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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상담부터 체력 단련까지 상담사 위로에 눈물이 왈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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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기자의 ‘청년카페’ 체험기
집에 있자니 눈치가 보이고 스터디 카페라도 가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어렵고. 취업준비생(취준생)이라면 대부분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어딜 가나 가시방석인 취준생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곳이 있다. 이곳에 가면 넓은 공간도, 맛있는 커피도 무료로 마음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운영하고 있는 ‘청년카페’다. 청년을 위한 열린 취업 공간으로 전국 각지에서 88곳이 운영 중이다.
청년카페는 만 15~34세(지자체 조례에 따라 39세까지) 청년을 대상으로 취업 지원, 또래들과의 소통, 각종 청년 지원사업 연계 등의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일단 청년카페를 방문하면 초기 상담을 받고 각자의 상황에 필요한 프로그램 및 지원사업을 안내받을 수 있다. 사정이 비슷한 청년들과 소통할 수 있는 모임도 여럿이다. 가까운 청년카페의 위치는 고용24 누리집(work24.go.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5월 2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청년카페(서울청년센터 영등포)에 찾아가 상담과 PT(운동지도) 등의 프로그램을 직접 이용해봤다.

1대 1 상담으로 구직 문 열어줍니다
서울청년센터 영등포(이하 센터)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빼곡히 놓인 30여 종류의 팸플릿이 눈에 띄었다. 모두 청년 지원사업에 관한 안내문이었다. 뭐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다 싶었을 때 이웅재 청년성장프로젝트 매니저가 다가왔다. 이 매니저는 “처음 방문하면 가장 먼저 1대 1 밀착 초기상담을 받는다”며 “각자의 상황에 맞는 프로그램과 지원사업을 안내하고 있으니 아무 걱정 없이 찾아오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취준생의 심정으로 돌아가서 초기 상담을 받았다.
상담실 책상 한쪽에 갑 티슈가 놓여 있었다. 그 이유는 곧 알 수 있었다. 상담사인 박채윤 매니저가 인사와 함께 질문지 한 장을 건넸다. 현재 신분부터 자격증 유무, 구직 기간, 교류하는 사람들, 경제적 수입원 등 28개의 질문이 있었다. 3년 전 취업을 하기 전 상황을 되돌리며 질문지에 응답했다.
박 매니저는 질문지를 토대로 질문을 던지고 상담 내용을 꼼꼼히 메모했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면접에서 자주 떨어졌던 게 가장 힘들었다고 했더니 박 매니저는 이렇게 말했다.
“면접은 떨어지는 이유를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여기에 와서 ‘내가 왜 떨어졌는지’를 항상 고민해요. 하지만 우리가 모르게 채용시장이 변했을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때만 해도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수요가 높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권고사직이 이뤄질 정도로 이 분야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기도 해요. 본인의 역량이 없어서가 아니라 경기가 어려워진 거예요.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런 고민을 털어놓고 기업들의 현황과 같은 정보를 얻을 공간이 필요해요. 혼자서는 힘들었죠. 용기와 시간을 조금만 내어 찾아오면 일주일 동안 쓸 힘을 얻어갈 거예요. 장담할 수 있어요.”





말 못했던 고충에 티슈 두 통 비우기도
박 매니저는 “39세 남성이 찾아와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며 “상담사 앞에 오는 것도 힘들었을 텐데 상담사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고 청년들이 남모르는 고충을 많이 안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그는 “상담을 하다 보면 이거(갑 티슈) 두 통을 쓰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상담 시간은 보통 한두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북받친 감정을 쏟아내느라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박 매니저는 티슈를 건네주고 조용히 기다려준다고 한다. 마주 앉은 이가 못다한 이야기를 전부 털어놓고 일어설 때까지.
상담이 끝나면 센터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소개해준다. 기자가 추천받은 프로그램은 ‘커리어 업’이었다. 현직자 멘토링(조언), 서류·면접 특강, 자기소개서 첨삭 및 면접 컨설팅, 현장 방문 실무체험 등으로 구성돼 있는 프로그램이다. 6월 3일부터 24일까지 1회 차, 8월 5일부터 28일까지 2회 차, 9월 30일부터 10월 28일까지 3회 차에 걸쳐 수강 일정이 잡혀 있었다. 가능한 일정에 맞춰 신청할 수 있도록 안내문도 받았다. ‘왜 이런 걸 진즉 찾아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실을 나와 센터 공간을 둘러봤다. 외국인도 간혹 눈에 띄었고 쿠션에 누워 낮잠을 자는 이도 있었다. 별도로 분리된 공간에서는 모임이 진행되고 있었다. 노트북을 보거나 책을 쌓아두고 공부에 몰두하는 사람도 보였다. 이곳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28세 여성은 “직장을 다니다 최근 퇴사하고 건축 분야 자격증을 알아보고 있다”며 “초기 상담을 받고 자기소개서 첨삭, 면접 컨설팅 등의 프로그램을 추천받았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아직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친구 약속도 이곳에서 하고 공간 활용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도 여기서 만나요”
짧지 않은 취업 준비 기간을 버티려면 체력도 중요하다. 이곳에선 PT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PT는 인근 영등포구청 보건소 6층 체력단련실 공간을 이용한다. 4명의 청년 틈에 끼어 프로그램에 직접 참가해봤다. 트레이너의 지도에 따라 팔 굽혀펴기와 스쿼트(앉았다 일어서기) 등을 했다. 민망함도 잠깐, 콧잔등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다. 딴생각을 할 틈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PT를 받으려면 직장인 월급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비용이 들지만 이곳에선 무료다. 시간만 투자하면 된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체력 단련을 하고 나니 잡념이 싹 달아났다. 정신이 바짝 들면서 삶에 대한 의지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 이웅재 매니저는 “매월 새로운 맞춤형 프로그램이 진행되니 ‘고용24’를 통해 신청해달라”고 안내했다.
프로그램 가운데엔 고립·은둔청년에게 초점을 맞춘 것도 많다. 국무조정실이 2022년 7월부터 8월까지 만 19~34세 청년 가구원을 포함한 전국 약 1만 50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신·출산·장애 등 부득이한 이유를 제외하고 거의 집에만 있는 은둔형 청년 비율은 2.4%에 달했다. 청년 전체 인구로 환산하면 24만 4000여 명으로 추정된다.
센터는 이들을 위해 ▲스트레스 찾기 ▲실패 이력서 작성해보기 ▲비슷한 동료와 친해지며 경험담 공유하기 ▲감정그림 그리기 ▲도예 ▲캠핑 등의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2024년 12월 기준 216명이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김재휘 센터장은 고립·은둔청년이 우리 주변에 의외로 많다고 했다. “한 어머니가 3년 이상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던 아들 손을 잡고 이곳을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8년 만에 집에서 나온 친구를 상담하기도 했어요. 고립·은둔청년 10~15명 정도가 매주 모여요. 그간 70~80명이 이곳을 거쳐 갔습니다. 이들 중 현재까지도 연락되고 있는 청년이 30명이 넘어요.”
8년째 은둔한 청년은 이곳 프로그램을 거쳐 코트라(KOTRA)에서 진행하는 교육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어머니 손을 잡고 온 청년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고립을 벗어났다고 한다.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참가자들에 대한 사후관리를 하면서 고립·은둔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김 센터장의 말이다.

