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정상화 위한 30일 국민이 주인인 나라 책임지고 완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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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취임 30일 기자회견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한 달을 맞은 7월 3일, 역대 어느 정부보다 빠르게 취임 30일 기자회견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를 개최하고 각종 국가적 현안에 대해 답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번 기자회견은 단상 없이 둘러앉아 질의를 주고받는 타운홀미팅 방식으로 열렸다. 추첨을 통해 질문할 기자를 정하는 등 미리 결정된 순서 없이 내외신 기자들이 폭넓은 의제에 대해 질문하면 이 대통령이 답하는 식이었다. 기자회견에는 지역 언론 기자들이 미디어월로 참석해 질문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모두 15개 질문이 나온 기자회견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두 시간 동안 진행됐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으로 경제 선순환 마중물”
먼저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취임 한 달의 소회를 밝히고 앞으로의 정책 추진 방향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무너진 민생회복에 전력을 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취임 후 ‘1호 지시’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를 즉시 가동하여 민생경제를 살릴 지혜를 모으고 해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민생의 고통을 덜어내고 다시 성장·도약하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민생 안정과 국민의 생활비 부담 완화를 위한 처방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화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인한 소비 진작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취임 후 소회를 묻는 첫 질문에 “성과라고 하면 좀 그런데 좀 괜찮다, 잘되어간다 싶은 점은 눈에 띄게 상승한 주식시장”이라며 “나라의 시스템이 정상화되는 것만으로도 주식시장이 3000포인트를 넘어갈 거고 적정한 경제정책, 산업정책이 제시되고 한반도 평화 체제가 안정된다면 지금보다 훨씬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모두발언을 통해서 “시중 자금이 비생산적 영역에서 생산적 영역으로 유입되어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복원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골목 경기가 너무 안 좋다”고 말하며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일이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소득 지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1년 경기 전망에 대해 52%의 국민이 ‘나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한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경제가 좋아질 거라고 믿으면 소비가 늘어나고 약간의 마중물을 부어주면 선순환이 시작되지 않겠냐”고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발행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대해서도 더 강력한 대책을 예고했다. 6억 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이 포함된 6·27 부동산 대책은 “맛보기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수요 억제책과 공급책을 다양하게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 중인 신도시 주택 공급에는 속도를 내는 대신 앞으로의 신도시 건설 계획은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없을 것이라고 못박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도 “시장 원리를 존중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대원칙 아래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배려 넘어 지역 우선 정책 펼칠 것”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특히 국토 균형발전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가 부각됐다. 모두발언에서 “수도권 1극 체제를 극복할 국토 균형발전,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성 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이 협력·공생하는 산업 균형발전으로 모두의 성장을 이뤄나가겠다”며 “민생회복을 위한 소비쿠폰 지급에서 지역, 그중에서도 소멸 위기 지역을 더 배려한 것처럼 모든 국가 정책에서 지역을 더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기초지방자치단체 지원 정책을 묻는 지역 언론 기자의 질문을 받고 “지방과 중앙의 과도한 불균형 문제가 대한민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 것 같다”고 진단한 이 대통령은 “전면적인 대전환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이나 예산 배분에서 지방을 배려하는 수준을 넘어서 지역 우선 정책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정책을 추진할 때 지역에 가중치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경안에서 인구 소멸 지역에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2만 원 더 지급하기로 한 것이 이 같은 맥락이라고 밝힌 이 대통령은 농촌 기본소득도 시범적으로 시작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5대 초광역권·3대 특별자치도 육성을 골자로 하는 ‘5극 3특’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 충청권, 호남권, 대구·경북권, 서울까지 합해서 5극이고 강원도, 전북, 제주는 특별자치도 형태, 3개 특별도로 해서 5극 3특 체제라고 이름을 붙였다”며 “인프라 구축, 교육기관을 포함한 인재 양성 기관, 정주여건 개선과 기업 유치,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공급 대책 등을 종합해서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익 중심 실용외교’로 국민의 삶 지켜내겠다”
