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 건너 ‘느린호수길’ 한바퀴 바다 같은 호수에서 시간을 낚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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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당관광지
주소 충남 예산군 예당관광로 148 | 문의 (041)339-8283
우리나라엔 ‘내륙의 바다’라 불리는 거대한 인공호수가 여러 곳 있다. 소양호, 대청호, 충주호, 예당호 등 대부분 생활·공업·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댐이나 저수지 등을 조성하며 생긴 호수들이다. 용수 공급 목적 외에 저마다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한 덕분에 힐링 여행지로도 한몫한다. 그중 충남 예산군 예당호를 중심으로 한 ‘예당관광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열린관광지’로 주목받는 곳이다. 예당관광지 내 출렁다리와 모노레일, 음악분수 등은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도 이름을 올렸다. 마음마저 건조주의보가 내렸던 봄날, 내륙의 오아시스를 찾아 예당호로 떠났다.
예산10경 중 최다 방문객 ‘국민 관광지’
“바다가 따로 없네!”
3월 22일 예당관광지를 찾은 신정순 씨는 탁 트인 예당호를 바라보며 감상에 빠졌다. 신 씨는 거동이 불편해 아들이 밀어주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있었지만 표정만큼은 봄날처럼 밝았다. 신 씨뿐 아니라 이날 예당관광지엔 휠체어와 유모차 등을 이용해 산책 나온 가족이 많았다. 삼대가 총출동한 팀도 적지 않았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고루 즐겨 찾는 국민관광지, 열린관광지라는 것을 인증하듯 예당관광지엔 다양한 세대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예당관광지는 예당저수지로도 불리는 예당호 일대를 일컫는다. 면적 약 10㎢에 둘레 40㎞, 너비 2㎞, 길이 8㎞에 이르는 거대한 인공호수다. 예당호의 역사는 충남 예산군과 당진시에 걸친 홍문 평야를 관개하기 위해 1929년 4월에 착공하며 시작됐다. 예당호의 예당은 예산과 당진의 앞 글자를 합친 이름이다. 공사는 광복과 6·25전쟁을 거치며 재개와 중단을 반복하다가 1964년에서야 완공됐다.
예산의 무한천과 신양천 등이 흘러들어와 호수를 이루게 된 예당호는 인공호수 중에서도 풍광이 특히 아름다워 1986년 국민관광지로 개발을 시작했고 2008년엔 국토부의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선정되며 전국구 관광지로 더욱 알려졌다. 이후 2019년엔 출렁다리 개통과 함께 예당관광지로 조성되며 예산군의 대표 명소가 됐다. 예산군에 따르면 예당호 출렁다리는 개통 이래 누적 방문객 873만 4000여 명(2025년 3월 24일 기준)이 다녀갔다.
물 위를 걷는 재미
예당관광지의 중심은 출렁다리다. 길이 402m의 현수교로 전국 출렁다리 중에서도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중심부에 64m 주탑을 두고 양옆으로 펼친 케이블은 호수 위를 비상하는 아름다운 자태의 황새를 형상화했다고. 출렁다리는 진입로에서 발을 딛는 순간 놀라서 가슴이 한 번 ‘출렁’ 한다. 다리를 건너다 장난스러운 이들이 일부러 발을 굴러 더 흔들어대는 바람에 또 한 번 ‘출렁’ 한다. 출렁다리 주변으로는 바다처럼 드넓은 호수가 펼쳐진다. 탁 트인 전망 덕분에 주탑의 전망대에 오르면 마치 크루즈를 탄 듯한 기분마저 든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다시 131m 길이의 부잔교가 이어진다. 부잔교는 물 위에 뜬 다리로 ‘폰툰다리’라고도 불린다. 발을 디딜 때마다 휘청거려 방문객들 사이에선 “출렁다리보다 더 스릴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출렁다리 곁엔 음악분수가 즐거움을 더한다. 길이 96m, 폭 16m, 최대 분사 높이 110m에 다다르는 부력식 분수는 하루 4~5차례 가동되는데 분수될 때 바람이라도 불어 물방울이 튀기라도 하면 방문객들 사이에선 환호와 즐거운 비명이 터진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흥(興) 부자’ 어린아이들도 보인다. 밤에는 여기에 화려한 조명 쇼가 더해져 장관을 연출한다. 형형색색 발광다이오드(LED) 불빛과 분수가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출렁다리 운영시간은 하절기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음악분수는 화~금요일 오후 2·5·8·9시에 가동하며 주말엔 여기에 더해 오후 7시 한 차례 더 가동한다.
