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행정명령은 ‘비상경제점검 TF’ 여야 대표와 ‘비빔밥’으로 통합의 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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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민’을 강조하며 경제·안보 관련 일정을 중심으로 빈틈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 대통령의 임기는 6월 4일 오전 6시 21분을 기해 시작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체 위원회의를 열어 대선 개표 결과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공식 확정한 시간이다. 이번 대선은 대통령이 부재한 가운데 치러진 궐위 선거여서 선관위에서 당선인 결정안이 의결되는 즉시 신임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임기를 시작한 이 대통령에게 국군 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의 모든 고유 권한이 자동 이양됐다. 이 대통령은 오전 8시 7분 사저에서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통화해 군 통수권 이양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우리 군 장병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 헌신해온 것을 깊이 치하하며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근간으로 북한의 동향을 잘 파악하고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 때 군 장병이 국민과 국가에 대한 충성심으로 부당한 명령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큰 혼란에 빠지지 않았던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며 장병들이 불안해하지 않고 국방에 잘 전념할 수 있게 해줄 것과 안보에 대해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국민’과 ‘경제’에 방점 찍어
이 대통령의 공식 일정은 전례에 따라 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오전 10시 10분 영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헌화와 묵념을 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뜻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취임 선서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에서 이뤄졌다. 이날 취임 선서는 예포 발사나 군악대 퍼레이드 등 별도 행사 없이 이 대통령의 선서를 중심으로 간략하게 진행됐다. 당선 즉시 임기가 시작되는 새 정부의 국정 현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대신 ‘임명식’이 7월 17일 제헌절에 열릴 예정이다. 이 또한 ‘국민이 대통령을 임명한 것’이기 때문에 취임식이 아니라 임명식으로 이름 지은 것으로, 제헌절 기념식과 병행하는 이유는 헌정질서 수호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조희대 대법원장 등 5부 요인과 정당 대표, 국회의원, 국무위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 증진 및 민족 문화의 창달에 노력해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다”고 말했다. 선서를 마친 이 대통령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벼랑 끝에 몰린 민생을 되살리고 성장을 회복해 모두가 행복한 내일을 만들어갈 시간”이라며 “우리를 갈라놓은 혐오와 대결 위에 공존과 화해, 연대의 다리를 놓고 꿈과 희망이 넘치는 국민 행복 시대를 활짝 열어젖힐 시간”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지금 대전환의 분기점에 서 있다”며 “주권자 국민의 뜻을 침로로 삼아 험산을 넘고 가시덤불을 헤치고서라도 전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선서를 마친 이 대통령은 국회 청소노동자와 방호직원들을 만나 일일이 격려했다. 이후 국회의사당 건물 밖으로 나와 취임 선서를 가까이서 지켜보기 위해 국회 잔디광장에 모여든 국민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파란 옷을 입고 파란 풍선을 든 시민들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취임 선서를 지켜봤으며 이 대통령이 인사를 하자 “이재명 대통령”을 외치며 환호했다.
비빔밥 오찬으로 통합 의지
취임 선서를 마친 이 대통령은 국회 사랑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대표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오찬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진보당 김재연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등 원내 7당 대표들이 모두 참석했다. 식사 메뉴로는 강원 횡성 한우, 경기 이천 쌀, 경북 울릉도 취나물 등이 들어간 비빔밥과 전남 완도 전복 냉채 등 전국의 다양한 재료를 활용한 요리가 올라왔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치가 국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본연의 역할을 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저부터 잘하겠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 천 원내대표를 직접 호명하면서 “제가 잘 모시도록 하겠다”며 “자주 뵙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보할 건 양보하고 타협해서 가급적이면 모두가 함께 동의하는 정책들로 국민이 더 나은 삶을 꾸리게 되길 소망한다”며 “전쟁과 같은 정치가 아닌 대화·인정하고 실질적으로 경쟁하는 정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찬을 마친 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로 향했다.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직접 첫 인선을 발표하며 “국민에 대한 충직함과 책임, 실력을 갖춘 인사들과 국민주권정부의 새 출발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첫 내각 명단인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등의 이력과 인선 이유를 일일이 설명하며 국민과의 소통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이 대통령은 합참을 찾아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과 김 의장으로부터 군사대비태세에 대한 상황보고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합참 청사 지하 3층에 있는 작전통제실에서 화상회의(VTC)를 열어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연합부사령관, 지상군작전사령관, 해병대사령관 등 일선의 주요 지휘관들을 연결해 군사대비태세를 현장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국방과 안보는 대한민국의 물리적 안전을 지키는 보루이기에 자기 자리에서 제 역할에 충성한 군에 대한 신뢰 회복과 우려 불식이 필요하다”며 “국군통수권자로서 제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는 군의 명예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비상경제점검 TF 열어 추경 집중 논의
