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에서 만난 행운, 날개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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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백두산 꽃탐사를 가서 날개하늘나리를 만났다. 하늘매발톱, 노랑만병초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여러 꽃을 만났지만 가장 자랑하고 싶은 꽃은 날개하늘나리다.
이 꽃은 국내에서는 설악산·지리산 등 일부 고산지대에서만 볼 수 있는 귀한 꽃이다. 이 꽃이 피면 뉴스에 나올 정도다. 하지만 백두산 일대에선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날개하늘나리라는 이름은 꽃이 하늘을 향해 피고 줄기에 날개 모양의 좁은 선이 나 있다고 붙은 것이다.
환경부는 날개하늘나리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높이가 1m에 가깝게 자라고 꽃 길이가 7~8㎝로 큰 편이다. 주황색 꽃잎 6장을 시원하게 펼치며 하늘을 향해 핀 모습은 위엄이 있다. 그래서 많은 꽃쟁이가 꼭 보고 싶어하고 한 번 보면 다시 보고 싶어 그리워하는 꽃이다. 날개하늘나리를 야생에서 보더라도 절정인 시기를 맞추는 것은 여간 어렵지 않다. 한 번은 덕유산에서 날개하늘나리를 보고 환호했으나 시들기 시작해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이처럼 인기있는 꽃이라 많은 수목원에 구해다 심어놨다. 하지만 수목원에서 보는 날개하늘나리는 색이 연하고 줄기에 난 날개도 선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야생의 날개하늘나리는 보는 맛이 완전히 달랐다. 날개하늘나리를 실컷 보고 나니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백두산을 찾은 보람을 느꼈다.
외국 육종가들이 날개하늘나리를 보고 그냥 지나쳤을 리 없다. 유럽에서 크리스마스트리로 인기있는 구상나무, 미스김라일락이라는 품종으로 개량된 털개회나무처럼 날개하늘나리도 외국으로 유출돼 나리 품종 개량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사진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일간지 기자. 저서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문학 속에 핀 꽃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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