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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충원 100% 정주 취업률 72% 지역대학 키우면 지역도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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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거제대 기획조정처장
국가균형성장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이재명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도 여러 차례 국가균형성장에 대한 의지를 밝혀왔다. 이 대통령은 7월 4일 대전에서 열린 ‘충청의 마음을 듣다, 충청 타운홀미팅’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 방향은 수도권 일극이 아니라 전국이 골고루 함께 발전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도 성장기에는 수도권 집중 성장 전략이 효과적이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이런 전략이 한계에 다다른 것 같다며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균형발전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이 골고루 함께 성장하는 나라가 되기 위해 중요한 부분은 교육이다. 이른바 ‘인서울 대학’ 몰림으로 지역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줄고 줄어든 청년 인구 때문에 지역경제는 침체됐다. 지역경제의 침체는 다시 지역대학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학생 유입 감소로 연결되면서 지역사회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방 소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이 병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바꿔 말해 지역대학을 키워 지역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 가능성을 경남 거제시 거제대학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거제대는 인구 23만 명 거제시에 있는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이다. 이수경 거제대 기획조정처장은 “거제대는 조선업과 관광업이 발달된 거제 지역의 특성에 맞게 조선·관광 관련 직업교육에 특화된 대학으로 지역 맞춤형 인재를 기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거제대 재학생의 68%는 경남·거제 지역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로 졸업 후 취업한 학생의 72%가 경남·거제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아 터를 잡고 살아간다. 2021년 기준 전문대학의 정주 취업률, 즉 졸업자 중 지역에 취업하는 인원이 전체 취업자의 46.2%라는 점을 고려하면 거제대처럼 지역인재를 성공적으로 양성하는 예시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 처장은 “거제에서 태어난 학생이 거제대에서 조선 관련 기술을 취득한 후 아버지가 근무했던 조선소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역인재를 길러내고 정주할 수 있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거제대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센터장 등을 지내면서 지역대학 성장을 위해 힘써왔다. 이 처장에게서 지역대학의 역할, 지역과의 동반 발전 방법 등을 거제대의 사례를 통해 들어봤다.



지역과 지역대학이 모두 위기다. 어떤 상황인가?
당연하겠지만 대개 지역과 지역대학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를 같이 겪는다. 조선업과 관광업을 주요 산업으로 하는 거제 지역은 조선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지난 10여 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조선 관련 학과가 강세였던 거제대도 마찬가지다. 거제 인구가 줄어드는 것과 함께 학생 수도 줄어들었다. 신입생 충원율이 60%대까지 떨어졌고 ‘위기’라는 말이 늘 입에 올랐다.

위기에서 거제대가 살아남은 전략이 궁금하다.
결국 지역산업이 살아나야 지역대학도 살아난다. 지역대학의 첫 번째 역할은 지역산업에 도움이 되는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다. 거제대도 이 사실을 깨닫고 10년 동안 체질을 바꿔왔다. 이론 중심의 교육과정을 실무 중심으로 바꿨다. 지난해 교육과정 개발위원회를 만들면서 산업체 실무자들을 주로 위촉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어떤 역량을 필요로 하는지 반영하기 위해서다. 지역자원도 백분 활용했다. 예를 들어 최근 몇 년간 지역에는 불황인 조선업체에서 명예퇴직한 인원이 많이 늘었다. 실무 경험이 풍부하고 아직 젊다. 이들을 거제시의 지원을 받아 산학 중점 교수로 학교에 초빙했다. 지역 입장에서는 우수 인재 유출을 막고 대학 입장에서는 연구 중심 교수진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현장 중심의 교육과정은 어떤 것인가?
조선해양공학과, 기계공학과, 전기공학과 등 세 개 공학 학과를 포함해 사회복지과, 유아교육과, 조리제빵과 등 전체 학과에서 지역산업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자격증 취득 과정을 중요하게 다룬다. 졸업생들이 곧바로 업무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조선해양공학과의 교육과정을 보면 용접실습, 로봇조작 실무, AutoCAD 실무, 현장실무용 계산처럼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중심 교육이 많다. 해외 인턴십과 단기직무 연수 등 글로벌 현장실습 지원도 있다.

