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까워진 겨울 바다, 오감이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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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경포해변
입춘이 지났지만 때아닌 한파와 폭설로 겨울과 봄의 경계를 오가는 요즘, 마지막 겨울 바다를 보고 싶어 동쪽으로 달린다. 목적지는 강릉 바다다. 서울과 강릉을 잇는 강릉선 KTX에 이어 새해 부전역(부산)과 강릉역을 잇는 동해선 ITX-마음까지 개통해 기차 타고도 쉽게 닿을 수 있게 됐다. ‘2020년 열린관광지’로 선정된 강릉 경포해변을 걷고 안목해변 커피거리에서 커피 한 잔 하는 것만으로도 겨울을 보내고 새봄 새출발을 맞을 힘을 얻기에 충분한 여행지다.
명불허전 동해안의 대표 해변
‘젊은층이 많이 찾기로 유명한 대표적인 여름 해변.’ 경포해변에 대해 강릉시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지만 이 소개 글은 조금 수정돼야 할 것 같다. 경포해변은 젊은층뿐 아니라 남녀노소 다양한 세대가 찾는 해변인 데다 여름뿐 아니라 계절을 가리지 않고 찾는 해변이기도 하니 말이다. 괜히 ‘열린관광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듯 2월 8일에 찾은 경포해변엔 입춘 한파가 무색하게 커플·가족 단위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노모와 함께 드라이브 삼아 경포해변을 찾았다는 김한결 씨는 “경포해변은 동해 해변 중에서도 웅장함이 느껴지고 해안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서 걷기에도 좋아 종종 찾는다”고 했다. 김 씨는 추위도 잊은 채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노모의 사진을 찍어주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거울 같은 풍광의 경포호
행정구역상 강릉시 안현동에 속하는 경포해변은 명사오리(明沙五里)를 품은 동해안의 대표 해변이자 명소다. 시내에서 진입한다면 해변에 닿기 전 드넓은 경포호부터 만난다. ‘수면이 거울처럼 맑은 호수’라는 뜻의 경포(鏡浦)는 바다와 이어지는 넓이 127만㎡(38만 평)의 자연호수로 특히 겨울엔 청둥오리, 원앙 등 철새도래지로도 유명하다.
경포호의 2월 풍경은 몽환적이다. 갑작스러운 한파에 하얀 살얼음으로 뒤덮인 호수 위로 외딴섬처럼 자리한 월파정이 한 폭의 수묵담채화 같다. 경포호 풍경은 경포해변 입구 즈음에서 서쪽을 향해 바라볼 때 더욱 진경(珍景)이다. 경포호 동호 쪽이 호텔과 리조트 등 관광단지가 차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동호에서 서호 쪽을 바라보면 월파정과 월파정 뒤로 펼쳐지는 산 능선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일몰 즈음엔 노을빛이 더해져 운치를 더한다.
아름다운 풍광 덕에 예부터 시인 묵객들의 단골 소재로 등장했다. 조선시대 가사 문학의 대가 송강 정철은 그의 작품 ‘관동별곡’을 통해 경포호에는 ‘다섯 개의 달이 뜬다’고 표현했다. 그의 노래처럼 하늘, 바다, 호수, 술잔 그리고 임의 눈동자에 뜬 달을 찾아보자.
솔숲과 나란히 걷는 ‘해변 산책 맛집’
경포해변에 들어서자마자 해송 사이로 이어진 나무 데크길과 만난다. 평지에 무장애길로 조성돼 누구나 편히 솔숲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편한 옷차림의 동네 주민, 여행객이 어우러져 산책하는 모습이 흔하다.
