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 등 기상재해에도 농축산물 공급 차질 없도록

배추·무 등 역대 최대 규모 비축 계획
여름 출하 물량 선수매계약
여름휴가철·추석 정부 할인 집중 지원

정부가 여름철 농축산물 수급 불안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 9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결과 농축산물은 전년 대비 0.6% 하락해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름철이 다가오는 만큼 폭우·폭염 등 기상재해로 농작물 생육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인 생산·공급 안정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채소류는 배추·무 생산량 증가와 양파·마늘 2025년산 공급량 증가 등으로 6월에도 안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7월부터 10월까지 출하하는 여름 배추는 파종기의 낮은 가격과 고랭지 지역 기온 상승으로 재배(의향)면적이 2024년보다 9%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8~9월에 출하할 수 있는 물량을 추가로 심는 농가를 대상으로 수매계약을 미리 체결해 약 4000톤의 추가 물량을 확보한다. 아울러 예비묘 250만 주를 확보해 기상재해나 병해충 피해 등 비상상황 발생 시 신속히 다시 심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생산이 증가한 봄배추 등을 이용해 정부 가용물량을 역대 최대 규모인 배추 2만 3000톤, 무 7500톤을 비축해 수급 불안기 및 추석 성수기 등에 공급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한편 생산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한 양파는 3만 톤을 시장 격리하고 5000톤은 출하를 연기한다. 또 생산자 중심의 품질 관리 차원에서 품질이 낮은 양파 4000톤의 출하 연기와 수출 지원 등 공급량 조절 등의 방식으로 가격을 안정시킨다는 계획이다.
사과·배 등 과일류는 2024년산 저장 물량 분산 출하 등으로 안정적인 공급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산불 피해와 저온·우박 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산불로 직접 피해를 본 사과 재배면적은 473만㎡로 전국 재배면적의 1.4% 수준이고 저온 등 기상재해에 의한 피해도 평년보다 미미해 평년 수준의 생산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추후 발생할 수 있는 기상재해에 대비해 생육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수세·적과 지도 등 현장 기술 지도를 통해 품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닭고기·계란 수급 안정 총력
축산물의 시장가격은 2024년 공급 과잉과 할인 지원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상승했다. 하지만 수급 상황은 양호하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5월 한우 소비자가격(등심 1등급)이 전년 대비 상승했지만 평년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돼지고기는 환율 상승 등으로 올 1분기 수입이 줄어들어 도매가격이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하반기에는 돼지 도축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1% 정도 증가하는 등 공급이 늘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닭고기는 수입업체가 2~3개월분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어 브라질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에 따른 국내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다. 국내 재고와 병아리 입식 확대, 종계 주령 연장 등으로 공급 확충에 나선다.
계란은 3월 하순부터 산란계의 소모성 질병 발생으로 인해 생산성이 줄어들며 가격이 상승했다. 2024년 납품단가 인하 지원 등으로 인한 기저효과도 소비자 체감물가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6월에는 생산성이 회복돼 일평균 계란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가공식품 원료육(돼지고기)과 제과·제빵용 계란가공품에는 할당관세(무관세)를 적용한다. 브라질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미발생 지역산 닭고기에 대한 수입 허용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태국 등 대체 수입선을 확보하는 한편 국내산 닭고기 공급을 늘리기 위한 대책도 적극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정부할인지원 예산 2280억 원을 여름휴가철과 추석 등 농축산물 구매 성수기에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전통시장과 슈퍼마켓 등을 찾는 소비자들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관계자는 “6월까지는 현재의 공급안정 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름철을 앞두고 기상재해 등 리스크 요인별 관리를 강화해 농축산물의 안정적인 공급이 지속될 수 있도록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조동진 기자

(www.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