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주는 상인은 어떤 음식을 만들까? > 정책소식 | 정보모아
 
정책소식

에너지를 주는 상인은 어떤 음식을 만들까?

작성자 정보

  • 공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본문

btn_textview.gif



나다운 집을 찾는 법을 알려준다는 워크숍에 참석했다. 진행자가 출간한 책도 구입했다. 참석자는 대부분 내 또래의 여자였다. 그런데 긴 머리를 쓸어 넘기는 여자들 사이에 웬 까까머리 아저씨가 앉아 있었다. 집이 세 채쯤 있을 것처럼 여유 있어 보이는 사람이 여기에는 어쩐 일로 참석했을까. 느릿한 말투와 차분한 목소리. 별다른 말을 하지 않는데도 그 아저씨가 왠지 웃겨 자꾸만 눈길이 갔다. 알고 보니 그는 진행자와 같은 출판사에서 ‘참상인의 길’이라는 책을 출간한 ㈜현현의 하덕현 대표였다. 소자본 외식업 창업을 목표로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려고 쓰였다지만 망설임 없이 책을 펼쳤다. 어쩐지 웃길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예감은 적중했다. 그는 과거 개그맨 지망생이었단다. 재미있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술 한 잔 마시지 못하면서 창의적인 칵테일을 만들고 싶어 바를 창업했단다. 책에는 개업 당시 메뉴판이 수록돼 있었다. 그가 만든 참신한 칵테일 이름을 찬찬히 훑던 나는 ‘애인의 애인’이라는 메뉴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얼마 전 애인의 애인에게서 연락이 왔다. 당신의 애인이 내 애인인 것 같다고, 우리의 애인이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이다. 만일 바에서 그 전화를 받았더라면 ‘애인의 애인’을 시작으로 ‘속상해’와 ‘인두겁’을 거쳐 ‘불신의 고통’까지 줄줄이 시켰을 것이다. 그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상인이었다.
뒤이어 창업한 가게의 이름도 독특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홀로 한 잔의 술을 마신다는 뜻을 지닌 ‘독일주택’부터 버번위스키를 파는 ‘법원’까지. 직영점 10개를 포함해 20여 개의 매장을 만들었다. 그가 이 많은 매장을 성공리에 운영할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 “만약에 제가 검찰에 불려가서 휴대폰 대신 마음을 포렌식당한다면 ‘에너지’라는 단어 하나만 나올 거예요. (중략) 대단한 능력이나 비전은 없었지만 제 에너지를 좋게 유지하는 일에는 최선을 다했고 잘해왔다고 생각해요. (중략) 에너지를 뺏는 사람이 아니라 주는 사람이 되려고 했습니다.” 창업의 비기를 원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분명 받았다. 그가 주는 에너지를 말이다.
그가 내뿜는 에너지가 매장에도 고스란히 묻어 있는지 그가 창업한 곳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단골도 있단다. 손님 있음이 감사해 늘 성심으로 일한다는 사람이 만든 공간을, 워라밸을 지킬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삶과 포개질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사람이 운영하는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 달콤한 연애에 눈이 멀어 내 일을 소홀히 해온 과거가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이별을 기념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전달받기 위해 ‘법원’에서 버번위스키를 한 잔 할까 한다. 아무것도 모르고 결혼했다가 가정법원에 갈 뻔한 신세를 면해서인지, 그가 만든 공간에 갈 생각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벌써부터 에너지가 넘친다.

이주윤
여러 작가의 문장을 따라 쓰다 보니 글쓰기를 업으로 삼게 됐다.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맞춤법’,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문해력’ 등의 책을 썼다.

새 책



당신이 더 귀하다

백경(다산북스)
세상의 고통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마주하는 119 구급대원. 8년 차 소방관인 저자가 구급차를 타며 직접 목격한 삶의 고통과 죽음, 그리고 뜨거운 생명력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모두가 두려워 외면하는 현장으로 독자를 데리고 들어서는 그의 이야기가 불편하고 때로는 아플 수 있지만 책을 덮는 순간에는 조금 더 타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
유선경(위즈덤하우스)
나이가 들수록 말이 잘 안 나온다. 매일 쓰는 말만 쓰는 것 같다. 머리에서 이 단어, 저 단어가 뒤엉켜 뒤죽박죽 섞이다 결국 엉뚱한 말이 튀어나오는 일이 잦다? 하루 한 장 필사를 통해 말이 샘솟는 웅덩이인 마음을 편안히 다스리고 어휘력을 높여보는 것은 어떨까. 스마트폰 대신 펜을 쥐고 책 속 글들을 써내려가다보면 어제보다 조금 더 풍부하고 다채로워진 말과 글의 재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예술 도둑
마이클 핀클(생각의힘)
1997년 2월의 어느 날, 벨기에 박물관 ‘루벤스의 집’에서 도난 사건이 벌어진다. 범인은 스테판 브라이트비저와 그의 연인 앤 캐서린 클레인클라우스. 브라이트비저는 역사상 가장 많은 예술작품을 훔친 희대의 도둑이다. 1994년부터 7년여간 유럽 전역에서 총 300여 점을 훔쳤다. 그 가치는 모두 2조 원에 달했지만 그의 목적은 오직 작품 그 자체였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름다움을 소유하고자 한 그의 이야기를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마이클 핀클이 정리했다. 치밀한 취재,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넥서스
유발 하라리(김영사)
글로벌 베스트셀러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를 쓴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학교 역사학과 교수가 6년 만에 신작을 내놨다. 이 책은 인공지능(AI) 혁명의 의미와 본질을 분석하는 동시에 “AI는 우리 종의 역사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체의 진화 경로를 바꿀지도 모른다”며 그 위험성을 경고한다.
챗GPT, 소셜미디어, 알고리즘 등 AI는 이전의 기술과 어떻게 다르고 왜 위험한 걸까. 우리 인류는 계속해서 생존과 번영이란 두 가지 키워드를 잃지 않을 수 있을까. 하라리 교수가 내놓은 현실적인 해법이란 뭘까.

고유선 기자


[자료제공 :icon_logo.gif(www.korea.kr)]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 글이 없습니다.

새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
알림 0