이 무장애길은 해변둘레길까지 이어진다. 백사장을 걸어도 좋지만 무장애길을 통해 솔숲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바다와 눈맞춤하며 감상하기에 그만이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끊임없이 밀려와 부서지는 파도를 보며 ‘바다 멍’ 하다보면 가슴 속 꽉 막혔던 답답함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해변을 따라 드문드문 이어지는 바다 배경의 포토존은 경포해변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다. 경포해변 입구에서 해안로를 따라 북쪽 사근진해변 방향으로 가다보면 해상목책로와 전망대도 기다린다. 해변에서 10m 이내 높이지만 바다를 새로운 시선에서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안목해변에서 커피는 못 참지
경포해변에서 남쪽으로 향하면 ‘안목해변 커피거리’와 만난다. 안목해변 커피거리 역시 2020년 경포해변과 함께 열린관광지에 선정됐다. 해변과 왕복 2차로를 사이에 두고 카페 30여 곳이 촘촘하게 이어진다. 유명한 프랜차이즈부터 ‘오션뷰 맛집’을 내세우는 카페까지 다양한 카페들이 성업 중이다.
1980년대 초부터 바다를 감상하며 자판기 커피 한 잔 하기 좋은 해변으로 소문나기 시작한 안목해변은 이후 로스팅·드립 전문 카페가 속속 들어서면서 강릉 커피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여기에 맥주 펍과 식당들이 가세하며 강릉 해변 중 가장 번화한 거리로 자리잡았다. 도로변으로 안목해변에서 강문해변 방면으로 510m 구간은 포장도로인 무장애보행로가 이어져 유모차나 휠체어로도 편히 오갈 수 있다.
안목해변 역시 인기 포토존을 찾아다녀볼 만하다. 열린관광지로 선정되며 조성한 커피잔 모양의 포토존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길다. 해변 백사장 안쪽에 있는 포토존도 나무 데크길이 이어져 있어 노약자도 바다를 더 가까이 두고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 북쪽 방향인 송정해변 방향으로는 ‘안목 펫 비치’도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한 여행객들을 위한 해변이다. ‘ANMOK(안목)’이라 쓴 전망대에 서면 크루즈 뱃머리에 선 듯 탁 트인 바다와 마주할 수 있다. 솔숲 안쪽에 있어 지나치기 쉬우니 눈을 크게 뜨고 봐야 한다.
해파랑길 도전하고 시티 버스도 타고
경포해변과 안목해변 커피거리는 ‘해파랑길 39코스 바우길 5구간’에 속한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의 해변길, 숲길, 마을길 등을 이은 750㎞의 도보 여행길이다. 그중 해파랑길 39코스 바우길 5구간은 비교적 걷기 쉬운 길에 속하기에 도보 여행을 즐긴다면 완주에 도전해볼 만하다. 전체 15.8㎞(5시간 30분)로 병산동 솔바람다리를 시작으로 강릉의 또 다른 열린관광지인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을 비롯해 참소리박물관 등을 거친다.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강릉 해변을 따라 달리는 ‘시티(Sea Tea) 버스’를 이용해도 좋다. 교통카드 한 장 들고 강릉의 인기 해변을 드라이브하듯 관광할 수 있다. 자차 없이도 기차와 버스 타고 바다를 눈앞에 두고 자판기 커피 한 잔에도 힐링하고 갈 수 있으니 이만한 열린관광지가 또 있을까 싶다.
글·사진 박근희 객원기자
경포해변
주소 강원 강릉시 창해로 514
문의 (033)640-4531
가까이 있는 열린관광지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강원 강릉시 초당동에 있는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은 2021년 열린관광지로 선정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과 조선 최고의 여류 문인인 허난설헌 남매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문학공원이다. 공원은 허난설헌 생가터를 비롯해 기념관, 전통차 체험장, 공원 등으로 이뤄져 있다. 목조 한식 기와로 이뤄진 허균·허난설헌 기념관에선 인물 소개도와 함께 주요 작품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물이 기다린다. 탁본 체험도 자유롭게 해볼 수 있다. 전통차 체험장에선 다도 체험(예약 우선)이 인기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다도 체험 후 차 한 잔 하고 생가 터 뒤쪽으로 펼쳐진 소나무숲을 걸어볼 것. 야외 공연장 등에선 전통행사나 버스킹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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