이 대통령은 지난 한 달 “민주 한국의 귀환을 선포하며 국제무대에 복귀했다”고 말했다. 모두발언을 통해 “위대한 우리 국민의 저력 덕분에 대한민국의 국격을 회복하고 외교의 지평을 넓힐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굳건한 한미동맹과 긴밀한 한·미·일 협력, 조속한 중·러 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한 ‘국익 중심 실용외교’로 평화도, 국민의 삶도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질의응답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이든 한일 정상회담이든 한중 정상회담이든 기회가 되면 많이 만나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일관계에 대해 물어본 기자의 질문에 이 대통령은 “한일관계는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정의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선 “유연하고 합리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셔틀 외교를 복원하겠다고도 말했다. 다만 독도를 둘러싼 영토 논쟁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독도는 대한민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명확한 대한민국 영토이기 때문에 분쟁이 아니고 논쟁이 조금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체제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의견을 밝혔다. 모두발언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며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는 나라의 첫발을 뗐다”고 자평한 이 대통령은 “평화가 경제성장을 이끌고 경제가 다시 평화를 강화하는 선순환의 길을 복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도 한미동맹과 국방력 강화를 기본으로 하되 대화와 소통, 협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방송을 중단해 접경지역 주민의 삶을 개선한 것을 두고 “대북 방송을 중단할 때 약간 우려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분명히 호응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완화해나갈 것”이라며 대화와 소통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안전한 범주 내에서 서로에게 득 되는 길로 가자”며 “서로의 손해를 줄이는 일, 서로의 이익을 키우는 일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최대 현안 중 하나인 한미 통상협상 또한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원칙을 바탕으로 호혜적이고 상생 가능한 결과 도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외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도 “한미 모두에 도움이 되는 호혜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다방면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정의로운 통합 향한 여정 시작”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지난 한 달간 “정의로운 통합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질의응답에서도 이 대통령은 통합과 협치의 필요성을 여러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시멘트, 자갈, 모래, 물을 섞어야 콘크리트가 된다”며 “시멘트만 잔뜩 모으면 그냥 시멘트 덩어리가 된다”고 말했다. “차이는 불편한 것이기도 하지만 시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며 “기본적인 역량을 가지고 있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기본자세를 갖추고 있으면 다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한다는 점은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논의하는 긴 시간 동안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더욱 강화되었고 여론도 이에 공감을 표하기 시작했다”며 “추석 전까지 제도의 얼개를 만드는 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는 “정부 안에서 서로 타협해서 정할 문제가 아니고 국회가 입법적 결단을 할 사안”이라며 “우리 정부에서 할 일은 그로 인한 갈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삶을 개선하고 안전을 보장하는 문제도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탈락해도, 실패해도, 떨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라여야 회복도 성장도 혁신도 가능하다”며 “민생경제의 파고 앞에 맨몸으로 선 취약계층을 보호할 사회 안전망을 더욱 촘촘하게 구축하고 모든 국민의 기본적인 삶이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책임지는 국가의 제1책무를 다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1초를 천금같이…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모두발언에서 “집단지성체인 국민의 지혜야말로 우리의 앞길을 밝혀줄 등불”이라며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일상화·제도화하고 국정운영에 적극 반영하는 명실상부한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위대한 나라고 위대한 국민”이라며 “국가적 위기 때마다 우리 국민들이 직접 나서서 위기를 이겨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앞에 많은 어려움이 쌓여 있기는 하지만 공직자들부터 솔선수범하고 국민들께서 저력을 발휘해주시면 빠른 시간 내 이 위기들을 다 극복하고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희망 있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1초를 천금같이 여기고 대통령의 1시간, 국가 공무원의 1시간은 520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김효정 기자
기자회견 이모저모
질문 기회 추첨에 “주택 추첨 같다”
이 대통령 농담 폭소 터져
이재명 대통령 취임 30일 기자회견은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진행됐다. 이 대통령이 즉석에서 질문할 기자를 지목하기도 하고 질문할 기자의 명함을 추첨으로 뽑아 기회를 주기도 했다. 여러 차례 지역 언론 기자가 질문 기회를 얻어 오히려 중앙지나 통신사에 질문 기회가 주어지지 않게 되자 이 대통령이 즉석에서 “통신사 기자에게 기회를 주자”고 제안했다. 짜여진 기자회견이 아니라는 점은 기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 기자는 추첨을 통해 질문 기회가 주어지자 “원래 추첨 운이 안 좋은데 오늘을 위해 그동안 운이 안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취임 한 달 소회를 밝히면서 “일주일 단위로 시간이 가는 것 같다”며 “금요일에 마음이 쓰이는 이유는 토요일과 일요일은 대개 공관에 갇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이 움직이면 대기하고 준비하는 인원이 수백 명에 달하는 것 같다며 “눈치가 많이 보여서 제가 주말에는 웬만하면 공관에서 일한다”고 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가벼운 농담 등으로 분위기를 풀었다. 이 대통령이 질문 기회 추첨 진행을 보며 “주택 추첨하는 것 같다”고 말해 폭소가 터졌다. 질문 기회를 얻은 일본 산케이신문 기자에게는 “이전에 점심 먹을 때 봤던 분 아니냐”고 말을 건넸다.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된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 대통령은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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