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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은 문화산업계의 EPL을 꿈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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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있는 글을 읽었습니다. ‘EPL이 되어가는 K-팝 시장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EPL과 K-팝이라니, 민트초코와 김치 같은 어색한 조합입니다. 내용인즉슨 영국 잉글랜드의 프로 축구 리그인 EPL(English Premier League, 이하 프리미어 리그)이 한 국가의 리그를 넘어 전 세계 축구 선수들의 꿈의 무대가 된 것처럼 K-팝 역시 한 나라의 ‘가요’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통용되는 장르이자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는 주장입니다.
이제 K-팝은 K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더 이상 한국만의 음악이 아닙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K-팝은 한때의 유행이 아닌 견조한 음악·문화 산업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K-팝은 아시아 전역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죠.
아시아 특히 일본과 중국의 대중음악 시장은 오랜 역사와 인지도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방성과 확산성을 갖추지 못한 채 내수 시장에서만 소비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반면 K-팝은 글로벌 팬층을 적극 공략하며 세계적인 음악 장르로 자리 잡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빌보드 차트에서 성과를 거두고 세계 각국에서 투어를 성공적으로 개최했죠. 대형 기획사 소속뿐만 아니라 K-팝 걸그룹 역대 최장기간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해 ‘중소돌의 기적’을 보여준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도 있습니다.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K-팝
이런 흐름 속에서 단순히 인기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덤을 넘어 직접 K-팝의 주역이 되고자 하는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관측됩니다. 다년간에 걸친 체계적인 훈련과 혹독한 월말 평가를 통해 모든 것을 갖춘 ‘육각형 아이돌’을 만들어내는 한국 엔터업계의 연습생 시스템에 각국의 유망한 인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들고 있는 거죠.
법무부가 국회입법조사처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예술흥행비자(E6)를 발급받아 예술활동을 하며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2023년 1월 기준 3883명에 이릅니다. 특히 연기자나 가수, 연예인이 받는 E6-1의 비중은 10년새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연습생 생활을 거쳐 아이돌로 데뷔하는 사례가 늘어나며 다국적 아이돌 그룹은 낯설지 않은 트렌드가 됐습니다. ‘블랙스완’처럼 멤버 전원이 외국인으로 구성된 ‘K-팝 걸그룹’도 등장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연예인 활동에 그치지 않고 그 인기를 발판 삼아 자국과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아이돌도 있습니다. 태국 출신의 ‘블랙핑크’ 멤버 리사는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했고 닉쿤(2PM)과 뱀뱀(GOT7)은 태국의 톱스타로 인정받았습니다. 중국 국적의 장하오(제로베이스원)와 필리핀 출신의 엘리시아(UNIS) 역시 자국에서 왕성히 활동하며 ‘국민 아이돌’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그룹 ‘하츠투하츠(Hearts2Hearts)’로 데뷔하는 인도네시아 국적의 카르멘이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데뷔가 공식화되고 나서 그녀의 이름이 누리소통망 엑스(X)의 인도네시아 실시간 트렌드 1위를 며칠 동안 지켰을 정도입니다. 대형 기획사에서 자국 출신 연습생이 처음으로 데뷔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하츠투하츠’는 인도네시아가 사랑하는 걸그룹으로 떠올랐습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시장조사기관인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K-팝 앨범, 음원, 굿즈 판매 등을 집계한 한국 음악 수입국 순위에서 2024년 기준 일본, 대만에 이어 3위를 기록했습니다. K-팝 수요가 높은 인도네시아에서 ‘하츠투하츠’는 데뷔하기도 전에 강력한 홍보 효과를 누린 셈입니다.

EPL과 K-팝의 닮은 점
이런 열기는 이적 시즌의 프리미어 리그를 떠올리게 합니다. 축구팬들은 자국 선수가 빅클럽에 입단해 프리미어 리거가 된다는 소식에 열광합니다. 영국 런던의 토트넘에는 가본 적도 없지만 손흥민 선수가 소속팀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제2의 고향처럼 친근하게 느낍니다.
K-팝 걸그룹 데뷔에 인도네시아 전체가 들뜬 것도 같은 이유일 것입니다. 프리미어 리그가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을 받아들이면서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로 성장한 것처럼 K-팝도 국경을 넘어선 글로벌 음악 시장의 허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 국가에서 K-팝 스타가 배출되면 해당 국가의 K-팝 시장이 더욱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특정 국가 출신 선수들이 성공하면 그 나라의 축구 리그와 인프라가 발전하고 새로운 인재가 등장하는 것과 유사한 흐름입니다. 개방성과 경쟁력을 갖춘 한국 엔터 산업의 시스템을 이식받는 효과도 있습니다.
‘글로벌 무대로 향하는 교두보’ K-팝의 영역은 아시아를 넘어 더 다양한 국가들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인도, 아랍권, 남미에서도 K-팝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K-팝 스타를 꿈꾸는 연습생들이 꿈의 무대 위에 서는 그날을 위해 도전하고 있습니다. ‘손흥민 키즈’가 아니라 ‘리사 키즈’인 셈이죠.
세계 각국의 스타들이 ‘월클(월드클래스)’을 향해 질주합니다. 관객은 그들의 피땀 눈물에 열광합니다. 축구공과 마이크의 간극은 넓지만 프리미어 리그와 K-팝이 작동하는 방식은 다르지 않습니다.

홍성윤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일간지 기자. ‘걸어다니는 잡학사전’으로 불리며 책 ‘그거 사전’을 썼다.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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