이 대통령의 1호 행정명령은 비상경제점검 TF(태스크포스) 구성을 지시하는 것이었다. 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이 같은 내용으로 통화하고 오후 7시 30분까지 관련 부서 책임자 및 실무자의 소집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취임 첫 날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50분까지 2시간 20분에 걸쳐 비상경제점검 TF 첫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한국개발연구원 등 차관급 및 실무자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로부터 대미 통상 현황 및 추진 방향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고 최근 경기 및 민생 현안의 문제점과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추경을 위한 재정 여력과 추경이 가져올 즉각적인 경기 진작 효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고 적극적인 경기 민생 진작 대응과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이와 함께 대미 통상 현안 및 추진 방향에 대해 의견을 청취하고 최근 경기 및 민생 현안 문제점과 대응책을 논의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작고 세세한 발상이나 입법적 요구사항이 있다면 직급과 무관하게 언제든 제안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자유로운 형식으로 허심탄회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유연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좋은 정책을 제안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참석자들에게 개인 전화번호를 전달하고 개인 소셜미디어나 전화로 직접 알려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회의 참석자들은 이 대통령의 개인 번호를 기록·저장하며 실질적인 경제·민생 문제 점검회의가 이뤄졌다”며 “회의에 참석한 재정 당국자들은 빠짐없이 의견을 개진하며 대통령의 경제 운용 기조에 동의했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추후 보고키로 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2일 차인 6월 5일 오전 10시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각 부처 단위 현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공직자는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이니까 국민을 중심을 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공직에 있는 기간에는 각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선과 동시에 임기를 시작한 만큼 체제 정비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그 시간 동안 어려운 상황에서 고통 받는 국민을 위해 그 시간을 줄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국무회의는 점심시간을 넘겨 계속됐다. 강 대변인은 국무회의에서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 재해 등의 대책을 놓고 논의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국정 철학에 대해 현재 내각과 공유했다”며 “공약 관련 사항에 대해 검토하고 업무 현황을 파악하며 대안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오후 2시에는 안전치안점검회의가 열렸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국가의 존재 이유 중에 가장 큰 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이태원 참사와 오송 지하차도 참사, 세월호 참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중에는 우리가 조금 신경을 쓰면 피할 수 있었던 재난·재해 사고들도 꽤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는 중대 사건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원인을 분석해서 막을 수 있었는데 부주의나 무관심 등으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는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효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첫 출근길
이재명 대통령은 6월 4일 오전 이웃 주민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첫 출근길에 올랐다. 인천 계양구에 있는 이 대통령 사저에는 이른 아침부터 새 대통령의 출근길을 응원하기 위한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파트 주민들은 이 대통령이 ‘우리 아파트의 자랑’이라며 축하의 현수막을 내걸었고 꽃다발과 선물을 든 시민들이 발끝을 세워 이 대통령을 기다렸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일제히 환호성이 터졌다. 이 대통령은 어린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아이를 안고 시민이 가져온 자서전에 사인을 해줬다. 한 시민이 감격의 울음을 터트리자 김 여사가 시민을 안아주기도 했다. 꽃다발을 건네받은 이 대통령과 김 여사는 기념사진을 촬영했고 “축하드립니다”라는 인사를 뒤로하고 사저를 떠났다.
넥타이에 비친 이 대통령의 뜻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선서를 하는 동안 3색이 섞인 넥타이를 매 통합 의지를 나타냈다. 이 대통령의 넥타이에는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과 국민의힘의 상징색인 빨간색, 중도층을 상징하는 흰색의 굵은 사선이 배열돼 있었다. 앞서 대선후보 TV 토론에서도 이 대통령은 빨간색·파란색·은색 줄무늬 넥타이를 매고 참석한 바 있다. 선거운동 첫날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운동화를 신으며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취임 선서를 하면서 이 같은 색상의 넥타이를 선택한 것에서도 ‘통합’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선서에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며 “국민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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