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여우를 만나요!” 멸종위기종 살려 생태계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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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공단 야생생물보전원 중부보전센터 ‘여우생태관찰원’
수십 년 전만 해도 한반도 전역에서 모습을 보이던 여우는 이제 멸종위기종이 됐다. 1960년대 진행된 ‘쥐잡기 운동’은 쥐를 먹이로 삼던 여우에게 타격을 입혔다. 서식지도 파괴된 데다 ‘목도리’를 위해 사냥당하면서 2004년 마지막 사체가 발견된 것을 끝으로 여우는 한반도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렇게 사라진 여우가 다시 우리 곁에 돌아왔다. 경북 영주시에 있는 국립공원공단 야생생물보전원 중부보전센터를 찾아가면 된다. 이곳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복원사업을 홍보하고 생태계 보전의 의미를 전하고자 탐방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다시 돌아온 여우를 만나요’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인 프로그램은 1일 3회, 매회 1시간씩 실시되는데 멸종위기종과 여우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여우에 대해 공부하고 나면 여우 생태학습장에서 보호 중인 여우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문자나 영상으로만 접하던 ‘생태계 보전’이라는 가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생태계 복원의 첫걸음
야생생물보전원 중부보전센터는 여우가 거주하고 있는 곳인 만큼 시내와는 떨어진 곳에 있다. 한적한 길을 달리다 보면 국립공원공단 ‘여우탐방안내소’ 건물이 보인다.
안내소는 소박하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어린 아이들을 위한 키 낮은 책상과 의자가 옹기종기 모여 있고 귀여운 여우와 곰 인형이 놓인 기념품 매대도 설치돼 있다. 예약자 확인이 끝나고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해설사가 탐방객들을 안내소 건물 뒤로 이끈다. 건물 뒤편에 ‘여우생태관찰원’이 있다.
탐방 프로그램은 야생생물 복원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짧은 영상을 시청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100만 종에 달하는 동식물이 멸종위기에 처한 지금, 생물의 다양성을 보전하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달가슴곰, 여우, 산양, 멸종위기 식물 등을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예로 들면 지리산에 사는 반달가슴곰은 지리산 생태계를 지탱하는 기둥 중 하나였다. 다양한 식물의 열매를 즐겨 먹는 반달가슴곰의 배설물을 통해 종자가 널리 퍼지고 생태계는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었다. 그러나 반달가슴곰이 멸종위기에 처하면서 생태계가 축소되고 다른 모든 동식물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멸종위기종 혹은 멸종한 동식물을 복원하는 일은 우리 생태계를 복원하는 일과 같다.
방사 후 부상 입은 여우들 보호
영상 관람이 끝나면 탐방객들은 여우의 생태를 전시해놓은 전시실에 모인다. 프로그램은 넓지 않은 공간을 두루 활용하면서 진행된다. 한쪽에는 여우 모형이, 한쪽에는 여우가 사는 동굴을 재현한 작은 설치물이 있다. 사이사이 전시된 여우 배설물, 박제 등을 활용해 여우 생태를 설명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흔히 ‘붉은 여우’라고 부르는 우리나라 토종 여우들은 12~2월에 짝짓기를 하고 3~5월에 출산한다. 개와 흡사하게 생겼지만 주둥이가 좀 더 길고 귀 뒤나 다리 끝에 검은색 털이 있다. 무엇보다 굵고 긴 꼬리 끝에 흰색 털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설사는 “생김새는 개와 닮았는데 행동거지는 고양이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여우는 털갈이를 하는 동물이다. 해설사는 “종종 방사한 야생 여우를 만난 공원 탐방객들이 ‘여우가 굶은 것 같다’, ‘탈수 증세가 있는 것 같다’고 제보를 해오지만 털갈이 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여우는 잡식성이다. 나무줄기나 열매도 먹지만 개구리도 먹고 썩은 고기도 먹는다. 쥐잡기 운동의 피해를 입은 것도 썩은 쥐를 먹고 죽은 여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해설사는 “2004년 강원 양구군에서 마지막 사체가 발견된 여우를 복원하기 위해 중국 동북부, 러시아 등지에서 DNA 검사를 거쳐 도입했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방사한 여우는 추적이 가능한 목걸이를 차고 있는데 여우의 생태를 관찰하는 것은 물론 건강을 점검하기 위한 것이다.
야생생물보전원에 따르면 2023년 소백산국립공원 내에 방사한 여우는 20마리다. 2012년 처음 방사한 이후 2014년부터는 가족 단위로 방사하기 시작했고 이후 다양한 형태로 방사가 이어졌다. 방사한 여우들은 위성추적장치 등을 통해 위치와 생태가 추적된다. 한 예로 2023년 방사된 여우의 경우 겨울철 하루 평균 이동 거리가 0.96㎞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방사한 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더러는 소백산 권역을 넘어서도 관찰됐다.
