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개미취가 산에서 내려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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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길가와 화단에서 연보라색으로 시원하게 생긴 꽃이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했다. 벌개미취다.
벌개미취는 원래 산에, 그것도 지리산 심산유곡에 사는 야생화였다. 햇볕이 잘 들고 습기가 충분한 계곡이나 산 가장자리가 벌개미취가 좋아하는 서식지다. 그러나 요즘엔 산보다 도심 화단이나 도로변에서 더 흔히 볼 수 있다.
연보랏빛 꽃이 크고 풍성한 데다 자생력도 강하다. 한 번 심으면 뿌리가 퍼지면서 군락을 이뤄 따로 관리가 필요 없는 것도 장점이다. 너무 잘 퍼져서 솎아내야 할 정도다. 촘촘한 뿌리는 경사진 곳의 흙이 무너지는 것도 막아준다.
벌개미취는 다 자라면 길이가 50~80㎝ 정도다. 진한 녹색 잎 사이에서 줄기와 가지 끝에 한 송이씩 꽃이 핀다.
벌개미취는 한두 포기가 아닌 군락으로 피어야 멋지다. 개화 기간도 7월부터 10월쯤까지 길다.
벌개미취에서 ‘벌’은 햇볕이 잘 드는 벌판에서 자란다고 해서 붙었다. ‘취’는 어린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개미’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는 잘 모른다. 다만 땅에 사는 개미와는 관련 없는 것이 확실하다. 학명 ‘Aster koraiensis Nakai’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영어 이름도 ‘코리안 데이지(Korean Daisy)’다.
벌개미취는 1986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전국으로 퍼졌다. 당시 두 행사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국토 가꾸기 사업이 벌어졌는데 기왕이면 우리 꽃을 심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선택한 꽃 중 하나가 벌개미취다.
전문가들은 벌개미취가 관상용으로 가장 성공적으로 변신한 야생화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리 땅에는 역시 우리 꽃이라는 것을 증명한 꽃이기도 하다.
글·사진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일간지 기자. 저서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문학 속에 핀 꽃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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