“커피 마시러 오세요!”
김 센터장은 방문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하지만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생각을 나누다보면 새로운 길들이 열릴 수 있어요. 좋은 사람을 만나고 좋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복덕방’과 같은 역할을 센터가 했으면 좋겠어요. 위축된 청년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새로운 힘을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센터는 활짝 열려있습니다. 커피 한 잔 하러 오셔도 돼요. 일단 오세요!”

김광주 기자

‘청년카페’는
2024년 63곳에서 올해 88곳으로 확대
고용노동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은 청년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고 ‘쉬는 청년’으로 전환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청년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 4만 6000여 명의 청년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들 중 94.1%가 지인에게 청년카페를 추천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63곳이었던 청년카페 수는 올 들어 88곳으로 확대됐다.
전국 각지의 청년카페마다 자체 프로그램을 구성하기 때문에 내용은 약간씩 다를 수 있다. 다만 공통적으로 이용 시설(인프라), 초기상담 및 구직활동에 필요한 프로그램, 정부와 지자체의 청년고용정책 안내 및 연계 등을 지원한다.
전국 청년카페는 ▲서울 8곳 ▲경기 6곳 ▲인천 1곳 ▲대전 3곳 ▲세종 2곳 ▲강원 2곳 ▲충북 2곳 ▲충남 19곳 ▲경북 7곳 ▲대구 8곳 ▲경남 6곳 ▲부산 7곳 ▲울산 1곳 ▲광주 3곳 ▲전남 7곳 ▲전북 5곳 ▲제주 1곳에 위치해 있다.
각 청년카페에 따라 면접을 위해 퍼스널컬러(어울리는 색깔)를 찾아주기도 하고 대화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보고서 작성방법을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 금융교육과 각종 스터디, 비즈니스 매너 지도, 스트레스 관리 및 마음건강 지원, 지역친구 만들기를 돕기도 한다. 청년카페를 방문한 청년들은 “우연히 참여했는데 정말 좋았다”, “잦은 이직으로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한 날들의 연속이었는데 프로그램을 수료한 순간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할 것인지를 깨달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서울청년센터 영등포 이용하는 법
‘두 시 티톡’에서 또래소통하고 ‘청년 챙겨’로 취미생활 챙기고
서울청년센터 영등포(청년카페)는 6월 한 달 동안 ▲상담 ▲정보통신(IT)직군 현직자의 직무 멘토링(지도) ▲업무환경 현장 탐방 ▲자기소개서 첨삭 및 면접 지도 ▲상사·동료와의 소통 컨설팅 ▲기안서·기획서 작성에 대한 특강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취업뿐만 아니라 창업, 주거, 생활지원, 마음건강, 커뮤니티(또래소통)까지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 다른 청년들과 모여 올해의 유행을 주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두 시 티톡(tea talk)’을 운영하고 있다. 고립·은둔청년이 모여 소통하는 ‘은고치(은둔 고립 치유 커뮤니티)’ 프로그램도 있다. 비슷한 관심과 취향을 가진 청년들이 요리, 꽃꽂이, 스피치(웅변), 운동, 영화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하는 ‘청년 챙겨’ 프로그램도 있다. 이 밖에도 취업 특강, 엑셀 등 자격증 과정, 반찬 나눔, 각종 동아리, 1인가구 네트워크와 같이 다양한 사업들을 올해 12월까지 운영한다.
2024년 기준 서울청년센터 영등포의 누적 이용자 수는 6만 6570명이다. 참여자 연령대는 25~29세가 41%로 가장 많고 30~34세는 36%를 차지한다. 35~39세도 14%, 19~24세는 9%로 집계됐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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