방사했다가 다시 포획되는 여우도 많다. 2023년에 포획된 여우만 15마리다. 덫에 걸리거나 차에 치어 부상을 입은 여우가 상당수 있다. 생태원 옆 여우 생태체험장에 있는 여우들은 이런 이유로 보호받고 있다는 것이 해설사의 설명이다. “다리가 세 개인 여우, 꼬리가 잘린 여우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여우들은 방사하지 않고 보호하고, 건강한 개체는 다양한 자연 적응 훈련을 통해 방사한다”는 것이다.
체험장은 야외에 넓게 자리 잡고 있다. 여우는 예민한 동물이라 큰 소리를 내면 숨어버린다. 야행성이라 낮에는 관찰이 어려울 수도 있다. 흐린 날이나 오후 시간대에 가면 더 많은 여우를 볼 가능성이 높다.
운 좋게도 10마리가 넘는 여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본 탐방객들은 작은 목소리로 연신 탄성을 뱉어내곤 했다. “생각보다 작다”거나 “잘생겼다”는 감탄이 이어진다. 무리 생활을 하는 여우들이 이곳저곳에 파놓은 굴이 보였다.
생태계 복원 위해 민·관 협력 필요
야생생물보전원에서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 한 종의 동식물이 사라지면 한 생태계가 위협을 받는다는 점이 프로그램 내내 강조됐다.
이런 점에서 복원사업은 보전기관의 노력으로만 진행될 수 없다. 학계와 연구기관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 지역과 주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여우의 경우 유관기관과 학계·시민단체, 지역주민 등으로 구성된 ‘여우 공존협의체’가 운영 중이다. 폐농약을 수거하고 지역주민 간담회를 통해 불법 엽구 설치를 근절하고 로드킬을 예방하는 등의 홍보 전략도 펼치고 있다.
프로그램을 마무리 짓는 해설사의 마지막 말도 ‘건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여우가 복원되면 생태계가 건강해지고 우리 역시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김효정 기자
복원사업이 진행 중인 멸종위기 동물
반달가슴곰
반달가슴곰은 한반도 전역에 서식하고 있었지만 서식지가 파괴되고 밀렵 등으로 인해 야생에서 5마리만 남는 등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다. 2004년 지리산국립공원에서 시작된 복원사업을 통해 80마리 이상으로 개체 수가 늘어난 상태다.
반달가슴곰은 가슴에 V자형 흰털이 있고 목 주변에 갈기가 있다는 특징이 있다. 평균 130~190㎝의 몸 길이에 몸무게는 대부분 200㎏ 이하다. 산악지역을 좋아하는데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경우 여름에는 먹이 식물을 찾아 저지대에서, 가을에는 도토리가 열리는 신갈나무 등을 찾아 고지대에서 활동하는 특성을 보인다.
산양
산양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도 취약종으로 분류하는 국제적 보호동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50년대까지 산악지역에 많이 서식했지만 이후 개체수가 급감해 멸종위기에 이르렀다. 이에 2006년부터 월악산에서 복원사업이 시작됐다. 산양은 고도가 높은 바위지대나 산 능선에 주로 서식한다. 전 세계적으로 4종의 산양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 중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종은 1종으로 주로 설악산, 월악산, 울진, 삼척 등에 분포돼 있다.
국립공원 백배 즐기기!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 누리집(reservation.knps.or.kr)을 활용하면 국립공원 야영장, 대피소 등은 물론 각종 탐방프로그램을 손쉽게 예약할 수 있다.
야영장과 대피소, 생태탐방원이나 민박촌, 탐방로 등을 예약하려면 예약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야영장을 사용하고 싶다면 추첨에 당첨돼야 한다. 5~6월에 사용하고 싶다면 4월 1일부터 시작하는 접수기간을 노려보자. 대피소나 생태탐방원 등은 매달 선착순으로 접수받는다.
다양한 탐방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야생생물보전원에서 진행하는 ‘다시 돌아온 여우를 만나요’ 프로그램을 예약하려면 ‘탐방프로그램-야생생물보전원’을 차례로 선택하고 프로그램을 고른 후 일시를 정하면 된다.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
생물다양성 보전, 국가전략으로 이행 중!
정부는 생물다양성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기 위해 생물다양성 분야 범부처 최상위 계획인 국가생물다양성전략을 세워 이행하고 있다. 2023년 12월에 발표된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24~2028)’은 보전, 이용, 이행 강화 등 세 가지 전략목표를 기반으로 수립됐다. 이러한 3대 정책분야에서 12개 핵심과제가 도출돼 이행 중이다.
2024년 12월 16일 개최된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 1차년도 이행 현황 설명회’에 따르면 정부는 12개 핵심과제를 차근차근 이행하고 있다. 국토의 30%를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사유지 1000헥타르를 매입해 보호지역을 확대했고 멸종위기종과 서식지 보호를 위해 서식지 생태 조사 및 야생생물 특별보호구역 후보지를 구축했다. 기후 변화의 생태계 영향을 파악할 수 있게 국가 생태계 표준관측망과 통합정보관리시스템도 구축했다. 또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참여를 확대하고자 ‘자연자본 공시 협의체’를 운영하고 실무교육을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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