예당호를 오롯이 만나는 ‘느린호수길’
예당호를 가까이에 두고 산책하고 싶다면 ‘느린호수길’로 가보자. 예당호를 따라 5.2㎞의 산책로를 이은 길이다. 완보한다면 둘레가 40㎞쯤 되는 예당호의 8분의 1 이상을 돌아본 것이나 다름없다. 코스는 ‘예당호 수문’을 출발점으로 삼아 부잔교, 예당호 출렁다리를 거쳐 중앙생태공원까지 이어진다. 솔숲과 조각공원 등도 지난다.
조각공원에선 6·25참전용사를 기리는 추모비도 만날 수 있다. 느리게 걷다보면 저절로 2만 보 걷기가 가능하다. 물 위를 걷기도 하고 조각공원, 카페가 이어지는 등 코스가 다양해 걸을 맛이 난다. 다만 일부 구간은 현재 어린이 체험시설 공사로 어수선하기도 하니 참고하자. 출발점인 예당호 수문에도 주차장이 있지만 여유롭지는 않기에 예당호 출렁다리 인근 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모노레일 타고 스탬프 찍고
모노레일 탑승 체험(유료)도 예당관광지를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산악열차 방식으로 예당호 수변 1320m를 약 22분 동안 느리게 오간다. 속도는 느리지만 경사 구간을 오르고 내릴 땐 몸이 쏠릴 정도다. 산책하는 이들 곁을 가까이 지날 땐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는 등 정겨운 풍경도 연출된다. 해가 질쯤부터 예당관광지에 경관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할 때가 ‘골든타임’. 모노레일을 탄 채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물든 예당호 출렁다리와 조각공원 등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 어린아이들뿐 아니라 장년, 노년층에게도 인기다. 모노레일 탑승장 가까이에 있는 허기를 달랠 만한 스낵 코너도 지나칠 수 없다. 추억의 간식, 예산 사과즙 주스 등을 파는 푸드트럭 등이 있는데 옛날 핫도그를 주문해볼 것. 주인이 케첩으로 핫도그에 주문자 이름이나 원하는 이름을 깨알같이 써준다.
예당호를 야무지게 둘러볼 수 있는 스탬프 투어도 빼놓을 수 없다. 예당호 출렁다리에서 시작해 전국 여섯 번째 슬로시티인 ‘대흥슬로시티’, 천연기념물인 황새의 복원을 위해 세워진 ‘예산황새공원 문화관’과 ‘소원탑’ 등을 거친다.
낚시 성지 옆 예산상설시장
예당관광지를 벗어나면 곳곳에서 낚시하는 풍경이 이어진다. 잔잔한 호수에 드문드문 떠 있는 듯한 낚시터도 예당호를 수놓는 오랜 풍경 중 하나다. 예당호는 조성 당시에 낚시터로 더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붕어, 잉어를 비롯해 뱀장어, 미꾸라지 등 민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 좌대, 덕, 배좌대 등 다양한 낚시 체험이 기다린다. 길가엔 ‘어죽’이나 ‘민물 매운탕’을 내세운 식당이 자리한다. 다양한 선택지를 원한다면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예산상설시장’을 찾아가볼 만하다. 4000원짜리 잔치국수부터 지역 수제 맥주, 옛날 가마솥 통닭을 비롯해 불판을 빌려 원하는 것을 마음껏 구워 먹을 수 있는 시장은 예산 여행의 뒤풀이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박근희 객원기자
가까이 있는 열린 관광지
대흥슬로시티
교촌리와 동서리, 상중리 등 예당호 인근 마을을 아우르는 대흥면 ‘대흥 슬로시티’는 예당관광지와 함께 ‘2022년 열린관광지’로 선정된 곳이다. 신안 증도, 완도 청산, 장흥 유치, 담양 창평, 하동 악양에 이어 2009년에 국제슬로시티연맹으로부터 우리나라 여섯 번째 슬로시티, 세계 열두 번째 슬로시티로 인정받은 곳이다.
교과서에도 실린 바 있는 옛이야기 ‘의 좋은 형제’의 실존 마을이다. 형제가 서로의 빈 곳간에 쌀가마니를 채워주려고 가다가 길에서 마주쳐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설화다. 1978년 대흥에서 우애비가 발견되면서 실제 조선 세종 때의 이성만·이순 형제가 주인공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의 좋은 형제 공원’을 비롯해 ‘느린 꼬부랑길’을 걸어볼 만하다. 1000년 넘은 느티나무를 출발해 봉수산자연휴양림을 거치는 1코스부터 달팽이미술관 등이 있는 3코스까지 느린 걸음으로 마을을 둘러보다보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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