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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우디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43년 만에 공동성명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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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24일(현지시간)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함께 43년 만의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국과 사우디는 경제 및 안보협력에서 미래지향적 전략적 파트너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의 신중동 구상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포스트 오일 시대, 최적의 파트너”
먼저 윤 대통령은 10월 22일 모하메드 왕세자와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켜나가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모하메드 왕세자의 방한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아 사우디를 국빈 방문하게 돼 기쁘다. 올해는 우리 기업이 사우디에 진출한 지 5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로서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를 더욱 심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현대건설이 수주한 ‘아미랄 프로젝트(석유화학 플랜트 건설)’를 언급하며 키디야, 홍해 등 메가 프로젝트에도 우리나라 기업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왕세자와 사우디 정부의 관심을 요청했다. 특히 “포스트 오일 시대 한국은 사우디의 최적의 파트너다. 양국 관계가 전통적인 에너지, 건설 등의 분야에서 자동차, 선박도 함께 만드는 첨단산업 파트너십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며 관광·문화교류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모하메드 왕세자는 “윤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 사우디의 국가 발전 전략인 ‘비전 2030’ 중점 협력 국가인 한국과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나가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더욱 자주 소통하고 협력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는 2022년 11월 모하메드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설립하기로 한 ‘전략파트너십위원회’의 세부사항을 규정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게 된 데 대해서도 환영했다. 또 모하메드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올해 ▲S-OIL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 개최 ▲벤처 투자를 위한 1억 6000만 달러 규모 한·사우디 공동펀드 조성 ▲중소기업의 사우디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리야드 개소 등 실질적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관광·스마트팜·특허·해운 및 해양수산·통계·사이버안보·식약 규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양국이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불안정이 가중되고 있는 중동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도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필요한 협력을 해나가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의 회담을 계기로 ▲외교관·관용 여권 소지자에 대한 사증 면제 협정 ▲한·사우디 전략파트너십위원회 설립 MOU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 ▲통계분야 협력에 관한 이행 프로그램 MOU ▲식품 및 의료제품 분야 협력 MOU 등에 대한 서명이 이뤄졌다.
10월 24일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사우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자는 이날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양국이 상호 투자를 더 확대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1962년 수교 이후 교역 규모가 400배 증가하고 양국 간 경제협력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한 점을 환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사우디 관계 심화·발전 44개 항’ 채택
한·사우디 공동성명은 1980년 최규하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이후 43년 만에 채택됐다. 과거 8차례 정상급 교류가 있었지만 공동성명은 1980년 단 한 번이었다. 조항은 총 44개로 구성됐다. 2019년 공동 언론발표문이 19개 조항, 1980년 공동성명이 12개 조항이었던 것과 비교해 가장 포괄적인 협력을 담은 문서다.
공동성명에는 원유와 제조업, 건설 등 전통 산업 분야는 물론 미래 기술과 안보까지 포괄하는 협력강화 방안이 담겼다. 2022년 수교 60주년을 맞아 수립한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켜나가자고 뜻을 모은 양국은 “교역 및 미래지향적 산업 분야 투자를 확대하겠다”며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스타트업 등 공통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투자 확대를 적극 모색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1960~70년대 ‘중동 건설붐’을 일으켰던 건설·인프라 분야의 협력 방안도 강조했다. 공동성명에는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키디야, 홍해 개발, 로신, 디리야 등의 기가 프로젝트와 이와 연관된 인프라 사업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을 포함해 예상 사업비 5000억 달러(670조 원)로 추산되는 네옴 시티가 세 차례 언급됐다. 네옴시티는 한국 기업들도 250억 달러 사업의 입찰에 참여하고 있어 관련 협력을 공식 문서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에너지 협력과 관련해선 “사우디는 계속해서 한국의 원유 수요를 충족시켜주는 가장 믿음직한 동반자이자 원유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동시에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전기뿐만 아니라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및 사우디에서 한국으로 수출될 청정 수소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며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 강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양측은 지역 및 국제 안보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국방·방산 협력을 강화하고 범죄·테러리즘·극단주의에 대한 대응 협력도 증진키로 했다. 국내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의 파트너십 범위도 확대된다. 양측은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 대해 “국제법과 국제인도법에 따라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떠한 방식으로든 민간인을 공격하는 것에 반대하고 고통받고 있는 민간인들에게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무고한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무력 사용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양측은 북한을 겨냥, 핵·탄도 프로그램 및 무기 이전 등 대량파괴무기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모든 행위를 규탄했다.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저해하는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사우디는 이와 관련, 윤석열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 제안을 포함한 한국 정부의 끈기있고 단호한 노력을 평가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이·팔 사태 등 중동지역 현안이 성명에 포함된 것은 사우디 측으로서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사우디 측의 신뢰를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인정한다는 의미라고도 해석했다.

강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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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정상 최초 킹 사우드대 강연
“한·사우디, 새 분야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23일(현지시간) “한국과 사우디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있는 킹 사우드대학교에서 ‘청년, 미래를 이끄는 혁신의 주인공’이라는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혔다.
킹 사우드대는 1967년 사우디에 설립된 최초 대학이자 사우디 실권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졸업한 학교다. 킹 사우드대에서 연설한 외국 정상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날 강연에는 유스프 빈 압둘라 알 벤얀 사우디 교육부 장관, 바드란 알 오마르 킹 사우드대 총장 및 교원, 학생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1000년 이상 이전부터 시작된 한국과 사우디의 교류의 역사를 언급하며 “1970년대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특별한 동반자 관계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발판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이끌어가는 퍼스트 무버로 거듭나야 한다”며 “이러한 변화와 혁신을 만들고 실천해가는 원동력은 미래세대인 청년”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내 사우디 청년들을 위한 지원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사우디의 우호 협력 관계는 양국의 학생과 전문가들이 활발히 교류하고 함께 연구할 때 더욱 깊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대학에서 공부하기를 희망하는 사우디 학생들을 위한 정부의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고 바이오, 메디컬, 재생에너지와 같은 첨단분야의 연구와 여성 리더십 강화 등 사우디 학생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한국 유학 프로그램을 발전시켜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강연에 참석한 킹 사우드대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K-콘텐츠의 큰 인기와 한국이 최빈국에서 단기간에 역사적인 경제성장을 이룬 비결 및 미래지향적인 한·사우디 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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