에 잎을 방석 모양으로 둥글게 펴고 바싹 엎드려 있는 식물들을 볼 수 있다. 그중 잎의 가장자리가 붉게 물들어 푸르지도 붉지도 않은 색으로 자라는 식물이 달맞이꽃이다. 이런 형태로 겨울을 견디다 봄이 오자마자 재빨리 새순이 나와 쑥쑥 자란다.
달맞이꽃은 어릴 적부터 봐온 아주 친근한 식물이지만 고향이 우리나라가 아니라 남아메리카 칠레인 귀화식물이다.
일찍 우리나라에 들어와 씨앗을 퍼트려 전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다. 아주 우거진 숲에는 들어가 살지 못하고 공터, 길 가장자리 또는 경사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길쭉한 주머니 같은 열매 속에 까만 씨앗이 들어 있는데 한때 이 씨앗으로 짠 기름이 성인병에 좋다고 해서 유행한 적이 있다.
박완서의 단편 소설 ‘티타임의 모녀’는 부잣집 출신인 운동권 남편과 사는 여공 출신 아내의 소외감과 불안을 그렸다.
이 소설에서 ‘달맞이꽃 터지는 소리’는 중요한 상징이자 암시로 나오면서 전개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요즘에는 낮에 꽃이 피게 개량한 낮달맞이꽃도 주택가 화단 등에 많이 심는다. 그냥 달맞이꽃보다 꽃이 좀 더 크다.
꽃이 분홍색인 분홍낮달맞이꽃도 자주 눈에 띈다.
글·사진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일간지 기자. 저서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문학 속에 핀 꽃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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