어떤 변화가 생겼나?
지역 현장에 맞는 인재가 지역업체에 자리를 잡다 보니 인재 유출도 적어졌다. 거제대를 졸업해 경남·거제 지역에 취업한 비율, 정주 취업률이 72%다. 타지에서 입학해 지역에 정착한 경우도 있으니 인재 유입 효과까지 생겼다. 현장에 잘 적응하는 지역인재도 늘어났다. 유지취업률, 즉 1년 이상 재직을 유지한 취업률을 따져보니 88%에 육박해 전국에서 3위를 기록했다. 이러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니 취업이 잘되고 지역에 정착하는 인원도 늘어난다. 산업체 입장에서도 경쟁력이 높아지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지역대학에 진학하려는 사람도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실제로 2024학년도부터 거제대의 신입생 충원율은 100%를 유지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 산업체가 연결된 결과다.

지역사회와의 협력은 어떻게 강화했나?
지역대학은 지역에 정주하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의 어린이들부터 지역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 거제대는 최근 지역 중·고등학교와 거버넌스(협의체)를 구성했는데 학생들에게 진로 체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조선소 견학 행사가 호평을 받았다. 학생들의 부모 중에는 조선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배를 만든다’ 정도만 알지 정확히 부모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른다. 이런 학생들에게 설계 분야부터 생산 관리·품질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업 공정을 체험하게 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
부모의 직업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지역과 지역산업에 대한 애착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교육과정 중에 조선업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세계경제의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배우는 시간이 있었는데 상당수 학생이 앞으로 조선업에 종사하게 된다면 지역사회를 이끌고 국가경제를 살리는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고 말했다.

지역주민을 위한 역할도 늘리고 있다고 들었다.
지역대학은 지역의 평생학습교육기관이다. 평생학습은 학령기 학생, 성인 학습자, 외국인 유학생을 포함한다. 학령기 학생에 대해서는 지역산업체에서 원하는 전문역량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성인 학습자에 대해서는 경쟁력을 키워 지역에 계속 정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직·전직을 하면서 지역을 떠나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대학이 지역의 재직자와 퇴직자를 위한 평생학습 공간이 돼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면 된다. 그래서 거제대는 재직자를 위해 전문성을 기를 수 있는 평생직업산업학과를 개설했다. 전기공학전공, 산업안전전공, 에너지설비관리전공 같은 전문분야 공부를 통해서 경쟁력을 기를 수 있게 했다.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게 베이커리 창업과 같은 학과도 개설했다. 거제가 관광도시다보니 기술을 배워 관광객과 주민을 대상으로 창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고.
지역의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는 외국인을 유치해 인구를 늘리는 것이다. 특히 고숙련 외국인 근로자는 지역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거제대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특정 전문직종 취업 비자인 E-7 비자를 받을 수 있는 뿌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뿌리산업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으로 선정됐기 때문인데 전국에 12개 대학이 있다. 뿌리산업이란 주조·금형·용접 같은 기초적인 제조업을 일컫는다. 그런데 대부분 뿌리산업은 3D 업종(어렵고 더럽고 위험한)으로 인식되고 있어 늘 인재 부족 문제를 겪는다. 외국인 고숙련 근로자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이들을 키워낼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이 필요하다. 지역대학이 이 역할을 할 수 있다.

거제대에 입학해 지역에 정착하는 외국인이 많나?
그렇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통계에 따르면 전국 12개 외국인 기술인력 양성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 2020년 232명에서 2024년 879명으로 늘었다. 신입생들이 꾸준히 교육을 받고 지역에 정주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인데 교육 품질관리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거제대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외국인 재직자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취업을 위해 거제에 온 외국인 근로자를 전문인력으로 양성해 거제에 완전히 정착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최근 전기기능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학생들도 나왔다.

지역대학이 지역 인구소멸 문제의 해결책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흔히 전문대는 ‘4년제 대학을 가지 못해서’ 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대를 영어로 하면 ‘Community College’, 지역 전문학교라는 뜻이다. 지역의 전문대는 지역 공동체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교육기관으로 간주돼야 한다. 지역대학은 단지 20대 초반 학생을 가르치는 곳일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을 위한 평생교육기관이기도 하고 인구문제를 포함해서 지역문제를 해결하는 지역공동체의 일원이다. 그래서 지역대학은 학교의 벽을 낮추고 지역사회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지역 출신 학생들과 지역주민이 대학을 통해 또 다른 기회를 얻고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김효정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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