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부르는 겨우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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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등산하다 보면 높은 나뭇가지에 새 둥지 같은 것이 달린 나무들을 볼 수 있다. 자세히 보면 새 둥지가 아니고
초록색 식물인 경우가 있다. 여기에 콩알만한 연노란색 열매가 다닥다닥 달려 있다면 겨우살이다.
겨우살이의 열매는 정말 예쁘다. 망원렌즈로 초점이 제대로 맞아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겨우살이 열매 사진을 얻을 때면 숨이 멎을 듯 기쁘다. 특히 눈 내린 직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겨우살이를 담는 것은 꽃쟁이들의 로망 중 하나다.
겨우살이는 광합성을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숙주 나무에서 물이나 양분을 일부 빼앗는 반(半)기생식물이다. 기본적으로 얌체 같은 식물이다. 겨우살이는 다른 계절엔 무성한 나뭇잎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숙주 나무의 잎이
다 떨어지는 겨울에야 비로소 제 모습을 드러낸다. 겨우살이라는 이름도 겨울에 돋보이는 나무여서 생겼을 것이다.
겨우살이 열매는 연노란색인데 가끔 붉은 것도 있다. 붉은겨우살이 열매는 주로 내장산 이남에서 볼 수 있다.
윤후명 소설 ‘둔황의 사랑’엔 ‘그녀(금옥)의 어머니는 두 눈이 겨우살이 열매처럼 빨갛게 익어 있었는데…’라는 표현이 있다. 작가가 붉은겨우살이 열매를 관찰한 적이 있기에 이런 표현이 가능했을 것이다.
달콤한 겨우살이 열매는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다. 새가 열매를 먹고 배설할 때 끈끈한 성분이 남아 있다. 이 성분 때문에 씨앗이 나뭇가지에 달라붙을 수 있다. 나무와는 기생하는 악연이지만 새와는 먹이를 주고 번식에서 도움을 받는
공생관계인 셈이다.
서양에는 크리스마스 때 초록색 잎과 하얀 열매가 달린 겨우살이(미슬토)를 현관 안쪽 문 위에 걸어놓는 풍습이 있다.
이 겨우살이 아래 서 있는 이성에게는 키스를 해도 된다고 한다. 영화 ‘러브 액츄얼리’에도 이와 관련한 얘기가 나온다.
글·사진 김민철
야생화와 문학을 사랑하는 일간지 기자. 저서로 ‘꽃으로 박완서를 읽다’, ‘문학 속에 핀 꽃들’, ‘문학이 사랑한 꽃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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